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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는 약 108개의 하천이 흐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복개되어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복개되지 않은 하천 중 규모가 있는 대전천, 유등천, 갑천이 3대 하천으로 불린다. 남에서 북으로 3개의 하천이 흘러가면서 회색도시에 푸른 색의 공간을 제공해주며 쾌적한 도시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런 3대 하천에는 많은 구조물들이 존재한다.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구조물 중에 이제는 필요가 없어진 구조물이 있다. 바로 '보'다. 보는 과거 농업용수를 위해 만들어진 구조물이다. 가뭄 시기인 봄에 하천에 물을 막아 논으로 공급하기 위한 시설물이었다.

하지만, 대부분 도시화가 진행된 대전에서 보는 그 필요성을 상실했다. 대전의 보 중에 가장 생태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보가 바로 갑천의 탑립돌보다. 탑립돌보는 탑립동 인근에 돌로 만들어진 보다. 이렇게 만들어진 돌보는 언제인지 모르지만 무너졌다. 돌들이 무너지면서 자연스럽게 여울이 되었고, 지금은 많은 새들의 휴식처로서 자리하게 되었다. 이렇게 자연과 어우러지게 되는 보는 없다. 오히려 필요 없이 남아서 생태적 장애요인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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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립돌보 전경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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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립돌보에 휴식중인 새들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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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천의 태봉보와 전민보가 그렇다. 대전시를 흐르고 있는 하천이지만, 구조물만 농어촌 공사의 소유다. 필자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구조이지만, 하천에 보를 만들면 물에 대한 소유권과 운영권을 농어촌 공사가 가지게 된다.

가수원교 아래에 위치한 태봉보는 서남부가 개발되면서 농업용수 공급의 필요성이 사라졌다. 전민보 역시 도시화로 농업용수의 가치가 사라졌다. 굳이 남겨놓을 필요가 없는 보이다. 
 
.상류는 물만 고인 모습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 태봉보 하류의 모습 .상류는 물만 고인 모습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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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남겨진 구조물들은 우기에 홍수를 유발하는 장애물이 된다. 하천에 설치된 시설물에는 우기가 끝나면 많은 쓰레기가 쌓인다. 이렇게 흐름에 지장을 주는 고정구조물들은 하천의 홍수 유발시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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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물에 쌓인 스레기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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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철거에 대한 담론이 만들어지고 있지는 않다. 볼성사나운 몰골로 남겨두기 보다는 철거를 통해 자연으로 되돌려 주자는 이야기를 이제는 시작할 때가 되었다. 문제인 정부가 이야기하는 그린뉴딜에는 이렇게 필요 없는 보를 철거하는 것도 포함된다. 자연성을 회복하는 것이 기후위기에 도움이 되고, 이를 통해 경제적 효과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갑천에서는 이렇게 철거해야 할 보를 옮기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 지난 2009년 10월 전국체전 카누경기와 철인3종경기를 위해 멀쩡하던 라바보(고무로 만들어진 보=바람을 넣어 물을 가둠)를 하류로 690m 이전했다. 전국체전에서 카누 경기를 해야 하는데 길이가 짧아 이전하게 된 것이다. 94억원이 들어간 이 라바보가 있는 갑천 지역은 산책하는 시민들이 악취를 호소하는 지역이 되었다. 카누와 철인3종경기는 2009년 10월 이후 한번도 개최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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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천에 라바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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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에게 대전에서 가장 첫 번째로 철거해야 할 보가 뭐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침산보'라 대답할 것이다. 침산보는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보다.

4대강 16개 보 외에 유등천 상류에 4.5m의 대형보가 만들어졌다. 금강살리기 11공구가 유등천이 었다. 하류 700m 아래 만곡보가 위치하고 있어 용수확보와는 거리가 먼 보가 바로 침산보이다. 하류에 대형 보가 이미 존재하고 있어 필요한 물을 가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 담당자에게 확인해본 결과, 침산보에는 물을 가두어서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고 한다. 담수를 위해 만든 물을 10년째 한번도 쓰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가두어진 물을 썩는다는 말은 침산보에서도 여지없지 진리가 되었다. 매년 푸른 색의 녹조가 침산보에 피어난다. 상류 지역이라 4대강과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런 구조물을 굳이 유지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 최초 여울로 만들겠다던 침산보는 2011년 7월 13일 붕괴되면서 그냥 보가 되었다. 공사 과정에서 부실한 설계로 만들어지면서 지역사회에 큰 이슈가 되었지만 완공되어 쓸모 없이 그대로 방치 중이다.

보가 만들어지기 전 이곳에는 멸종위기종 남생이가 살았지만 지금은 남생이를 볼 수 없다. 자갈과 여울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감돌고기는 침산보가 만들어지면서 서식처를 잃어버렸다. 다행히 상류에 일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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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7월 13일 붕괴된 침산보 모습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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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것을 확인한 대전 중구청은 천연기념물 서식지역이라고 푯말도 세워 놓았다. 이런 곳에 버젓이 쓸모 없는 대형구조물을 세워놓고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새롭게 보 해체를 논의해야 한다. 대전천, 유등천, 갑천에 세워진 많은 보들의 실사를 통해 용도가 폐기된 보부터 차례차례 철거해야 한다. 물이 흐름이 바뀌면서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하천이 이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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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산보에 설치된 멸종위기종 보호푯말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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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성이 회복되면서 멸종위기종이 돌아올 것이고 시민들이 느끼는 만족감은 더 높아질 것이다. 최근 기후위기시대에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하천은 큰 자산이다. 실제로 흐르는 하천과 습지가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고 산소를 생산한다는 연구결과는 차고 넘친다.

이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그린 뉴딜이거나 아니면 다른 것이라도 하천 복원은 그 자체로 새로운 시대의 흐름이 되어야 한다. 침산보가 무너진 2011년 7월 13일이 9주년 되는 날에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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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중인 침산보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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