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오마이뉴스는 '인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논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편집자말]
"좋은 일자리 많이 만들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서 좋은 일자리 만들기 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 "좋은 일자리 많이 만들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서 좋은 일자리 만들기 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천공항)가 드디어 1만여 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그 가운데 1902명의 항공보안 검색요원들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한다고 밝혔다. 인천공항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방문한 현장으로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나 정규직 전환과정에서 갈등이 야기되고 있다.

인천공항 측은 원래 항공보안 검색요원을 직접 고용하려고 했다. 하지만 공사의 특성상 무기를 소지할 수 있는 경비업법상 특수경비원을 직접 고용할 수 없기에, 일단 자회사에 소속하였다가 경비업법과 항공보안법, 통합방위법 등 관련 법규를 개정한 후 직접 고용하려 했다고 한다. 한데, 법을 개정하여 직접 고용하려 해도 특수경비원 신분으로는 '도급계약'을 전제로 한 경비업법 취지와 맞지 않아, 결국 청원경찰로 직고용키로 했다.

그들은 왜 분노했나

그러자 인천공항 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은 23일 규탄대회를 열고 정규직 전환과정은 노동자 간의 다양한 이해가 충돌하는 예민한 문제라며 노동자 간 신뢰를 바탕으로 깊은 대화가 필요하므로, 정부의 개입 없이 각 기관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원칙에 입각하여 청원경찰 직고용을 철회하라고 주장한다. 그동안 노사전(전문가)협의회에서 전혀 논의되지 않았던 갑작스러운 청원경찰 직고용을 의심스러워한다.
  
이에 대해 구본환 인천공항 사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보안검색 등 생명과 안전에 관련된 분야는 직접 고용한다는 계획을 지난 3년간 논의하고 검토한 문제"라며 "이들의 직고용 결정은 공사의 자체적인 판단"이라고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을 발표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6월 25일 오후 서울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을 발표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급기야 인천공항 정규직노조가 평등권 침해를 근거로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총력 투쟁하겠다며 대국민 성명서를 발표한 데 이어 청와대 앞 집회도 시작했다. 그들은 또 항공보안 검색요원이 청원경찰로 직고용될 경우 공사와 경찰청으로부터 이중 업무지시를 받기 때문에 보안검색수준이 저하될 것을 우려하며, "정부가 압박하고 있는 청원경찰은 노령·관료화 문제로 폐지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스스로 뒤엎는 행위이자, 한국공항공사도 폐지하려는 제도"라 비판하고 있다.

항공보안 검색요원들도 100% 정직원 고용승계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지며 반발하고 있다. 공사가 이들을 직접 고용하려면 친인척 비리방지를 위한 경쟁채용 기존원칙을 적용하게 됨에 따라, 정규직 대상이 된 항공보안 검색요원들 가운데 공사가 정규직 전환을 선언한 2017년 5월 이후 입사자 800여 명은 필기시험, 면접 등 공개경쟁 과정에서 탈락될 가능성이 있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항공보안 검색요원 노조측은 공사 측이 졸속으로 직고용 전환대책을 내놨다며 고용안정을 보장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공사 측은 경쟁채용에서 탈락하는 보안검색원들은 단계적으로 구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항공보안 검색요원과 유사한 보안업무를 하는 항공보안경비노조에서도 불만을 토로하며 자신들도 직고용으로 전환하라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좁은 취업 구멍이 더 좁아질까 봐 많은 취업준비생이 허탈감을 느끼며, 이런 정규직화 과정은 평등이 아닌 역차별이라는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 주십시오'라는 청원이 올라있는데, 2일 기준 27만 1460명이 참여했다. 취업 준비생의 분노와 사회적 파장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분노의 근간엔 '과연 이번 정규직 전환이 공정한가'라는 문제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정치권도 가세하여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은 김포공항 등 16개 지방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에 소속된 항공보안 검색요원과의 관계도 고려해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공항공사는 특수경비원을 자회사인 '항공보안파트너스'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 운영하고 있다. 같은 업무를 하는 항공보안 검색요원이 공항공사의 소속에 따라 제각기 다른 신분인 것이 과연 타당한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한국공항공사 소속 항공보안 검색요원도 최근 한국공항공사 직고용 전환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인천공항 정규직화 논란, 문제의 본질로 돌아가자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결정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이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가장 현명한 방안은 문제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다. 즉, 항공보안의 효율을 위하여 가장 유익한 결정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지금 논의되는 항공보안 검색요원의 임무는 항공기 탑승과정의 필수적인 보안검색이다. 즉, 승객, 휴대물품, 위탁수하물, 항공화물 또는 보호구역에 출입하려고 하는 사람 등에 대하여 불법 방해 행위를 하는 데 사용될 우려가 있는 무기 또는 폭발물 등 위험성 있는 물건들을 탐지 및 수색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항공테러 등 불법 행위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항공보안을 확보하기 위해 항공보안 검색요원의 역량 및 전문성을 강화할 제도를 강구하는 시각에서 문제를 풀어가야 할 것이다.

