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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청년 프리랜서에게 어떤 지원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에 오마이뉴스 기사를 봤어요. 프리랜서 지원 사업을 기획하며 참조점이 되었는데, 그 기사를 쓴 시민기자가 저희 청년 프리랜서 긴급 지원사업 '큰일은 여자가 해야지' 팀의 이다혜님이라는 것을 어제 알았어요."

올 상반기 선정된 지원사업을 정산하고 사업 담당자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메일에 담당자가 이런 말을 남겼다. 지난 2월 오마이뉴스 코로나19 특집기획에 '코로나19가 프리랜서에게 미친 영향'을 주제로 기사를 썼는데, 내가 쓴 그 기사가 사업 기획에 참고가 되었다는 거다. 이렇게 연결되어 뿌듯하고 앞으로의 활동도 응원한다는 내용이었다. 

돈 안 되는 글을 왜 쓰는가. 들어달라고 쓴다.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고 변화의 씨앗을 마련하기를 바라며 사유를 정리하고 단어를 고른다. 글 쓰는 사람으로 내가 쓴 글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것만큼 큰 성과는 없다. 작은 개인의 글이 만든 사회적 나비 효과를 나는 또 기록하기로 했다. 또 다른 방향의 나비 바람이 어떤 큰바람을 만들어낼지 모르므로. 

코로나19로 손가락 빨던 프리랜서, 지원사업에 도전하다 
 
 글 쓰는 사람으로 내가 쓴 글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것만큼 큰 성과는 없다.
 글 쓰는 사람으로 내가 쓴 글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것만큼 큰 성과는 없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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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로 받을 수 있는 지원사업이 없나 검색을 하던 중 사업명에 '프리랜서'라는 이름을 걸고 나온 최초의 사업을 발견했다. 서울시 청년청에서 '청년 긴급 지원사업'을 추진한 것. 네 가지 추진 사업 중 하나가 바로 '코로나19 완화를 위한 청년 프리랜서 신속 지원사업 공모'(아래 프리랜서 신속 지원사업)였다.

프리랜서 신속 지원사업은 사업 연기, 발주 취소 등으로 일자리가 중단된 프리랜서를 지원하는 동시에 비대면‧온라인 방식의 창작 콘텐츠를 개발하는 새로운 유형의 프로젝트다. 프리랜서 디자이너를 고용해 재난 극복 홍보 콘텐츠를 만들거나, 프리랜서 작가를 고용해 재난 속 시민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등 비대면 방식으로 프리랜서와 협업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프로젝트에 사업비를 지원하는 사업이었다. 

나는 딴짓매거진 박초롱 작가와 함께 여성 프리랜서의 일과 삶을 다루는 팟캐스트 방송 '큰일은 여자가 해야지'를 운영 중이다. 프리랜서 게스트와 온라인으로 송출되는 음성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니, 프리랜서 신속 지원사업 취지에 딱 맞았다.

우리는 '이왕 이렇게 된 거 홍보라도 한다!'라는 제목으로 글, 음악, 사진, 일러스트 분야 프리랜서의 창작물을 구매하고 각 프리랜서의 창작 프로젝트를 홍보하는 팟캐스트 방송을 기획했다. 방송에 출연하는 프리랜서는 출연료와 창작비를 받아 수익을 창출하고, 방송을 기획 및 제작하는 나와 박초롱 작가는 기획자이자 프리랜서 당사자로 인건비를 챙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프리랜서 신속 지원사업이 있다는 소식이 퍼지자 온라인 매체를 운영하는 회사와 단체 등 600여 팀의 지원자가 몰렸다. 그중에는 들어봤을 법한 미디어 스타트업도 있었다. 2차로 지원한 600여 팀의 지원자 중 15팀을 뽑았는데 그 15팀에 '큰일은 여자가 해야지' 팀이 선정됐다. 

곧바로 상세 기획에 들어갔다. 기획은 조금 수정되어 '코로나19시대, 프리랜서가 만드는 새로운 연대'를 주제로 다양한 장르의 프리랜서 창작자의 사유가 담긴 창작물을 공유하며 프리랜서에게 현실적인 지원과 정서적 지지를 전하는 내용이었다.

글 작가로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탈코르셋:도래한 상상>의 이민경 작가, 음악 분야에는 싱어송라이터 이랑, 사진은 페미니스트 사진그룹 유토피아의 박이현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이다 작가를 출연자로 섭외하고 작업을 의뢰했다. 

