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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퀴어퍼레이드. 도로 배경과 다양한 옷과 분장을 한 캐릭터들이 마치 실제 퀴어퍼레이드를 연상케한다.
 온라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퀴어퍼레이드. 도로 배경과 다양한 옷과 분장을 한 캐릭터들이 마치 실제 퀴어퍼레이드를 연상케한다.
ⓒ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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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 대신 인스타그램에 길이 만들어졌다. 코로나19도 퀴어 퍼레이드를 막을 순 없었다.

매년 6월 경에 서울 중구 시청광장에서 열리던 퀴어퍼레이드(서울퀴어문화축제)가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8월 말~9월 말로 연기됐다. 하지만 온라인 상으로 자리를 옮겨 퀴어퍼레이드가 열리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23일 미디어 스타트업 '닷페이스'는 '우리는 없던 길도 만들지'라는 이름의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웹페이지를 만들어, 갖가지 아이템을 이용해 자신의 캐릭터를 꾸밀 수 있게 했다.

다 만든 자신의 캐릭터를 이미지로 저장한 후, 저장한 이미지를 #우리는없던길도만들지 #온라인퀴퍼 #닷페이스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참가' 완료다. 해시태그를 클릭하면 행진에 참여하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참가자들이 올린 사진이 해시태그를 통해 연결되면 마치 실제 퀴어퍼레이드에서 행진하는듯한 광경이 연출된다. 독특하고 개성 있게 꾸민 캐릭터들이 줄지어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 퀴퍼가 화제가 되자 직접 캐릭터를 제작해서 올려서 주목을 받는 이들도 생겨났다.

#우리는없던길도만들지
 
온라인 퀴퍼 사이트 pride.dotface.kr의 초기 화면
 온라인 퀴퍼 사이트 pride.dotface.kr의 초기 화면
ⓒ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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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도 캐릭터를 만들어봤다.
 기자도 캐릭터를 만들어봤다.
ⓒ 온라인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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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페이스가 온라인 퀴어퍼레이드를 열겠다고 밝힌 지 사흘째인 25일, 온라인 퀴퍼에는 약 2만 6천명이 참가했다. 민주노총,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여성환경연대, 성소수자부모모임 등 수많은 단체들도 함께 하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참가자들은 닷페이스의 아이디어를 칭찬하는 한편, 각자 하고 싶은 말이나 구호를 남기고 있다. 

한편 퀴어퍼레이드에 매년 등장해서 집회를 방해하는 이들은 온라인 상에도 등장했다. 퀴어 운동에 비판적인 일부 세력이 '젠더 박살' '자매들이여 여혐 퀴어에서 탈출하라'와 같은 성소수자 비하성 문구를 해시태그에 포함시키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이다.

이에 닷페이스 측은 지난 24일 "차별과 혐오과 담긴 게시물을 의도적으로 업로드하는 행위를 중단하기를 단호히 말씀드린다"라며 "혐오 표현 게시물에 닷페이스가 기획한 행사의 해시태그를 다는 것은 닷페이스와 행사에 함께하는 분들이 들은 노고와 취지에 명백히 반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번 온라인 퀴어퍼레이드를 기획한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6월마다 퀴어문화축제가 부스에 참여하거나, '특집 기획'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올해는 퀴퍼가 없어서 아쉬웠다"라며 "온라인으로 해볼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나이키 에어맥스 줄서기'를 참고해서 만들게 됐다"며 기획 취지를 밝혔다. 

조 대표는 "해시태그 캠페인을 통해 길의 형태로 보이게 하는 것이 온라인 퀴퍼에 잘 어울다고 생각했다"며 "배경은 광화문의 도로를 참고했고, 디자이너가 지난해 퀴퍼에서 광화문 광장에서 시청광장으로 가던 장면을 모티브로 삼았다"고 밝혔다.

'혐오성 포스팅'에 관련해서 그는 "처음에는 참가하시는 분들이 불쾌하실까봐 걱정했다"며 "하지만 많은 분들이 '아예 다른 행진으로 덮어버리자'는 말을 하면서 더 많이 참여해주시는 걸 보고 '현실 고증'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게 되었다"고 밝혔다.

 

태그:#온라인퀴퍼, #퀴퍼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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