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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년 간 156채의 ‘집 고쳐주는 봉사’를 해온  ㈜대흥의 직원들이 참여해 만든 '사랑의 고치미' 회원들이 집고치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2년 간 156채의 ‘집 고쳐주는 봉사’를 해온 ㈜대흥의 직원들이 참여해 만든 "사랑의 고치미" 회원들이 집고치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 사랑의 고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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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들이 다주택 또는 '똘똘한 한 채'라 불리는 고가 아파트 보유해 논란이다. 반면 22년간 156채의 '집 고쳐주는 봉사'를 해온 사람들이 있다. ㈜대흥의 직원들이다.

㈜대흥은 대전에 본사를 두고 30여 년 째 시설관리업과 공동주택관리업을 하는 회사다. IMF 금융위기가 몰아치던 어느 날, 100여 명의 직원들이 머리를 맞댔다. 어려움에 빠진 이웃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잘할 수 있는 재능기부가 뭘까 고민했다.

"시설관리, 주택관리 회사이다 보니 회원들 내에 전문기술 보유자가 다 있거든요." (김종명 대흥종합관리 소장단 회장, 사랑의 고치미 회원)

이렇게 '사랑의 고치미'(회장 김영경)가 결성됐다. 1998년 4월이었다.

"매달 회원들이 회비를 내고 회사는 나머지 비용을 보조해 줬어요. 거의 매달 40명씩 팀을 짜서 어려운 집을 선정해 집수리를 해왔어요."

땀과 기술로 집 고치며 사회와 연대하기
 
 ㈜대흥의 직원들이 참여해 만든 '사랑의 고치미' 회원들이 집고치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 봉사단체는  22년 간 156채의 ‘집 고쳐주는 봉사’를 해왔다.
 ㈜대흥의 직원들이 참여해 만든 "사랑의 고치미" 회원들이 집고치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 봉사단체는 22년 간 156채의 ‘집 고쳐주는 봉사’를 해왔다.
ⓒ 사랑의 고치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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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집수리'는 '땀과 기술이 결합한 원스톱 봉사활동'이다. 고쳐주는 집 선정에서부터 자재구입, 목공, 전기, 수도, 도색, 도배장판과 같은 전문 수리는 물론 쓰레기 치워주기, 이불 갈아주기 등 허드렛일까지를 모두 회원들이 땀 흘리며 발로 뛴다.

봉사하며 기억에 남는 일을 묻자 사연이 끊이지 않았다. 부모를 모시며 어렵게 생활하는 참전용사의 집을 고쳐준 일, 곰팡이와 습기로 각방을 쓰는 50대 장애인 신혼부부가 한방을 쓸 수 있게 한 일, 노숙인들의 자활 사업장과 새터민 공동사업장을 따뜻하게 고쳐준 일, 손자 3명을 혼자 돌보는 80대 할머니, 고엽제에 시달리는 파월 장병...
     
언 손을 비비며 집 밖에 있는 우물에서 물을 길어오던 한 시각장애인의 집은 수도 배관을 연결해 집안에서 따뜻한 물이 나오게 고쳤다. 그 시각장애인은 '눈을 뜨게 되면 천국인 줄 알았더니 집안에서 물을 사용하니 천국이 따로 없다'며 울먹였다.

발 뒤꿈치가 없는 9살 아이 집에는 재래식 화장실을 좌식 변기로 교체했다. 마당을 파헤쳐 정화조를 묻는 대공사였단다. 손녀딸을 돌보는 할머니는 봉사단에게 눈물로 화답했다.

농촌의 폐가에 사는 비전향 장기수의 집은 깔끔히 수리하고 이불도 교체했다. 북쪽이 고향인 그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막일을 했는데, '북에서 올 딸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려고 돈을 번다'는 그의 말에 다들 가슴 아파했단다. 이 일은 봉사단과 회사까지 나서 '남북한의 철도를 연결해달라'며 수천만 원의 통일성금을 내는 계기가 됐다.

"저희 회원들이 찾아간 곳은 어느 곳 하나 빠지지 않고 사연이 가득해요. 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한 게 안타깝기만 하죠. 봉사하면서 따스한 협력이 왜 중요한지 몸으로, 마음으로 배웁니다."

사랑의 고치미가 집 고치기 봉사만 한 것은 아니다. 공사가 어려운 겨울에는 매년 김장 나눔, 연탄나눔을 했다. 다문화 가정과 새터민을 위한 체육행사, 성폭력상담소 지원, 장애인주간보호센터 후원, 생일상을 받지 못하는 어르신들 모시고 칠순, 팔순 생일잔치를 치러주기도 했다.

22년 이어온 봉사... "회사의 가장 큰 자산"
 
 고치미가 집 고치기 봉사만 한 것은 아니다. 공사가 어려운 겨울에는 매년 김장 나눔, 연탄나눔을 하고 있다.
 고치미가 집 고치기 봉사만 한 것은 아니다. 공사가 어려운 겨울에는 매년 김장 나눔, 연탄나눔을 하고 있다.
ⓒ 사랑의 고치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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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봉사단의 의지만으로는 어려워요. 회사에서 22년 동안 봉사단을 후원, 격려해 주니 지속할 수 있었던 거죠." (강영란 대흥종합관리 부장, 사랑의 고치미 회원)

22년을 이어오는 동안 사랑의 고치미 회원도 541명으로 늘어났다. 7년 전부터는 봉사단 내에 복지발굴팀을 구성해 집고치기 대상 선정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봉사단 초기엔 시청이나 구청의 사회복지팀 추천을 받아 봉사활동을 했어요. 하지만 보다 필요한, 효과가 크고 지속적인 집 고치기 봉사를 위해 직접 대상 발굴을 하고 있어요." (조혜연 복지발굴팀장, 사랑의 고치미 회원)

올해는 코로나19로 사랑의 고치미가 처음으로 몇 달 동안 외부 봉사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일 ‘사랑의고치미’는 회원들에게 ‘작은 나눔’이라는 이름으로 5만원 권 온누리 상품권(전체 2700여 만원)을 배달했다. 상품권 사용으로 지역경제에 보탬을 주고자 한 의미도 반영됐다.
 지난 9일 ‘사랑의고치미’는 회원들에게 ‘작은 나눔’이라는 이름으로 5만원 권 온누리 상품권(전체 2700여 만원)을 배달했다. 상품권 사용으로 지역경제에 보탬을 주고자 한 의미도 반영됐다.
ⓒ 사랑의 고치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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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사랑의 고치미는 회원들에게 '작은 나눔'이라는 이름으로 5만원 권 온누리 상품권(전체 2700여만 원)을 배달했다. 처음으로 쌓인 회비를 회원 자신을 위해 나눈 셈이다. 상품권 사용으로 지역경제에 보탬을 주고자 한 의미도 반영됐다.

김영경 사랑의 고치미 회장과 이명숙 대흥종합관리 사장 명의의 상품권 봉투에는 "회원들에게는 작은 보탬이, 지역소상공인에게는 큰 기쁨이 나누어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썼다. 

㈜대흥의 이규화 회장은 "직원들이 봉사하며 친분도 쌓고, 일하는 보람도 느끼고, 회사에 대한 소속감도 갖는다"며 "사랑의 고치미는 우리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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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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