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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본격적인 무더위로 인해 건설현장의 폭염대책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콘크리트 기초 작업을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본격적인 무더위로 인해 건설현장의 폭염대책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콘크리트 기초 작업을 하고 있다.
ⓒ 김사중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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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건설 노동자들의 몸이 더 뜨거워진다. 날씨 탓만은 아니다. 코로나19 여파에 몸에 걸치는 보호 장비가 늘었다. 대표적인 게 마스크다. 

마스크가 올여름 건설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더 악화시켰다.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확산방지를 위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면서 건설노동자들이 느끼는 체감 온도가 높아졌다. 여기에 더해, 기상청이 올여름 폭염 일수가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노동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폭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폭염에 10시간 마스크 쓰고 공사장 근무, 노동자는 괴롭다
  
 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아파트 건설 현장에 마스크 미착용자는 현장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아파트 건설 현장에 마스크 미착용자는 현장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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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본격적인 무더위로 인해 건설현장의 폭염대책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콘크리트 기초 작업을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본격적인 무더위로 인해 건설현장의 폭염대책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콘크리트 기초 작업을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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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중(49)씨는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형틀 목수다. 건물의 기초 뼈대나 토목작업을 하기 위한 콘크리트 기초를 만들 때 필요한 거푸집을 만든다. 지난 9일, 서울 관악구에 있는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급증했던 지난 3월부터 이곳에서 일했다.
   
"매일 오전 7시 30분, (건설) 현장에 출근하면 마스크부터 쓴다. 안 하면 (현장) 출입이 안 된다. 요즘엔 이른 아침에도 온도가 높아 마스크를 끼고 일하면, 금방 온몸이 땀으로 범벅된다. 마스크가 흠뻑 젖을 정도다. 마스크 때문에 체감 온도가 1~2도 더 올라가는 것 같다. 폭염에 하루 10시간 마스크 쓰고 중노동을 하면, 숨이 턱턱 막히고 (정신이) 어질어질하다."
  
김씨만이 해당 부분을 걱정하는 건 아니다. 노동계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기상청·기상과학원 지정 울산과학원) 폭염연구센터에 따르면 올해 여름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확률 50% 이상이다"라며 "마스크 착용으로 작업 시간에 (건설 노동자들의) 체온이 높아져 열사병에 대한 위험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6년간(2014~2019년) 조사한 온열 질환 산업재해 수치를 보면, 건설업 종사자 총 81명이 온열질환 산업재해로 판명 났으며 이 중 19명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열 질환은 무더위로 인해 발생하는 열사병과 열탈진, 열경련 등의 질환을 일컫는다.
  
노동계는 지난 6월 9일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도 "온열 질환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기사 : "폭염 속 사망 노동자 옆에는 물병 하나뿐... 참혹" http://omn.kr/1nw9d)
  
마스크 착용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기저질환을 앓는 건설 노동자의 업무 특성을 고려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윤근 원진노동환경연구소 소장은 "기저질환자에게 마스크 착용은 호흡량에 큰 영향을 끼쳐 건강에 악영향, 생명에 위험을 가할 수도 있다"라며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하는 것을 감안하면, 여기에 적합한 마스크 착용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정부의 궁여지책, 목수의 하소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본격적인 무더위로 인해 건설현장의 폭염대책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콘크리트 기초 작업을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본격적인 무더위로 인해 건설현장의 폭염대책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콘크리트 기초 작업을 하고 있다.
ⓒ 김사중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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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일수가 예년보다 늘어난 것도 근심을 더욱 가중한다. 기상청이 발표한 '2020년 여름철 전망'을 보면, 올해 여름 최고기온 33도를 웃도는 폭염 일수는 20~25일(열대야 12~17일)로, 지난해 15.3일보다 열흘 가까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여름 기온이 평년(23.6℃)보다 0.5~1.5℃, 지난해 24.1℃보다는 0.5~1.0℃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정부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무리하게 착용하고 근무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 지난 6월 22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코로나19 사태 속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우려가 커지자 "마스크 착용도 중요하지만, 무더위에 마스크 착용은 심박수, 호흡수, 체감 온도가 상승하는 등 신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실외에서 작업할 때 2m 이상 사람 간 거리 두기가 가능하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같은 달, 고용노동부도 '폭염 대비 노동자 건강보호 대책'을 내놨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주요 내용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고용노동부는 노동자의 건강보호를 위해 '열사병 예방 3대 기본수칙(물, 그늘, 휴식) 이행지침'을 제작해서 배포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기상청 폭염 기준이 일 최고기온에서 일 최고 체감온도(온도와 습도 조합)로 변경되어 폭염위험단계별 대응요령 기준을 일 최고 체감온도로 변경했다.

