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코로나19까지 덮쳐 어지간한 내공을 가진 소상공인들도 휘청거리기 일쑤인 요즘, 창업의 꿈은 언감생심이 돼버렸다. 그러나 최악의 조건에서도 과감하게 창업에 나선 부부가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지난 5월 핫도그와 토스트로 2번째 창업에 도전한 김성규·이현진 부부(서산시)다.  
 
18일 만난 김성규·이현진 부부. 이들은 상대방에게 가장 큰 조력자이자 훌륭한 사업파트너다. 성공적인 창업과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도 순항하고 있는 것은 혼자가 아닌 둘이기 때문이다.
 18일 만난 김성규·이현진 부부. 이들은 상대방에게 가장 큰 조력자이자 훌륭한 사업파트너다. 성공적인 창업과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도 순항하고 있는 것은 혼자가 아닌 둘이기 때문이다.
ⓒ 방관식

관련사진보기

불과 4년 전까지만 해도 이들은 평범했다. 때가 되면 급여가 통장에 찍히는 월급쟁이였고, 남편과 아이들 챙기느라 정신없는 전업주부였다. 하지만 인생의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느꼈을 때 이 부부는 과감하게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소자본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당시 핫도그가 막 뜨기 시작했어요. 두 사람이 한참을 고민한 끝에 결정했죠. 아내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텐데 항상 믿고 도와주는 덕분에 순조롭게 창업 할 수 있었습니다"(김성규 씨)   

이들의 첫 창업은 당시 붐을 타기 시작한 'OO핫도그', 체인점의 인지도와 두 부부의 노력이 조화를 이루면서 꽤 괜찮은 매출을 올렸다. 그때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하루 수백 개의 핫도그를 튀기면서 누적된 기술력이 지금보다 더 나은 제품에 대한 열망을 갖게 했고, 그 열망은 이들 부부가 딴짓(?)을 하게 만들었다.

"하도 많이 핫도그를 튀기다 보니 이렇게 하면 더 맛있겠다는 아이디어가 계속 떠오르는 거예요. 그때부터 본사의 조리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됐죠. 손님들의 평가도 기존의 핫도그보다 더 좋았고요. 스스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내 가게를 열게 된 가장 큰 동력이 된 것 같아요"(이현진 씨)   

물론 자신감 하나만으로 안정된 체인점을 버리고 창업에 도전한 건 아니었다. 이들 부부는 지난 1년간 첫 창업 때보다 훨씬 더 많은 공을 들였다. 체인점이란 바람막이 없이 오롯이 자신의 실력으로 모든 걸 헤쳐 나가야했기 때문이다.
 
김성규·이현진 부부의 진열대는 항상 텅 비어 있다. 아무리 바빠도 주문과 함께 작업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다른 가게보다 몇 분 늦을지는 몰라도 그 보상은 충분하다. 맛은 물론 희망과 행복이 덤으로 딸려오기 때문이다.
 김성규·이현진 부부의 진열대는 항상 텅 비어 있다. 아무리 바빠도 주문과 함께 작업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다른 가게보다 몇 분 늦을지는 몰라도 그 보상은 충분하다. 맛은 물론 희망과 행복이 덤으로 딸려오기 때문이다.
ⓒ 방관식

관련사진보기

 
이들 부부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것은 시장조사. 지난 1년 간 주말이면 전국 팔도
를 다 누볐다고 하는데 주업종인 핫도그는 물론 꽈배기, 토스트, 호떡 등 국민간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 있다는 소문만 들으면 강원도부터 부산까지 안 다녀 본 곳이 없을 정도다.

"싸고 맛있는 것을 찾아다닌 일종의 맛집 기행이었죠. 단돈 천원으로도 손님에게 큰 행복을 줄 수 있는 가게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힘든 줄 모르고 돌아다녔습니다. 부부가 함께 사업전략도 만들 수 있어 일석이조의 여행이었습니다"(김성규 씨)

수많은 걸 직접 먹어보고, 그 맛을 능가하기 위해 이리저리 고민하고, 제품을 담을 포장상자 등 창업에 필요한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연구한 끝에 자신만의 확실한 비법이 탄생하자 두 부부는 주저 없이 가게를 열었다.

이 부부는 가격은 비싸지만 튀김 맛을 살려주는 수유식튀김기를 사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모든 재료를 최상급으로 사용한다. 맛을 좌우하는 반죽 또한 그날 만든 것만을 쓰고, 식용유는 하루에 18리터 한통씩은 꼭 교체한다. 이유는 단 하나.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맛집 기행에서 경험한 그 맛을 손님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체인점이 아니다보니 여러 가지 부분에서 절약이 됩니다. 이것을 손님들에게 투자하는 거죠. '이렇게 깨끗한 식용유를 버리느냐?'고 폐식용유를 가지러 오는 사장님이 깜짝 놀라요. 이런 정성들이 모이면 모일수록 손님들에게 더 좋은 맛을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50년, 100년의 역사 있는 핫도그 집이 되지 않을까요?"(이현진 씨)

8평 남짓한 가게에서 파는 메뉴는 핫도그와 토스트, 하지만 이들 부부가 진열대에 올려놓는 것은 희망과 행복이다.
 
8평 남짓한 매장이지만 김성규·이현진 부부는 100년 역사를 가진, 그것도 단돈 몇 천 원짜리 핫도그와 토스트로 희망과 행복을 선사하는 가게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8평 남짓한 매장이지만 김성규·이현진 부부는 100년 역사를 가진, 그것도 단돈 몇 천 원짜리 핫도그와 토스트로 희망과 행복을 선사하는 가게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 방관식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청뉴스라인에도 실립니다.


태그:#부부창업, #핫도그, #김성규, #이현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지역 소식을 생생하게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해 언론의 중앙화를 막아보고 싶은 마음에 문을 두드립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충남 대표 연극 극단 가린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