프리랜서 예술인, 코로나 19시대를 통과하며 바라본 세상의 결을 담다

프리랜서 작가인 그들은 저마다 코로나19시대를 통과하며 바라본 세상의 결을 저마다의 언어로 표현했다. 

이민경 작가는 여성 간 관계의 확장을 주제로 '코로나 시대의 사랑'이라는 짧은 글을 편지 형식의 창작물을 이메일로 독자에게 전달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단절되었다고 느낄 때 몇몇 아티스트가 자신의 예술 언어로 연대와 위로를 건넨 것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작가는 디지털 매체로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의 창작을 시도했는데 새로운 창작으로 연대를 생각하게 된 계기와 과정을 솔직한 글로 풀어냈다.
 
또 다른 사회적 사건 앞에서 변화할 수밖에 없는 각자의 일상, 변화가 만들어낸 간격과 연결의 부재가 역설적으로 각인하는 그 존재감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서 창작하는 방식에 변화를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큰일은 여자가 해야지' 방송 중, 이민경 작가의 말) 

일러스트레이터 이다 작가는 코로나19시대 프리랜서 창작자의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집콕 생활'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하의는 파자마 상의는 셔츠를 입고 화상회의를 하거나 주일에 유튜브로 예배를 하고 마찬가지로 유튜브 영상으로 운동을 하는 등 코로나19로 외출이 적은 프리랜서가 공감할 다양한 상황을 이다 작가만의 위트가 섞인 그림으로 표현했다.
 
코로나19와 함께하는 집콕생활, 이다 작가 이다 작가가 코로나19 특집 방송에 출연하며 창작한 일러스트, 집에서 일하는 프리랜서에게 공감을 준다.
▲ 코로나19와 함께하는 집콕생활, 이다 작가 이다 작가가 코로나19 특집 방송에 출연하며 창작한 일러스트, 집에서 일하는 프리랜서에게 공감을 준다.
ⓒ 이다 2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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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사진 그룹 '유토피아'의 박이현 작가는 지역에서 여성 예술가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박이현 작가의 방송을 녹음할 즈음, 뮤지컬과 클래식 공연 등 일부 문화예술 콘텐츠가 온라인에 공개됐다. 문화 콘텐츠 매체가 온라인으로 확장되는 것이 지역의 문화예술 격차를 감소시킬 수 있는지 진지한 이야기가 오갔다. 더불어 코로나 시대에 희망을 주는 사진 작업을 공유했다.
 
그 너머에, 박이현 벽이 아무리 높아 보일지라도, 넘을 수 없을 것 같아 보여도, 그 너머엔 푸른 하늘이 있어. 우리 그 아래에서 다시 만나자. 그렇게 하자.
▲ 그 너머에, 박이현 벽이 아무리 높아 보일지라도, 넘을 수 없을 것 같아 보여도, 그 너머엔 푸른 하늘이 있어. 우리 그 아래에서 다시 만나자. 그렇게 하자.
ⓒ 박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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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이랑은 최근 금융예술인으로 거듭나며 프리랜서 예술인에게 필요한 돈 이야기를 공유했다. 코로나19로 자본소득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20, 30대 주식계좌가 늘었다는 기사가 올라오던 시점이었다.

뮤지션 이랑은 프리랜서 아티스트로 돈에 대한 감각을 어떻게 획득할 수 있을지, 프리랜서의 근로 소득을 제대로 책정하고 받을 수 있는 삶의 기술을 공유했다. 또한, 코로나19 시대에 프리랜서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음악으로 '이야기, 멀고도 가까운' 컴필레이션 앨범의 수록곡 '우리의 방'을 라이브로 불렀다.

버지니아 울프가 여성이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고정적인 소득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외쳤듯, 이랑은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우리에게 돈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통해 표현한다. 

가치있는 일을 하며 돈도 벌다니

관계, 연결, 지역 예술인 그리고 프리랜서의 돈까지 프리랜서 신속 지원사업으로 그동안 프리랜서가 홀로 고민만 했던 이야기를 수면 위로 끌어 올렸다. 코로나19 시대에 프리랜서 예술인의 다양한 고민을 다루었더니 방송마다 수 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등 SNS 반응도 뜨거웠다. 