열사병 예방 3대 기본수칙을 현장에서 제대로 지킬 수 있도록 옥외작업 사업장에 대한 지도와 감독을 강화하고, 열사병 예방 3대 기본수칙(물, 그늘, 휴식)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안전보건공단, 재해예방기관, 지자체 등과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 현장 노동자들은 의문을 제기한다. 건설 현장에서 '사람 간 2m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기 어렵고, 중소규모 건설 현장에선 '최고온도→체감 온도'로 바뀐 대책도 제대로 알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사중씨는 정부의 대응은 위기모면을 위한 궁여지책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건설) 현장에서는 많은 사람이 얽히고설켜 일하는데, 마스크 때문에 다른 사람과 2m 거리 두기를 하면서 일을 하면, 공사 진행이 안 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항이다. 폭염 대책도 체감 온도 기준으로 바뀐지 몰랐다. 누군가 (건설) 현장에서 자세한 설명을 해준 바 없다. 오늘(7월 9일)도 기온이 30℃를 넘었다. 체감 온도는 이보다 높을 텐데, (건설) 현장에서 폭염 대책이라고 할 만한 게 실행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휴식 시간을 보장해주는 게 더 효과적이다. 폭염 때만 적용하는 '폭염대책'을 올여름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을 고려해 여름내 적용할 필요가 있다. 강력한 (정부의) 조치도 필요하다. 폭염 대책을 지키지 않는 사업주에게 벌금을 부과해야 한다. 지금처럼 말만 하는 솜방망이 처벌로는 안 된다. 노동자들이 (정부 폭염 대책) 지침을 잘 지키는지 아닌지 감시해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오후 3시 30분. 김씨와 인터뷰를 끝내고 스마트폰에 서울 관악구 기온을 검색했다. 33℃다. 정부의 폭염 단계별 대응요령에 따르면, 33℃ 이상이 이틀 넘게 지속하면 폭염주의보다. 시간마다 10분씩 그늘에서 휴식하거나 무더위 시간(14-17시)대 옥외작업 단축 또는 작업 시간대를 조정해야 한다. 인터뷰를 마친 김씨가 헬멧과 마스크를 다시 썼다. 그리고 작별 인사를 건넨 뒤 지열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건설 현장을 향해 걸어갔다.

마스크 벗는 것만이 답? 이대론 안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본격적인 무더위로 인해 건설현장의 폭염대책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한 노동자가 더위로 지친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마실 물을 챙겨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본격적인 무더위로 인해 건설현장의 폭염대책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한 노동자가 더위로 지친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마실 물을 챙겨가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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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는 '포스트 코로나'에 걸맞은 폭염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체온 증가를 고려해 폭염 대책을 세우고, 사업장(건설 현장) 지침 기준도 여기에 맞게 변동되어야 온열 질환을 실효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며 "산업안전보건관리비도 사용 항목을 더 확대해 물 등을 살 수 있게 하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폭염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산업안전보건관리비는 공사 현장에서 안전모를 사거나 안전난간 등을 설치하는 데 쓰이는 산재 예방 비용이다.

고용노동부는 2019년 건설 현장 작업자들이 강추위나 무더위에 사용하는 핫팩과 아이스 조끼, 쿨토시 등 보호장구 구매비를 산업안전보건관리비로 사용할 수 있게 '건설업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및 사용기준' 고시를 개정했다.

하지만 올해 민주노총이 업종별 요구사항을 들어 마련한 '코로나19 감염 확산 및 폭염 관련 특별 대책'은 이번 고용노동부의 '폭염 대비 노동자 건강보호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 건설 노동자들이 요구한 '산업안전보건관리비로 물 구매 등 사용 확대'도 고용노동부에서 아직 검토 중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마스크 착용 등 건설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이 더 열악해진 것을 알고 있다. 휴게 시간 보장 등 폭염 대책이 사업장(건설 현장)에서 잘 이행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라며 "(건설 노동자의 요구사항인) 산업안전보건관리비로 물을 사는 것은 (고용노동부) 안전과에서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씨에겐 한 가지 걱정이 더 있다. 그가 아파도 쉴 수 없는 이유다.

"코로나19에 걸리면, 2주 이상 일을 못하게 된다. 건설 노동자는 일용직이다. 하루 벌어서 하루사는데, 2주 이상 일을 못하면, 생계가 곤란하다. 코로나19에 일하는 환경이 나빠진 것도 있지만 더 걱정되는 건, 일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14일, 정부는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하면서 국민들의 고용·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한국형 상병수당 도입, 내년에 연구용역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상병수당은 노동자가 건강문제로 근로 능력을 상실했을 때 정부가 소득을 보전해주는 제도다.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회 공동대표는 "정부가 '아프면 쉬라'라고 하지만 일을 하지 않으면, 생계가 막막한 노동자들이 많다"라며 "정부가 소득을 보전해주는 상병수당을 도입해 아프면 쉴 수 있게 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산 후 유럽은 상병수당을 도입, 이미 시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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