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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7일 오전 10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출범식 모습
▲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출범식 7월 27일 오전 10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출범식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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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70년이 되는 해이다. 2018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한반도의 평화정세는 설레는 과정이었다.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까지, 남북이 이끌어 내었던 평화를 위한 선언들과 의미 있는 조치들.

70년 동안 이어져 온 적대와 갈등, 전쟁의 공포 속에서 더 이상 살지 않을 수도 있겠다라는 희망을 품게하는 시간들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그 설레임과 희망이 사그라들고 있다. 2019년 하노이회담 이후 정체되고 중단된 북미대화, 악화되어만 가는 남북관계. 
 
한반도 종전 캠페인 출범식 참가자가 한반도 평화선언에 사인하고 있는 모습
▲ 한반도 종전 캠페인 출범식 참가자가 한반도 평화선언에 사인하고 있는 모습  한반도 종전 캠페인 출범식 참가자가 한반도 평화선언에 사인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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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종전 캠페인 출범식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 한반도 종전 캠페인 출범식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한반도 종전 캠페인 출범식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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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종전 캠페인 출범식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 한반도 종전 캠페인 출범식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한반도 종전 캠페인 출범식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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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종전 평화캠페인'은 꺼져가는 한반도 평화의 가능성에 대한 안타까움과 절박한 마음으로 시작되었다. 지난 수개월 동안 수십여 개 단체의 실무책임자들이 모여 한반도의 주민들과 전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일 선언문을 다듬고 한국전쟁 당사국들에게 보낼 요구사항을 조율했다.

그 과정은 지난했고 어찌 보면 불가능한 목표로까지 보였다. 수십 년 동안 각 단체마다 형성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각기 다른 생각과 방법들을 하나의 안으로 모아낼 수 있을지 그 누구도 자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견은 토론하고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며 조금씩 조금씩 우리는 나아갔다.

이제 정전협정 체결일을 맞아 한국전쟁을 끝내고 한반도의 평화를 우리 모두의 힘으로 만들어내기 위한 본격적인 캠페인이 시작한다. 27일 오전 10시, 정전협정이 체결된 시간에 맞춰 진행된 '한반도 종전 평화캠페인' 출범식에는 국내 각계각층 330여개 단체와 18개의 국제파트너단체가 함께 했다.

캠페인의 목표는 정전협정 체결 70년이 되는 2023년 7월까지 한반도와 전 세계에서 한국전쟁의 종식과 평화를 촉구하는 1억 명의 서명자를 모으는 것이다. 이 서명은 남북미중을 포함한 한국전쟁 관련국 정부와 유엔에 전달돼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전 세계인의 의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서명만 이루어지진 않는다. 그 과정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다양한 직접행동과 퍼포먼스들도 구상되고 있다.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평화의 과정, 그 자체로 설레이지 않는가.

수백만 명 이상이 숨지고 천 만 이산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는 전쟁, 수천만 명이 상시적인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위기 속의 삶을 감내해야 하는 전쟁, 한반도를 동북아 나아가 세계의 화약고이자 여전히 냉전의 섬으로 존재하게 하는 전쟁, 70년 동안 끝나지 않는 전쟁을 이제 끝내려 한다.

정부 당국자들만의 협상과 협의에 더 이상 기대지 않고 한반도에 살아가는 시민의 힘으로, 전 세계인의 마음을 모아 이제 당당히 전쟁을 끝내겠다고, 끝났다고 선언하려 한다.

"혼자 꾸는 꿈은 단지 꿈에 불과하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우리 모두의 지속가능한 평화라는 꿈을 현실로 만드는 실천에 함께 해주시길. (서명페이지 주소: https://endthekoreanwar.net/)
 
한반도 평화선언 서명 문구
▲ 한반도 평화선언 서명 문구 한반도 평화선언 서명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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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선언(Korea Peace Appeal)

한국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합시다.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한반도와 세계를 만듭시다
제재와 압박이 아닌 대화와 협력으로 갈등을 해결합시다.

군비 경쟁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시민 안전과 환경을 위해 투자합시다.
 

이제는 전쟁을 끝냅시다.

일제로부터 해방된 기쁨도 잠시, 한반도는 분단과 냉전의 소용돌이 속에 전쟁이라는 비극을 겪었습니다. 수백만의 사상자와 천만 이산의 고통을 가져온 한국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휴전 상태입니다. 냉전 시대 한반도에서 벌어진 정치적·군사적 대결과 갈등으로 한반도 주민들과 세계 곳곳의 사람들은 분단과 적대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했습니다. 이제 그 고통을 끝내야 합니다.
 
다시 적대와 불안이 지배하는 시대로 되돌아가서는 안 됩니다.

냉전이 끝난 30년 전 남북은 상호존중과 불가침에 합의하였습니다. 20년 전 남북은 첫 정상회담을 열고 전면적인 교류 협력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2018년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도 열렸습니다. 그러나 아직 전쟁을 끝내지 못한 대가로, 신뢰가 불신으로 바뀌고 긴장이 높아지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어렵게 이뤄낸 합의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걸음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슬픈 상황입니다.
 
지난 역사는 상대를 불신하고 굴복시키려는 적대 정책이 한반도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했고 도리어 악화시켜 왔음을 보여줍니다. 불안정한 휴전 상태의 한반도는 핵 전쟁의 위협에 시달려왔고 세계적인 핵 군비경쟁과 확산을 촉발하는 장이 되어왔습니다. 이 전쟁을 끝내지 못하면 한반도 비핵화도 이루기 어렵습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관련국 정부들이 한국전쟁을 끝내기 위해 진지하고 책임 있게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전 세계인의 마음을 모아 대결과 분쟁의 상징이었던 한반도를 평화와 공존의 산실로 바꿔냅시다.

한반도 주민들과 동아시아, 세계 시민들이 서로 협력하며 평화롭게 공존하는 미래를 상상합니다. 전쟁을 준비하는 대신, 우리의 자원을 시민의 안전과 행복, 지속 가능한 환경, 차별 없는 사회를 위해 사용하기를 희망합니다. 이제 우리의 이름으로 전쟁을 끝내고, 지난 70년 오지 못했던 미래를 만들어갑시다. 평화를 향한 간절한 염원을 모아 전 세계가 공명할 만큼 큰 목소리로 함께 외칩시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상임활동가이자 한반도 종전 평화캠페인 상임집행위원입니다.


태그:#한국전쟁 70년,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한반도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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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 대한 감시와 비판적 제언'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Civilian Military Watch)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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