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독자수 130만명 이상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송OOTV'는 치킨 주문과 관련한 조작 방송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화면 캡쳐)

최근 구독자수 130만명 이상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송OOTV'는 치킨 주문과 관련한 조작 방송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화면 캡쳐) ⓒ 송OOTV

 
최근 130만 명 구독자를 보유한 한 개인 유튜브 채널의 조작 방송이 논란을 빚고 있다. 뒤늦게 해당 영상물을 삭제하고 사과를 표명했지만 피해 업체 측의 민형사상 책임 추궁, 청와대 국민 청원까지 쏟아지는 등 파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유명 유튜버 송OO씨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송OOTV'를 통해 어느 치킨 브랜드의 부실한 배달 음식 문제를 고발하고 나섰다. 먹다만 듯한 치킨과 조각수가 부족한 피자 등을 내보이며 "배달원이 치킨과 피자 일부를 빼먹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업주에게 전화해 환불을 요구하는 등 다소 충격적인 내용을 영상에 그대로 담아 공개했다. 

그런데 이날 그가 폭로한 내용은 또 다른 유튜버와 해당 브랜드 측에 의해 사실과는 다른 조작 방송임이 드러났다. 문제 영상을 삭제한 유튜버 송씨는 자신의 채널을 통해 사과했지만 업체에선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문을 통해 송씨에 대한 법적 조치를 통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높아지는 개인 방송 인기, 자극적 조작 영상물도 급증
 
 지난 1년 사이 조작 유튜버들을 고발하고 나선 SBS '궁금한 이야기 Y'의 한 장면

지난 1년 사이 조작 유튜버들을 고발하고 나선 SBS '궁금한 이야기 Y'의 한 장면 ⓒ SBS

 
유튜브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많은 조회 수와 구독자를 보유한 개인 채널의 숫자 역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비례해서 자극적인 내용의 조작 영상물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뚜렛 증후군(틱 장애)을 앓고 있다면서 자신의 일상을 공개한 유튜브 개인 채널 운영자는 자신의 지인이 조작 의혹을 제기하자 이를 시인하고 영상물을 비공개처리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격히 퍼지던 지난 1~2월 사이엔 이를 소재로 한 영상물을 올리거나 촬영에 나선 이들이 사회적 물의를 빚은 주인공이 되었다. 자신이 감염자임을 주장하며 지하철에서 소란을 피우는 내용을 직접 찍던 한 유튜버는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유기 동물 보호 콘텐츠로 관심을 모았던 한 수의대생은 실제론 동물 학대를 일삼고 펫샵에서 구입한 고양이를 유기묘로 속이는 등 거짓 영상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유기동물을 위해 쓰여질 것이라면서 후원금을 모았던 그는 시민단체들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소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이들 조작 유튜버들의 실상은 SBS <궁금한 이야기Y> 등 고발 프로그램 및 각종 뉴스를 통해 꾸준히 알려지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양심까지 내버린 사람들
 
 일부 유튜브 개인 채널의 조작 실태를 다룬 MBC와 YTN 뉴스 보도 영상 (화면 캡쳐)

일부 유튜브 개인 채널의 조작 실태를 다룬 MBC와 YTN 뉴스 보도 영상 (화면 캡쳐) ⓒ MBC, YTN

 
유튜브 내에서 구독자 및 시청자를 속이는 조작 영상물들이 범람하는 이유는 결국 조회 수 그리고 돈과 연관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유튜브 개인 채널은 1천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게 되면 구글에서 제공하는 광고를 삽입할 수 있다. 구독자 수와 조회 수가 늘어나면 자연히 각종 광고 수입도 증가한다.  

이 과정에서 기상 천외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온다. 물론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일부 개인 방송은 자극적 소재와 내용에만 집착하게 되는 부작용을 낳는다. 

더 큰 문제는 단순히 자극적 소재의 내용물로 시청자를 기만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송OOTV 파문처럼 아무 잘못 없는 기업과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송OOTV의 조작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해당 업주와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는 더 큰 어려움을 겪었을 수도 있다.

조작 개인 방송, 처벌이 쉽지 않은 이유
 
 조작 유튜버들의 실태를 보도한 JTBC '사건반장, 채널A '뉴스A'.

조작 유튜버들의 실태를 보도한 JTBC '사건반장, 채널A '뉴스A'. ⓒ JTBC, 채널A

 
한편 이번 유튜버 송씨의 사례처럼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기업)이 있을 경우, 당사자의 고소 및 고발에 의한 처벌은 가능하지만 조작 방송 자체에 대한 제재는 여전히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별히 유튜버나 개인 방송을 규제 및 처벌 할 수 있는 관련 법이 없어서 기행을 벌이더라도 경범죄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게 경찰 측의 입장이다.  (7월2일 JTBC <사건반장>)


"'조작 영상으로 조회수를 올려 돈을 벌었으니 사기 아니냐' 할 수 있겠지만 처벌은 어렵습니다. 사기죄는 보통 속은 사람과 돈을 지급한 사람이 같아야 성립하는데, 이 경우 속은 사람은 시청자지만 광고 수익을 준 사람은 유튜브를 가진 구글이라 일치하지 않죠." (7월 2일 채널A <뉴스A> [팩트맨]134만 유튜버의 '조작 방송' 처벌은?)

이제는 인터넷 개인 방송에 대해서도 기존 TV 매체와 마찬가지로 규제, 심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거짓된 정보를 사람들에게 알려서 마치 사실인 것처럼 둔갑시키고 현혹시킨다면 이는 사회적 통념을 넘어선 범법 행위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개인 방송이더라도 표현의 자유를 지녔다면 이에 따른 책임도 함께 따라야 하는 게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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