첫째, 가칭 한국항공보안공단을 설립하여 항공보안을 체계적으로 관리 운영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는 인천국제공항공사를 포함한 전국 공항을 총체적으로 관장하고 보다 전문성을 갖춘 항공보안 전담기관을 설립하자는 안이다. 이 기관은 인력양성부터 운영 및 현장감독까지 총괄적으로 항공보안을 책임지는 것은 물론, 급변하는 보안환경 변화에 따른 항공보안 관련 기술 및 전략수립을 담당하고, 나아가 ICAO 등 민간항공 보안 관련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통하여 세계 항공보안 정책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둘째, 가칭 항공특별사법경찰대를 창립하는 것을 제안해 본다. 현재 철도지역 및 열차 내 범죄 예방과 단속, 테러 예방활동, 철도사고 수사, 범죄사건 송치 업무, 철도지역 내 질서유지와 방범활동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철도특별사법경찰대가 국토교통부 소속기관으로 존재하고 있는바, 이와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2001년 9·11테러 이후 TSA(미국교통보안청)를 설립하고 보안검색 인력을 TSA 소속 공무원으로 채용해 운영하고 있다. 각 주체 간 갈등을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이리라 여겨진다. 우선 공사 입장에서는 항공보안의 전문성이 제고되고, 정규직노조 입장에서는 새 노조원들의 유입이 없어 혼란이 없어질 것이다. 항공보안 검색요원의 경우에도 청원경찰 보다는 항공특별사법경찰대로 국토부에 소속되는 것이 훨씬 신분에서 유리하리라 여겨진다. 그 비용은 공항공사가 부담하니 정부 입장에서도 예산상 곤란한 점은 없을 것이다.

항공보안 검색요원 자격증제도를 도입하라
  
셋째, 인천공항공사에서 원래 추진하려고 했던 직고용 방침에 충실한 방안을 제안한다. 이들이 직고용되는데 걸림돌이었던 특수경비원 신분을 포기하는 대신 '항공보안 검색요원 자격증제도'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원래 공사가 추진하려던 제도는 적어도 청원경찰보다는 훨씬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청원경찰인 경우 경찰과 같은 계급 체계에다 진급연한이 너무나 길어 진급이 매우 어려운 체계다. 공무원 신분이 아니면서 공무원의 규정을 준용하는 준공무원 지위가 부여되는 점 등 부담이 크다.

또한 청원경찰법 제9조3(감독) '청원주는 항시 소속 청원경찰의 근무수행 상황을 감독하고, 필요한 교양을 실시하도록 하고 또한 지방경찰청장은 청원주를 지휘, 명령을 할 수 있도록 하며…" 내용은 지휘계통 이원화 혼란을 부를 우려가 있어, 대부분의 청원주들은 경비 효율성을 따져 청원경찰보다는 민간경비를 선호하는 실정이다. 최근 각종 보안검색 실패 사례가 발생하는 것은 검색요원의 전문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보안 검색요원의 역량을 일정한 자격제도로 향상시키면 항공보안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적인 인재확보 및 항공보안 교육체제가 마련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가칭)보안검색사자격증제도를 도입하면, 대학에서는 항공보안관련학과를 신설하는 등 항공보안 연구 및 전략개발로 인하여 훈련된 우수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사태의 발생은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정보 및 소통의 부재'에서 시작된 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공론화하여 문제의 핵심인 항공보안의 효율성을 위한 관점에서 해결 방안을 논의할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덧붙이는 글 | 황호원씨는 한국항공대학교 항공법학과 교수이자 항공보안포럼 위원장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의 뉴스 아이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