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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5월 28일, SNS에 '신림동 강간 미수 영상'이란 제목의 CCTV 화면이 공개돼 충격을 줬다. 영상에는 귀가하는 여성을 쫓아가 집에 침입하려는 한 남성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2019년 5월 28일, SNS에 "신림동 강간 미수 영상"이란 제목의 CCTV 화면이 공개돼 충격을 줬다. 영상에는 귀가하는 여성을 쫓아가 집에 침입하려는 한 남성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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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28일 서울 신림역 5번 출구 앞. 조아무개씨는 여기서 술에 취한 여성의 뒤를 약 200m가량 쫓았다. 조씨는 이 여성의 원룸 현관문 앞까지 따라갔다. 이때 여성이 1초 빨랐다. 문이 잠기는 것을 막는 데 실패한 조씨는 그 자리에서 수차례 현관문을 열려고 시도했다. 문을 두드리거나 손잡이를 돌렸고, 휴대전화로 현관문 도어록을 비추면서 비밀번호를 알아내려고 했다. 그렇게 약 10분을 서성인 뒤에야 발길을 돌렸다.

피해자 여성은 이 사건 이후 상당한 정신적인 충격을 받고, 불안감 등으로 집에 들어갈 수 없었다.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이다.

25일 대법원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위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아무개(31)씨에게 주거침입은 유죄로, 강간미수는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이 1심, 2심(항소심) 판단과 달리 강간미수를 유죄로 판단할지 관심이 모였지만, 대법원은 항소심 판단을 존중했다. 조씨에게 주거침입죄에 따른 징역 1년이 최종 확정됐다.

법원도 위험성 인정했지만...

대법원이 조씨에게 강간미수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이유는 조씨가 강간을 행하려 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조씨 행동의 위험성을 인정한 바 있다.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할 의도로 위와 같은 행동을 하였다는 의심이 전혀 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성범죄의 불안이나 공포를 야기한 사실만으로도 피고인을 엄히 처벌할 수밖에 없다"라고 판시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그와 같은 행위만으로 법률상 강간죄를 범하려는 구체적이고도 분명한 의도가 있었다는 점이 명백하게 증명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밖에 당시 피고인이 강간의 범의를 직접적으로 추단할 만한 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고 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사회적 엄벌 요구가 있다거나 성폭력 범죄라는 이유만으로 검사의 증명 책임 정도를 낮춰선 안 된다"면서 "강간 미수의 경우 '강간'이라는 범행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던 점에서 범죄로 구성할 수 있는 피고인 행위는 비전형적이면서 매우 다양할 수 있다"면서 1심 판단을 존중했다.

이날 대법원도 "피고인이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후 피해자를 강간 또는 추행하려다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는지 여부에 대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2심)의 판단에 대해 (중략)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라고 판시했다.

"스토킹 처벌 필요" 목소리도  

스토킹 범죄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씨의 이같은 행위는 소위 스토킹에도 해당될 가능성이 높지만, 처벌 받지 않았다. 스토킹 범죄 처벌법이 없기 때문이다.

김현아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이사)는 "주거침입죄가 적용됐음에도 실형까지 나왔다. 이는 재판부도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높게 처벌했다는 의미로 읽힌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가해자가 스토킹하듯 피해 여성을 따라간 것까지도 제대로 반영해 처벌이 이뤄져야 하지 않았나 싶다. 현재는 이를 처벌할 수 있는 법이 없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도 "일반적으로 여성의 집까지 뒤쫓았다는 행위에는 성적 목적이 다분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하지만 현행법상 스토킹 처벌은 10만 원 이하의 벌금(경범죄)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해자가 여성을 뒤쫓는 행위에 대해서도 규제하는, 소위 스토킹범죄 처벌법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1999년부터 스토킹 처벌법 제정 논의가 이어졌지만, 아직까지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법무부는 오는 30일 스토킹의 처벌수위와 수사 조직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스토킹 처벌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스토킹 범죄를 저지를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흉기 등을 사용할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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