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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남들은 뭐하고 노는지 궁금했습니다. 아직 출구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 시대. 바이러스에 굴하지 않고 시간을 견디며 '제대로' 노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지난 2018년 7월에 '금연 이후 늘어난 10kg, '턱걸이 홈트'로 잡았습니다'라는 기사를 썼습니다. 당시에 금연에 성공했다고 자신했고 홈트로 몸무게도 20kg정도 감량했습니다. 매일 달리기와 턱걸이 등 홈트레이닝을 병행했던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습니다.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우선 2019년 5월에 축구하다가 아킬레스건이 파열되었습니다. 6개월 정도 꼼짝못하고 지냈습니다. 달리기는 상상도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발을 땅에 딪는 것 자체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코로나19가 왔습니다.

밖에 못 나가고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몸의 변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밖에서 지인을 만났는데 말씀하셨습니다.

"어디 아파요? 얼굴이 많이 부었어요."

언젠가 들었던 말입니다. 혹시나하는 생각은 들었지만 별 변화없이 일상을 보냈습니다. 운명의 장난일까요? 아이들 학교 간다고 바쁜 어느 날 아침이었습니다. 꼬맹이 가방을 가지러 방에 갔다가 바닥에 있는 체중계가 보였습니다. 실수였습니다. 체중계에 올라가 버렸습니다.

"헉!"

제가 기억했던 몸무게는 65kg였습니다. 허나 이날 몸무게는 자그마치 "75kg!!!" 1년 사이 다시 10kg이 증가한 것입니다.

"햐...."

한숨이 나왔습니다. 실수였지만 몸무게를 확인 한 순간, 10kg이 늘었다는 것을 안 순간,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다시 달리자."

1년 사이 10kg 증가... "뛰어야겠다"
 
달리면서 보게 되는 풍경들, 차에서 볼 때와는 다릅니다.
 달리면서 보게 되는 풍경들, 차에서 볼 때와는 다릅니다.
ⓒ 김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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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먹고 달리기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예전과는 달랐습니다. 파열되었던 아킬레스건도 신경쓰였고 너무 오랜만에 움직이는 것이라 걱정도 되었습니다. 게다가 나이도 40대 중반이다 보니 주위에서는 걱정을 더 많이 했습니다.

"조심해라. 무릎나간다."
"그냥 생긴대로 살아라."
"나이가 40넘어서 살이 없으면 없어보인다."


이처럼 격려의 말보다 견제, 걱정의 말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달리러 나갔습니다. 제 목표는 하루 5km였습니다. 40분 정도 걸립니다. 달리고 걷고 달리고 걷고를 반복합니다.

첫날은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뱃살 출렁거림이 느껴졌고 실제로 무릎과 발목이 아팠습니다. '이러다가 다치는 거 아냐?' 아주 살살 달렸습니다. 달리기 전 스트레칭도 충분히 했습니다. 어느 새 달리기를 시작한 지 4주 정도가 지났습니다. 

 
3주간 달린 거리
 3주간 달린 거리
ⓒ 김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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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랄 정도로 뱃살이 들어갔습니다. 체지방만 5kg 정도 감량했습니다. 근육량이 증가했습니다. 이제 마음만 먹으면 쉬지 않고 40분을 달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내 몸무게를 스스로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달리기는 돈이 들지 않는 운동입니다. 장점도 많습니다. 차로 갈 땐 보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심장소리가 들리고 풀벌레 소리도 들립니다. '헉헉' 하는 숨소리도 표현하기 힘든 짜릿함이 있습니다. 5km를 완주하고 나서 마무리 운동할 때의 상쾌함이란...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달리기는 체중감량 외에도 저에게 특별한 활동입니다. 주로 하루 일과가 끝난 후 달리는데요. 달리면서 하루를 정리합니다. 달리면서 생각을 합니다. 처음엔 심각했던 일도 달리다보면 별게 아닌 것이 됩니다.

달리다보면 무념무상의 상태를 절로 경험하게 됩니다. 숨소리와 발자국소리만 귓가에 들립니다. 터벅터벅 뛰는 소리를 들으며 오늘 하루도 무사히 보냄을 확인합니다.

TV와 미디어에서 몸짱, 근육많은 사람들이 나옵니다. 그들의 식단조절과 힘든 운동, 달라진 몸을 보며 부러워한 적도 있습니다. 어떨 땐 그렇게 못하는 저를 보며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나이가 드니 부러움은 사라집니다. 다만 '나다움',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만족합니다. 

걷기도 물론 좋은 운동입니다. 하지만 걷기는 나의 몸을 제대로 느끼지 못합니다. 달리기는 한쪽 발로 몸무게를 견뎌야 합니다. 한 발 한 발 내디디며 온전한 자신의 몸무게를 견뎌야 합니다. 달리다 보면 내 몸을 내 다리가 지탱하는 힘이 길러지고 몸이 가벼워짐을 알 수 있습니다. 건강해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를 돌보며 놀기
 
야간에 운동하시는 분들
 야간에 운동하시는 분들
ⓒ 김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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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열심히 사십니다. 경제 활동도 하고, 공부도 하며,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 애쓰십니다. 하지만 '열심히 사는 것'에 자신을 위함은 어느 정도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나'가 빠진 '열심히'는 뭔가 아쉽습니다. 나를 돌보는 시간, 나를 돌보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큰 돈 들이지 않더라도 나의 몸을 느끼고 나를 직면할 수 있는 순간도 필요합니다. 달리기는 이런 부분을 채워줍니다.

오늘도 달리고 와서 글을 씁니다. 달리기를 전파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제가 열심히 산다고 '홍보'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못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나'보다 다른 것을 챙기시느라 그럴 것입니다.

'나'를 챙기면 건강해진 '나'를 통해 주변 관계가 더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운동화 한 켤레와 반바지와 반팔티만 있으면 됩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나'를 돌보는 시간을 가지길 추천드립니다.

체중 감량은 덤입니다. 돈 안 들이고 하루 30분으로 더 건강해 질 수 있는 방법, 이 글을 읽으시는 분도 달릴 수 있습니다. 내 몸을 오롯이 느껴보시기를 바랍니다. 달리기는 좋은 운동이자 놀이입니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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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보다는 협력, 나보다는 우리의 가치를 추구합니다. 책과 사람을 좋아합니다.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내일의 걱정이 아닌 행복한 지금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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