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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동범 씨(사진) 아내 고 박현경 씨는 6월 1일 천안 쿠팡 목천물류센터 구내식당 청소일을 하던 도중 쓰러져 숨졌다. 최 씨는 쿠팡 등 관련 업체를 고발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동범 씨(사진) 아내 고 박현경 씨는 6월 1일 천안 쿠팡 목천물류센터 구내식당 청소일을 하던 도중 쓰러져 숨졌다. 최 씨는 쿠팡 등 관련 업체를 고발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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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일 충남 천안 쿠팡 목천물류센터 구내식당에서 조리 보조원으로 일하던 고 박현경씨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사고 당일 박씨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식당 청소를 하던 중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그로부터 한 달 보름가량이 지난 시점인 7월 16일, 남편 최동범씨와 충남천안지역 노동시민단체는 고 박씨의 일터인 쿠팡과 쿠팡 구내식당 운영권자인 동원홈푸드, 고 박씨가 속했던 인력파견업체 아람인테크 등을 산업안전법 위반으로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에 고소·고발 했다. 
  
현재 유족과 사측은 고 박씨의 사인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유족 측은 업체가 ▲ 유해 성분이 함유된 락스와 세제 등을 혼합해 바닥청소 등을 매일 하도록 지시했고 ▲ 락스 등을 적정비율에 맞게 물에 희석하기 위한 계량컵을 지급해 달라는 조리 보조원들의 요구를 거절했으며 ▲ 독성이 강한 락스와 세제의 혼합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유해화학물질로부터 작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공조시설과 개인보호장구를 적절히 설치하거나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전MBC는 <[단독] 쿠팡서 숨진 조리사... 혼합 세제에서 '유독물질'>에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현장에 남아 있던 청소용 액체를 분석한 결과 독성물질인 '클로로폼'이 29.911마이크로그램, 국내 허용치의 3배에 달하는 양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측은 9일 보도 해명자료를 통해 "세 가지 세척제를 혼합·희석해 분석한 결과 클로로폼 29.911마이크로그램이 검출된 것은 사실이나 이는 현장의 공기를 채취해 분석한 게 아니라 실험실 환경에서 만들어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쿠팡 측은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해명을 근거로 "산업안전보건 연구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결과를 왜곡해 악의적인 보도를 했다"며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양측의 입장차와 별개로 남편인 최동범씨는 "관련 업체 모두 진정성 있는 사과는커녕 접촉도 피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하청-파견 구조 속에서 목숨을 잃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없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아래는 최씨와 나눈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직원 죽었는데 관련 업체 모두 책임 떠넘겨"

- 고인은 어떤 일을 했나.
"지난 2019년 6월부터 충남 천안시 목천읍에 있는 쿠팡 목천물류센터 구내식당에서 조리 보조원으로 일했다. 이 식당은 동원 홈푸드가 쿠팡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아내는 아람인테크라는 인력파견 업체 소속이었다. 사실 아내가 이 업체에 소속된 건 이번 일을 겪고 처음 알았다." 

- 먼저 사망 당시 고 박씨가 가슴 통증을 호소했다. 고소장엔 '올해 초 코로나19로 집단이용시설에 대한 방역 당국의 조치가 내려지고, 지난 5월 23일 쿠팡 부천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청소 약품이 이전보다 더 독해졌다. 이 때문에 두통과 기침에 시달렸고, 가슴이 답답하다'고 적시했다. 가정에서도 고통을 이야기한 적 있었는가?
"몇 개월 전부터 힘들어했다."

- 쿠팡 등 관련 업체는 사망사건에 어떤 반응을 보였나? 
"쿠팡은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고, 이 같은 입장을 언론에도 알렸다. 식당 운영 주체인 동원홈푸드는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아내가 속했던 아람인테크도 마찬가지다. 소속 직원이 숨졌는데 관련 업체 모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이들 업체와 필요한 서류만 주고받았을 뿐 아무도 접촉해 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구내식당 관리직원에게 큰 충격을 받았다. 그날 상황을 알고 싶어 직원에게 연락해 만남을 요청했다. 하지만 그 직원은 문자로 '남편이 아내 좀 잘 챙겨드리지 그랬냐'' 식의 답변을 보내왔다. 아내와 직원이 어떤 관계였는지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이렇게까지 말하는 건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 경찰 수사는 어떻게 진행 중인가? 
"경찰은 회사 측 직원 몇 명만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회사 사람 말고도 사고 전날 퇴사한 영양사나 조리원 등 관계된 모든 사람을 조사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 같다. 또 아내가 구내식당 관리 직원과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눴다고 했는데, 경찰이 이 문자 대화를 증거자료로 요청하지 않았다. 

사건 당시 현장으로 달려갔다. CCTV를 확인했고, 주변 현장에 세제통이 있는 걸 봤다. 그래서 경찰에게 얼른 세제통을 회수해 조사해 달라고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부검 후 사인이 '급성 심근경색'이라고 결론 내렸다. 부검 결과가 나오자 경찰은 수사를 종결하려 했다. 하지만 지금 도와주시는 노무사께서 '종결은 안 된다'고 항의했다. 또 부검 결과가 나오기 전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보고 곧장 메시지를 보내 도움을
호소했다. 류 의원은 메시지를 확인했고 직접 찾아와 주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가까스로 수사 종결을 막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천안 동남경찰서 담당 수사관은 28일 오전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수사를 종결하지 않았다"며 "2개월 넘게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번 일이 어떻게 마무리돼야 한다고 보나.
"일단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하고, 고용노동부 고소·고발 역시 마찬가지다. 최우선 목적은 '진상규명'이다. 이번 일을 유야무야 넘길 경우 비슷한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의 궁극적인 책임은 원청인 쿠팡에 있다고 본다. 쿠팡은 7월 8일 낸 공식 입장문에서 '아내가 일하던 식당의 운영에 관여하지 않고 직원의 업무분장, 보호장구 지급 등 구체적인 관리는 협력업체인 동원그룹이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행 산안법 제63조는 '도급인은 관계 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 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이 엄연히 있는데도 관련 업체 모두 '나 몰라라' 하는 상황이다. 지금이야 이슈가 되고 하지만 어느 순간 잊히고 모든 건 원래대로 돌아갈 것이다. 그래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커서 내게 '엄마 돌아가셨을 때, 아빠는 뭐 했어?'란 말을 듣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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