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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 책 표지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 우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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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동생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흔히 자폐아라고 하면 발달이 늦고 말이 어눌하고 어딘지 이상한 모습을 상상하기가 쉽다. 그리고 잘하는 건 아무것도 없을 거야, 항상 도와줘야 할 거야 단정하기가 쉽다.   하지만 이건 편견이다. 통합학급(일반 아이와 특수교육 대상자가 한 교실에서 수업하는 학급 형태) 담임교사도 맡아봤지만 자폐아든 발달 장애아든 그들도 나름의 생각이 있으며,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어 한다. 또한 잘하는 것도 많다. 그런데 어쩌다 그런 편견에 갇히게 된 걸까?

이 책 주인공 오로르는 11살로 엄마와 에밀리 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아빠는 엄마와 이혼 후 따로 살고 있지만 종종 아빠와 아빠의 애인 클로에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놀러 가기도 한다. 이런 오로르는 말을 못 하는 대신 아주 신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건 바로 사람들의 눈을 보면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것! 판타지스러운 설정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너무 억지스럽지도 않다. 시각과 청각이 좋지 않은 달팽이가 그 외의 온 감각이 발달한 것처럼, 오로르도 말을 못 하는 대신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발달한 것이니까.
  
오로르가 사는 세계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오로르와 오로르의 언니 에밀리, 에밀리의 친구 루시는 학교 친구 도로테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처지다. 게다가 루시의 어머니는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어 비만인 루시에게 모욕적인 말을 일삼는다. 또한 오로르의 가족과 루시가 괴물나라에서 만난 정원사 마무드는 얼굴에 있는 흉터 때문에 범죄자로 몰리기까지 했다. 이렇게 이 책은 이혼 가정, 학교 폭력, 가정 폭력, 분노조절 장애, 차별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렇다고 이 이야기가 마냥 어둡거나 우울한 것은 아니다. 바로 오로르가 신비한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오로르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참깨'라고 외치면 아무런 힘든 일이 없는, 평화롭고 행복한 참깨 세상으로 건너갈 수 있다. 그곳엔 오브라는 친구도 있고 항상 심술궂던 빵집 주인도 '안녕?'하며 인사하는, 웃음만 가득한 세상이다.
 
"그렇지만 잿빛인 데에는 좋은 점도 있어. 잿빛인 날이 많기 때문에 푸르른 날을 더 아름답게 느낄 수 있어. 밝고 행복한 날만 계속될 수는 없어. 잿빛도 삶의 일부야."
- 본문 224쪽

이 이야기가 유토피아만 그렸다면 그저 그런 유치한 동화쯤으로 전락하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 발을 붙이며 시련과 고난을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을 따스한 시선으로 이야기해 주고 있다. 루시가 도로테와 잔혹이들의 괴롭힘을 피해 도망쳤지만 결국 가족의 곁으로 돌아와 해피엔딩을 맞이한 것처럼, 도로테와 잔혹이 일당들이 진심으로 뉘우치고 사과의 말을 꺼낸 것처럼 세상의 불협화음도 아름다운 마음과 의지가 있다면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남들이 이상하다고, 틀렸다고 놀렸던 오로르가 있다!
 
"오로르, 그게 너야. 너는 늘 어둠을 사라지게 해."
- 본문 12쪽

오로르의 이름은 아침마다 해를 들어 올리는 오로르 여신에서 유래한 말로 햇살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저능아라고 놀림당하고 무시당하던 오로르는 실종된 루시를 찾는 데 지대한 공을 세운다. 바로 자신이 갖고 있는 신비한 능력,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이용해서. 우리가 현실에서 만나왔던 수많은 자폐아들, 발달장애아들, 장애인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사람들의 편견과 눈총에 움츠려있지만 알고 보면 특별한 재능을 안고 있는 이들. 그들도 축복받고 태어난 한 사람들일 뿐이다.

이 책의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아들이 그랬던 것처럼 자폐가 있다고 해서 한계를 두지 않는다. 오로르가 결국 경찰을 도와 잃어버린 루시를 찾은 것처럼, 그리고 일반 학교로 진학할 수 있었던 것처럼 오로르가 갖고 있는 자폐는 그저 하나의 증상일 뿐이다. 그리고 우리는 말할 수 있다. 자폐는 틀린 게 아니라 단지 다른 것뿐이라고. 또한 더 나아가 이 세상의 모든 편견과 싸우는 소외된 자들 또한 틀린 게 아니라 단지 다른 것뿐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사람들을 돕는다는 건 마법 같은 일이야"
- 본문 13쪽

조지안느 선생님은 사람을 돕는 것은 신비한 일이라고 말한다. 타인을 돕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다 마법 같은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한다면 오로르처럼 신비한 능력도 발휘할 수 있다.

오로르는 참깨 세상이 아닌 힘든 세상에서조차 슬프지도 불행하지도 않다고 한다. 자신은 정말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한다. 오로르 같은 동생이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오로르처럼 작고 여린 소녀가 꿈꾸던 참깨 세상을 함께 만들어나가고 싶다. 세상의 모든 불의를 극복하고 싶다. 오로르와 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꿔본다.  

덧붙이는 글 | 브런치 https://brunch.co.kr/@lizzie0220/106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더글라스 케네디 (지은이), 조안 스파르 (그림), 조동섭 (옮긴이), 밝은세상(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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