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한교원 전북 윙어 한교원이 성남전에서 골을 터뜨린 이후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 전북 한교원 전북 윙어 한교원이 성남전에서 골을 터뜨린 이후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 선두 전북 현대가 약체 성남FC을 맞아 천신만고 끝에 무승부를 거뒀다.
 
전북은 11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성남과의 11라운드 홈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8승 1무 2패(승점 25)를 기록한 전북은 1위를, 성남은 2승 4무 5패(승점 10)으로 11위를 유지했다.
 
성남, 선수비 후역습으로 전반 2골 차 리드
 
전북은 4-1-4-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조규성을 원톱에 놓고, 무릴로와 한교원이 좌우 측면을 맡았다. 2선 중원은 쿠니모토-손준호의 새로운 조합으로 짜여졌고, 신형민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격했다. 포백은 이주용-최보경-홍정호-이용, 골문은 송범근이 지켰다.
 
성남은 선발 라인업을 대폭 바꾼 젊은 선수들을 내세웠다. 3-2-4-1 포메이션에서 원톱에 김현성이 포진했다. 2선은 이태희, 이재원, 박태준, 유인수, 3선은 이스칸데로프-김동현 더블 볼란치로 구성됐다. 스리백은 최지묵-연제운-안영규, 골키퍼 장갑은 전종혁이 꼈다.
 
성남은 시작하자마자 강한 전방 압박으로 전북을 몰아세웠다. 전반 2분 이스칸데로프의 슈팅으로 주도권을 잡더니 전반 3분 전북에게 일격을 가했다. 이재원이 전북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올 시즌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원정팀이 성공시킨 첫 득점이었다.
 
전북은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공격 기회를 엿봤다. 전반 8분 손준호가 문전에서 접어놓으며 수비수를 제친 뒤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성남 수비수에 걸렸다.
 
이날 전북의 공격은 대체로 단조롭고 답답했다. 좌우 측면 풀백 오버래핑의 위력이 평소보다 떨어졌고, 원톱 조규성은 공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반면 라인을 내리면서 촘촘하게 간격을 좁혀놓은 성남의 수비 조직력은 탁월했다. 
 
성남은 선제골을 넣은 이재원을 앞세워 역습을 통해 기회를 엿봤다. 전반 22분 이재원이 오픈된 중앙 공간에서 시도한 중거리 슈팅은 골문 왼편으로 벗어났다. 그는 27분에도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전북 골문을 두드렸다. 
 
성남은 전반 추가시간으로 접어든 48분, 집중력이 흐트러진 전북 수비를 무너뜨렸다. 이재원이 전북 수비 사이 공간으로 절묘하게 침투 패스를 넣어줬고, 오버래핑을 시도한 이태희의 컷백 크로스를 박태준이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지었다. 이로써 성남은 전반전을 2-0으로 앞선 채 마감했다.
 
성남FC 성남이 강호 전북을 상대로 전반에만 2골을 넣으며 선전했다.

▲ 성남FC 성남이 강호 전북을 상대로 전반에만 2골을 넣으며 선전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뒷심 빛난 전북, 후반 2골 따라붙으며 무승부
 
전북의 모라이스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홍정호, 신형민을 빼고, 김민혁과 이승기를 교체 투입했다.
 
전열을 가다듬은 전북은 성남을 강하게 몰아쳤다. 후반 5분 손준호가 기습적인 프리킥으로 위협을 가하더니 후반 9분 한교원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성남 골망을 흔들며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전북은 무서운 기세로 승부의 균형추를 맞췄다. 후반 18분 이용의 얼리 크로스를 이승기가 머리로 떨궈줬고, 조규성이 다시 리턴 패스를 내줬다. 이승기의 오른발 슈팅이 연제운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골문으로 들어갔다.
 
성남은 전북의 파상공세에 고전했다. 후반 23분 이주용의 컷백 크로스에 이은 한교원의 슈팅이 전종혁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가로막혔다.
 
성남 김남일 감독은 후반 21분 나상호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모라이스 감독도 후반 30분 조규성을 불러들이고, 벨트비크를 조커로 내세웠다.
 
후반 35분 전북 이주용의 오른발 슈팅은 크로스바를 넘겼다. 후반 47분 벨트비크의 헤더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끝내 전북은 역전에 실패했다.
 
성남 김남일 감독 김남일 감독이 일주일 전과 비교해 선발 8명을 바꾸는 파격 승부수를 던지며 전북전에 임했고, 2-2 무승부라는 결과를 얻었다.

▲ 성남 김남일 감독 김남일 감독이 일주일 전과 비교해 선발 8명을 바꾸는 파격 승부수를 던지며 전북전에 임했고, 2-2 무승부라는 결과를 얻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남일 감독, 선발 8명 바꾸며 전북에 선전…위태로운 전북의 1위
 
전북과 성남 모두 10라운드에서 나란히 패배를 맛봤다. 전북은 9라운드에서 선두 다툼을 벌이던 울산을 제압하며 독주 체제룰 굳건히 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10라운드 상주전에서 덜미를 잡히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고, 울산과의 승점차는 1점으로 좁혀졌다.
 
이에 반해 성남은 개막 후 4경기 연속 무패(2승 2무)를 내달리며 돌풍을 일으켰으나 6경기 연속 무승(1무 5패)로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시즌 초반 상위권에 있었지만, 어느새 11위까지 내려앉았다.
 
특히 성남은 지난 10라운드 포항전(0-4패)에서 크게 패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성남의 김남일 감독은 이번 전북전에서 파격적인 모험수를 던졌다. 무려 8명의 선발 라인업을 바꾼 것이다. 올 시즌 출전 기회가 많지 않은 선수들이 대거 선발 기회를 잡았다.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선 성남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이재원을 앞세워 3분 만에 선제골을 넣은 데 이어 전반 추가 시간 박태준의 추가골로 승리를 눈앞에 뒀다. 이재원과 박태준 모두 올 시즌 후보에 머무른 바 있다.
 
하지만 전북은 특유의 뒷심을 발휘하며 후반에 2골을 따라붙었다. 전북은 올 시즌 다소 답답한 경기 내용에도 불구하고 후반 들어 강한 면모를 발휘해 연승을 내달렸다. 어떻게든 승점 3점을 따내는 전북의 승리 DNA는 리그 선두를 내달리는 원동력이었다.
 
성남전에서 패할 뻔한 흐름을 무승부로 바꾼 것은 칭찬받아야 마땅하나 사실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던 경기라 아쉬움이 남는다. 
 
전북은 최근 상주전 패배, 성남전 무승부로 2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울산보다 한 경기를 더 많이 치른 상황에서 2점차로 앞서 있는데 이는 선두 자리를 내줄 여지를 남긴 셈이다. 만약 12일 울산이 대구전에서 승리할 경우 전북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서게 된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11라운드 (2020년 7월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전북 현대 2 – 54분 한교원 63분 이승기
성남 FC 2 – 3분 이재원 48+분 박태준
 
선수명단
전북 4-1-4-1/ 송범근/ 이용, 홍정호 (46'김민혁), 최보경, 이주용/ 신형민 (46'이승기)/ 한교원, 손준호, 쿠니모토, 무릴로/ 조규성 (75'벨트비크)
 
성남 3-2-4-1/ 전종혁/ 안영규 (43'마상훈), 연제운, 최지묵 (48'서보민)/ 이스칸데로프, 김동현/ 이태희, 이재원, 박태준 (66'나상호), 유인수/ 김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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