'코로나19시대, 프리랜서가 만드는 새로운 연대' 시리즈를 기획한 사람으로는 또 다른 성과가 보였다. 가치 있는 일을 하며 동시에 재화를 만들어내는 장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방송에 출연한 프리랜서는 물론이고 방송을 만드는 나와 박초롱 작가는 프리랜서 신속 지원사업을 통해 직간접적인 수익을 창출했다.

자비로 부담하던 녹음실 대관비를 지원금으로 충당했다. 출연한 프리랜서의 창작물을 구매했고, 기획자로 인건비를 받았다. '큰일은 여자가 해야지' 방송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자비를 들이지 않고 인건비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프리랜서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 세상에 의미 있는 콘텐츠를 전할 수 있었다는 자기 만족감 외에도 개인적인 소득도 있었다. 말 그대로 소득이다. 얼마 전 상반기 매출을 정리했다. 역시 매출은 처참했다. 코로나19 영향이었다. 그나마 매출이 0에 수렴하지 않았던 이유는 프리랜서 신속 지원사업으로 인건비를 받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며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해도 취미가 아닌 이상 지칠 때가 있다. 가치를 지향하거나 좋아서 하는 일의 보상은 자기 만족감으로 치환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그러나 목구멍에 넘길 쌀 한 톨이 없다면 '가치'를 만들기 어렵다.

가치를 전하기 위한 콘텐츠라고 해도 노동이 투입되는 일이다. 그러므로 지속 가능하게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자본이 필요하다. 가치를 만드는 일에 자본을 어떻게 획득할 수 있을까? 그 가치로 수혜를 입을 사회가 지급하면 된다. 가치 재화는 물적 재화에 비해 교환 가치를 책정하기 어렵다. 또한, 가치 소비 시장은 아직 물적 재화 소비 시장에 비해 활성화되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재화로 존재하는 가치에 정당한 비용을 주려면 가치 재화의 축적으로 생성되는 사회 문화 자본으로 혜택을 보는 사람들에게 걷은 세금을 배분하면 어떨까. 가치 창출을 하는 주체에게 간접적으로 재화가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공적 개입을 하는 것이다. 

엘빈토플러의 책 <부의 미래>에는 '동시화의 실패'라는 개념이 나온다. 경제와 사회 발전의 속도를 사회 제도나 정책 등이 보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동시화 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동시화를 위한 그 시작은 당사자의 목소리를 충분히 공유하는 것, 즉 가시화가 중요하다고 본다. 

말과 글의 힘이 만드는 느슨한 연대

프리랜서 신속 지원사업 정산을 마치고 받은 담당자의 메일로 나는 다시금 말의 힘, 가시화의 힘을 체감했다. 지원사업의 수혜자이면서 지원사업을 설계하는 기획자로, 동시에 공공에 동시화의 씨앗을 제공하는 당사자로서의 말과 글이 살아나는 순간이었다.
 
말과 행동은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연속선상에 놓이게 된다. 말은 행위의 한 가지 양태인 것이다. 실로 우리의 말은 묘사하고 설명하는 일을 넘어 구체적 행위로서 세계에 흔적을 남긴다. 말은 결혼을 성립시키고, 관계를 단절하며, 법안을 통과시키고, 사랑을 공표하며, 전쟁을 시작한다. 혐오 발언은 비합리적 증오의 행위이며 고맙다는 말은 감사의 실천이다. '그저 말일 뿐인 말' 따위는 없는 것이다. -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10p, 지금 여기에서 '삶을 위한 리터러시'를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

완전한 타인도 오롯이 홀로 선 개인도 없다는 것을 체감하는 요즘이다. 코로나19 시대를 관통하며 더더욱 존재의 소박함을 깨닫는다. 일상에서 일에서 우리는 서로 얼마나 많이 영향을 주고 받을까?

타인에게 영향을 주는 매개로 말 그리고 글이 있다. 공공, 단체, 개인 등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는 말과 글을 통해 순환을 만들어낸다. 그 순환이 만드는 느슨한 연대의 힘, 그 힘으로 우리는 이 시기를 견디며 디스토피아가 아닌 미래를 그리는 긍정성을 확보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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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년차 프리랜서, 안전하며 유연한 노동을 꿈꾼다. 지면으로 만나는 느슨한 프리랜서 연대, 매거진 <프리낫프리 Free, not free>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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