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상무에게 발목을 잡힌 전북 현대가 다시한번 아슬아슬한 선두경쟁을 이어가게 됐다.

전북은 5일 오후 상주 종합 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10라운드 상주와의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전북은 8승 2패를 기록하며 같은날 인천을 4-1로 격파한 울산에 승점 1점 앞선 불안한 선두자리를 유지하게 되었고, 상주는 6승 2무 2패의 성적으로 승점 20점을 기록해 3위 자리를 지켜냈다.

활동량에서 밀린 전북, 상주 수비에 막히다
 
 5일 오후 상주 종합 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10라운드 상주 상무와 전북 현대의 경기 장면.

5일 오후 상주 종합 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10라운드 상주 상무와 전북 현대의 경기 장면.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은 지난 주말 울산과의 경기에서 2-0의 승리를 거두며 선두자리를 굳게 지켰지만 웃을 수 없었다. 팀의 핵심인 김보경이 김기희의 태클에 부상을 입어 왼쪽 발목인대가 손상되는 부상으로 최대 6주가량 결장하게 되었기 때문. 엎친 데 덮친격으로 이승기마저 상주와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전북은 졸지에 중원의 핵심멤버 2명을 뺀 채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이들의 공백은 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두 사람이 빠지면서 양질의 패스공급이나 상대 수비를 흔들 수 있는 선수가 사라진 전북의 공격진은 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공간을 찾아내지 못했다. 이로인해 측면에 위치한 무릴로와 한교원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전북은 전반전 쿠니모토의 헤더슛을 제외하곤 유효슈팅이 없었다.

전북 공격진의 정적인 움직임은 결과적으로 상주 수비수들을 도와줬다. 상주의 선수들은 활동량을 많이 가져가면서 수비 가담이나 커버능력 면에서 월등한 모습을 보여줬고, 이는 전북 공격수들에게 일정량의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 결과로 이어졌다. 전북은 활동량을 많이 가져가는 선수가 필요했지만 공격진에서 그런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었다.

전반전 기록에서도 전북은 상주에게 밀렸다. 유효슈팅은 양 팀모두 1개씩 기록했지만 전체적인 슈팅수는 7-5로 전북이 밀렸고 점유율면에서도 53-47로 전북이 밀린 채 전반전을 마쳐야 했다.

이동국의 실축.... 페널티킥에 울다

답답한 전반전을 보낸 전북에 후반 6분 만에 기회가 찾아왔다.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이동국이 헤더로 내줬고 이 볼을 쿠니모토가 받아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침투했다. 쿠니모토의 침투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상주 김진혁이 핸드볼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이 선언되며 전북은 예상치 못한 선제골의 기회를 얻었다.

키커로 나선 이동국은 템포를 늦춘 채 달려들며 이창근 골키퍼가 움직이길 유도했다. 그러나 이창근 골키퍼가 반응이 없자 당황한 듯한 이동국은 그대로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동국이 찬 공은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어이없게 페널티킥을 실축하고 만 것이다. 이어 이어진 세컨볼 기회에서 한교원이 슈팅기회를 잡았으나 이마저도 벗어나면서 전북은 선제골의 기회를 놓쳤다.

선제골 기회를 놓친 전북은 답답했던 전반전 흐름을 그대로 답습했다. 상주의 수비공간을 찾아내지 못한 전북은 이용과 김진수가 올리는 크로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그 때문에 전북에 오는 기회 또한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답답한 공격속에 시간만 흘려보낸 전북은 후반 26분 위기를 맞았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침투하던 상주 강상우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홍정호가 태클을 시도했고 홍정호의 태클은 볼을 터치하지 못한 채 강상우의 오른 발을 가격하고 말았다. 이후 VAR 판독을 거쳐 페널티킥이 선언되며 전북은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이했다.

기회를 잡은 상주는 키커로 나선 강상우가 침착하게 송범근 골키퍼를 속이며 득점에 성공해 상주에게 1-0 리드를 안겼다. 전북은 절호의 기회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해 기회를 놓친 데 이어 중요한 순간에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내줬다. 

집중력 돋보인 상주, 1019일 만에 전북에 승리
 
 5일 오후 상주 종합 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10라운드 상주 상무와 전북 현대의 경기 장면.

5일 오후 상주 종합 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10라운드 상주 상무와 전북 현대의 경기 장면. ⓒ 한국프로축구연맹

 
한편 이날 상주가 보여준 경기 내용은 꽤 인상적이었다. 11명의 선수 전원이 90분내내 일정한 활동량을 유지하면서 전북 선수들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음과 동시에 탄탄한 수비가 버팀목이 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상주가 전북을 상대로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에는 최근 3연승의 효기운도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최근 3연승을 기록한 상주는 모두 1-0의 승리를 거뒀는데 이 중 두 경기는 종료직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승리했다. 그만큼 선수들의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에서 전북을 만났기에, 집중력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친정팀을 상대한 권경원과 문선민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선발로 나선 권경원은 후방에서 적절한 순간에 컷팅과 커버플레이로 전북의 공격을 억재했다. 전북의 공격 속에 상주의 수비진이 뒷공간을 노출하는가 싶으면 권경원은 빠르게 커버플레이에 들어와 전북의 공격을 차단했다. 

교체로 출전한 문선민은 짧은시간임에도 임팩트 있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김태완 감독은 스피드가 좋은 문선민을 이용해 강상우와 함께 측면에서 전북의 수비를 흔들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문선민은 1-0으로 앞선 경기막판 존재감을 과시했다. 종료직전 상주의 마지막 공격기회에서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한 문선민은 김진수의 거친 플레이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김진수의 퇴장을 선언했다. 문선민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상대선수의 퇴장을 이끄는 플레이로 존재감을 남겼다.

친정팀을 상대한 권경원과 문선민이 전, 후방에서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친데 이어 선수들의 집중력이 빛을 발한 상주는 4연승 신바람 속에 3위 자리를 지켜냈다. 아울러 상주는 전북을 상대로 2017년 9월 20일 이후 1019일 만에 승리하는 기쁨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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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 전북 현대 상주 상무 강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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