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세이브를 기록했다.
 
김광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시즌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와의 홈 개막전에서 팀이 5-2로 앞선 9회초에 등판해 1이닝을 2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막으며 세이브를 따냈다.
 
이로써 한국인 투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세이브를 올린 것은 김병현, 봉중근, 박찬호, 오승환, 류현진에 이어 김광현이 6번째다.
 
또,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세이브를 거둔 두 번째 한국 선수로 남게 됐다. 최초는 지난 1999년 3월 30일 뉴욕 메츠전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다.
 
9회 등판한 김광현, 위기 관리 능력으로 첫 세이브
 
세이브를 획득하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9회에 등판한 김광현은 피츠버그의 선두 타자 조시 벨과 맞섰다. 초구 높은 볼을 던진 김광현은 이후 몸쪽 빠른 공으로 승부했다. 벨에게 땅볼을 유도했지만 세인트루이스 3루수 토니 에드먼이 포구 실책을 범하면서 아쉽게 주자를 내주고 말았다.
 
예상치 못한 실책으로 인해 김광현은 더욱 압박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김광현은 이어진 후속타자 콜린 모란에게 우월 2루타를 헌납하며 무사 2, 3루에 내몰렸다.
 
호세 오수나와 맞대결에서도 김광현은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점수는 순식간에 5-4로 좁혀졌다.
 
전체적으로 평소만큼의 구속이 나오지 않았고,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에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매덕스 코치가 마운드로 올라와 김광현에게 힘을 북돋웠다.
 
숨을 고른 김광현은 이후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했다. 길레르모 에레디아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한데 이어 제이컵 스탈링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첫 발 내디딘 김광현, 마무리 투수 적응력 키워야
 
이날 김광현은 투구수 19개로 1이닝을 간신히 막아냈다. 빠른 공 구속은 150km를 찍었고, 슬라이더도 140km을 기록했다. 하지만 슬라이더의 제구가 좋지 못했다. 모란, 오수나는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안타로 만들었다.
 
그럼에도 김광현은 후속 타자와의 승부에서 침착성을 선보이며, 세이브를 챙겼다. 비록 자책점을 기록했지만 데뷔전에서 세이브를 획득한 것은 긍정적이다.
 
사실 김광현은 선발 투수다. 올 시즌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뤘지만 5인 선발 로테이션 경쟁에서 탈락했다. 마이크 실트 감독은 5선발로 김광현이 아닌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를 낙점한 것이다. 하지만 김광현에게 마무리를 맡기는 파격수를 뒀다.
 
김광현은 KBO리그에서 13년 동안 활약하며 줄곧 선발로만 활약했다. 2개의 홀드 이외에 세이브는 한 차례도 없었다. 2010년 한국시리즈 4차전, 2018년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세이브를 올린 바 있지만 모두 포스트시즌이었다.
 
미국 언론 'CBS 스포츠'는 "김광현이 9회 3점 차 리드를 지켜내지 못할 위기를 맞았지만 김광현의 책임은 아니다. 3루수 에드먼의 실책으로 위기가 시작된 것"이라며 "마무리 투수로서 최상의 경기는 아니었다. 개막전이라는 압박감을 이겨냈다. 다음 등판을 지켜봐야 한다"라고 전했다.
 
김광현은 이제 갓 메이저리그 무대에 첫 선을 보인 선수다. 익숙하지 않은 보직과 메이저리그 타자들에 대한 적응도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오는 26일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피츠버그와의 2차전에서 향상된 피칭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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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세인트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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