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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함플러스협동조합 김수동 이사장
 더함플러스협동조합 김수동 이사장
ⓒ 은평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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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은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 즉 '주거권'이라는 공공성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경기부양과 재테크 수단으로 집이 이용되면서 공동체, 이웃과 멀어지게 되었다. 여기에 주거약자들은 지하와 옥탑방, 고시원을 떠돌고 어렵게 번 돈을 주거비에 소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할 대안은 없는 걸까? 더함플러스협동조합은 공동체주거, 그 중에서도 5060세대의 현실을 주목했다. 중장년 서민들이 힘을 모아 공동체주택을 통해 각자도생의 삶을 넘어 선다면 더불어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 후반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새로운 주거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더함플러스협동조합 김수동 이사장을 만나 새로운 공동체 주거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더함플러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우리 사회 고령화 문제를 고민했다. 나이 들면 쓸모없는 사람 취급받는 게 아니라 공동체적 관계를 통해 나이 드는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충분히 의미 있는 존재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사회의 마이너스가 아니라 플러스가 되는 되겠다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다. 

오랫동안 IT 업계에서 일을 했는데 50대 초반쯤 삶의 전환 기회에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 건가 고민하면서 무슨 일을 할지 찾았다. 그동안 자본이득을 취하는 일을 해서 그런 일은 좀 지쳤고 새로운 일을 하면 사람중심으로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주거 문제에 주목한 이유는? 
92세 되신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데 도시에서 노년의 삶이 어떤지 가까이서 보게 됐다. 혼자 노년의 시간을 보내는 건 어려우니 복지라는 이름으로 보이지 않는 곳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 나이 들어도 행복하게 익숙한 내 집에서 마감하는 게 바람이지 않나? 나이 들어도 함께 살 수 있는 관계를 만들고 의미 있는 공동체 주거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사업 아이디어를 냈다. 나이 들어서 어떻게 살까 하는 고민이 결국 새로운 사업의 씨앗이 된 셈이다.

어르신들이 함께 지낼 수 있는 임대사업을 생각하고 뛰어들었는데 막상 시장에 부딪혀보니 다른 점이 많았다. 어르신들은 집에 대한 집착도 강하고 어울려 사는 것도 어렵고 무엇보다 자기집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주거비를 부담하지 않으려 했다. 단순히 책상에서 생각한 거와는 다르구나 느꼈다. 

그런데 저 같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지금 어르신들보다 더 좋을 이유가 없다. 나부터 살아야 겠다 싶어 코하우징을 적극 검토했다. 이미 고령화가 앞선 북유럽에서는 나이 들어서 시설에 의지하는 게 아니고 호혜적인 관계 속에서 내 집에서 살고자 하는 욕구에서 공동체 주택이 시작됐고 한국에서도 이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단 나부터 아파트에서 좀 벗어나고 싶었다."

- 공동체 주택에서 중요한 건 뭐라고 보는지?
"관계형성이다. 어떤 집을 지을지 고민하는 것도 중요한데 서로 커뮤니티를 만들고 서로 모여 공동체 주택을 공부하면서 만들어가는 관계형성이 집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은 10가구가 모여 있다. 보통 집은 사업가가 짓고 팔면 끝이지만 우리는 살고 싶은 사람이 모여 땅도 찾고 설계도 하고 공간도 각 세대의 특성에 맞게 만들고 공유공간도 만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웃과의 관계가 단절되면 편하고 안전할 거 같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 건물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것처럼 위험한 게 없다. 그래서 공동체 주택은 특히 여성 1인 가구에게 더 필요한 주거형태다. 여성안심주택을 보면 무인택배함에 CCTV에 어찌 보면 폐쇄된 감옥 같다. 안전한 공간은 폐쇄적인 공간이 아니라 서로 오갈 수 있는 공간이다. 보안업체만 배불리고 안전은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면 사회적 약자는 더 밀려나게 된다."

- 공동체 주택에 함께 살다 이사를 가면 어떻게 되는지?
"모두들 내심 걱정하는 문제다. 그래서 공동체주택을 하기 위한 시작단계부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입주자 모집 때부터 여러 차례 설명회를 하고 개별 인터뷰를 진행한다. 협동조합의 민주적 의사결정과정 등을 1년 이상 시간을 갖고 공부하면서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관계가 형성되도록 하고 있다. 보통 3년마다 이사를 한다고 하는데 그에 비해 공동체 주택은 이주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만약 이사를 할 경우 개별 매매하거나 협동조합에 귀속하는 등의 방식을 택한다."

- 현재 청년주거문제가 심각한데 청년층에게도 공동체주거를 대안으로 권할 수 있을지. 
"내 집이 아니어도 살 수 있는 방법을 청년들에게 마련해줘야 한다. 그런데 그런 정책변화를 기대하기는 참 어렵고 누군가는 풀어가고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 모델로 '터무니 있는 집'을 운영하는데 빈집을 리모델링한 후 시민들의 예금으로 보증금을 지원하면서 청년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살 수 있게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리고 청년들이 지역에서 함께 지내면서 지역을 알고 지역에서 함께 일하는 구조를 만드는 건 중요하다. 자꾸 청년을 대상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들이 주체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 앞으로 더함플러스협동조합의 계획은?
"개개인이 잘 살 수 있도록 사회가 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적정비용으로 느슨한 사회적 관계 속에서 함께 살 수 있는 주거가 많아지도록 활동하고 나아가 실제 주택공급에 참여하는 사업으로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집, 나이 들어가며 오래 사는 집을 만들고 싶다.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더함플러스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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