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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27일 서정춘 시인과 함께 선암사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순천 조계산에 자리한 선암사는 태고 총림이다. 선암사는 사찰 전체가 귀중한 유산이다. 선암사는 신라 529년 아도화상이 비로암터에 절을 세워 해천사라 했고 875년 도선국사가 선암사라고 했다.

천년 고찰로 여러 차례 중건했지만 원형 틀을 보존하고 있어 2018년 열린 42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산지 승원 세계 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선암사에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세 가지와 다른 사찰과 달리 존재하지 않는 세 가지가 유명하다. 
 
승선교 역사 문화적 가치로 보무롤 지정된 다리다.
▲ 승선교 역사 문화적 가치로 보무롤 지정된 다리다.
ⓒ 지규인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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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승선교(昇仙橋, 보물 제400호)

편맥나무 참나무 굴참나무 등 온갖 나무가 무성한 숲을 이룬 길을 걸어 올라가다 보면 1713년 호암화상이 6년에 걸쳐 완공했다는 승선교가 나온다. 승선교는 역사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1963년 보물 제400호로 지정되었다. 아름다운 무지개 다리 사이로 비치는 풍경이 절경이다. 승선교를 건너며 무심의 마음으로 되돌아가 겸손히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으리라.

2 돌담길 홍매화(천연기념물 488호)

고려시대 대각국사가 절을 중창할 무렵 심었다는 선암사 매화는 유명하다. 2007년  원통전 뒤편 600년 된 백매와 무우전 돌담길 홍매 두 그루가 천연기념물 488호로 지정되었다.

매화가 필 무렵 수많은 이들의 발길을 선암사로 모으던 돌담길 홍매화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몸에 새긴 채 이리저리 구부러진 자태로 열매 몇 알을 달고 있었다. 다듬고 다듬은 시상을 단 몇 줄로 절창으로 엮어내 동담길 홍매화를 닮은 서정춘 시인과 일행은 돌담길 매화나무를 배경삼아 기념 사진을 찍었다.
  
선암사 보물 뒷간 선암사 뒷간은  문화재로 지정된  아름다운 화장실이다.
▲ 선암사 보물 뒷간 선암사 뒷간은 문화재로 지정된 아름다운 화장실이다.
ⓒ 이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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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선암사 뒷간(전남문화재자료 214호)

유홍준 교수가 선암사 제 1의 보물이라고 칭한 선암사 뒷간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우소로 유명하며 지방문화재 214호로 로 지정되어 있다. 목조로 된 건물 경관은 빼어나게 아름답고 독특하다.

편액은 'ㅅ간 뒤'로 표기되어 있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어야 한다. 뒷간에 들어가 보니 문 안에 두 세 개의 뒷간이 옆 칸막이만 되어 있고 앞으로 닫는 문이 없다. 앞으로 바람을 마주할 수 있고 조심스레 쭈그리고 앉아 아래를 내려다 보니 천길 낭떠러지처럼 깊었다.

왕겨와 종이들이 뒤섞여 깊은 언덕을 이루고 있는 형상은 기이했다. 인간의 오욕칠정, 인간의 끝간 데를 모르는 욕망의 덩어리들이 뒷간 천길 낭떠러지에 떨어져 있는 듯 했다. 음식을 소화시키고 난 찌꺼기를 내보내 풀과 나무와 벌레를 키우듯 인간이 덜어낸 욕망의 터에서도 살리고 공생하는 자양분이 생겨나면 좋겠다.

선암사/ 정호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일행은 운좋게도 스님들이 법고 치는 소리도, 목어치는 소리도 범종 치는 소리도 들을 수 있어 더욱 기억할 만한 시간이 되었다.

곳곳에 기억할 만한 소중한 역사의 흔적과 문화유산이 가득한 선암사에는 일반 사찰에 있는 '사천왕상', '주련', '어간문'이 존재하지 않는다. 장군봉인 조계산 자락이라 사천왕상을 세우지 않았고 깨달은 후에는 말이 필요없으니 '주련'을 달지 않았고 깨달음을 구하는 자 모두 자신을 낮추라는 의미로 스님이 드나드는 '어간문'을 따로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 선암사에 발을 들이는 순간 사람들은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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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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