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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일들은 한 5년 10년 정도 하면 장인까지는 아니더라도, 제법 능숙한 기술자는 될 수 있잖아. 그런데 아이 키우는 건 1년을 하든, 5년을 하든 전혀 늘지가 않는 것 같아. 뭘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모르겠어. 너무 어려워."

언젠가 내 아이 또래의 딸을 키우고 있는 친구와 만나 수다를 떨던 중, 한숨과 함께 새어 나온 고민이다. 정말 그렇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너무 어렵고,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이가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면 아무 걱정 할 게 없었는데, 올해 6살이 된 아이가 갑자기 한글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가 한글에 관심을 갖고 배우고 싶어 하니 엄마로서 당연히 반가운 일이긴 하지만, 한글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어떤 교재로 시작해야 하는지, 등등 고민이 많아진다. 게다가 옆집 누구네는 올해부터 학습지를 시작했다더라, 누구는 다섯 살인데 벌써 한글을 읽고 구구단을 외운다더라, 하는 이야기들은 나를 더 불안하게 한다.
 
타인을 비교 대상으로 삼으면 모든 게 무너집니다. 다른 아이들을 보면서 불안해하지 마세요. (…) 타인이 기준이 된다는 건 '끝이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비교 대상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어디까지 따라갈지, 무엇이 맞는 길인지, 실패하면 어떻게 될지, 잘되면 또 무엇을 해야 할지 도무지 끝을 알 수 없는 기준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집니다. 그렇게 되면 부모와 아이 모두 쉽게 지칩니다. 아무리 많은 것을 해도 만족에 이르기 어렵습니다. (275쪽)
 
 <아이와 나는 한 팀이었다>, 최성현 지음, 위즈덤하우스(2020)
 <아이와 나는 한 팀이었다>, 최성현 지음, 위즈덤하우스(2020)
ⓒ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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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나는 한 팀이었다>의 저자 최성현은 부모들이 '비교가 최악의 멘토링임을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이유'는 '아이가 잘 되기를 바라는데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는 모르겠고, 마음은 조급하고, 결국 아이를 자극하는 가장 쉬운 방법인 비교를 택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의 부모 역시 나와 동생 또는 나와 '엄친딸'들을 비교하며 그들의 사례를 통해 내가 자극받기를 원했고, 지금의 나도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지만 속으로는 끊임없이 다른 집 아이들과 내 아이를 비교하며 불안해한다. 비교하면서 불안해하고, 스스로 자책하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와 나는 한 팀이었다>는 자녀를 5개 명문대에 동시 합격시키고, 현재 입시 상담소 에듀맘 멘토링 대표를 맡고 있는 최성현이 쓴 책이다. MBC에서 방영 중인 에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공부가 머니?>에 컨설턴트로 출연하기도 했던 그는 이 책을 통해 초등 자녀 교육에 대한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고 있다.

저자가 다년간의 진로 컨설팅을 통해 얻은 깨달음은 자녀 교육에 앞서 '부모와 아이의 관계의 회복'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상담받으러 온 학부모 차량이 도착하면 일부러 마중을 나간다고 한다. 차를 타고 내리는 부모와 아이의 모습이 상담의 중요한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가령 뒷좌석에서 심드렁하게 혹은 잔뜩 굳은 표정으로 내리는 아이를 볼 때, '이 아이는 엄마와의 소통을 거부하는구나'라는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뒷좌석에 앉자마자 잠든 척을 하거나 이어폰을 꽂는 건 피곤하거나 음악이 듣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엄마(아빠)랑 대화하기 싫어'라는 강렬한 사인이지요.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자신감이 넘쳐서 부모와 더 많은 소통을 원하는 아이라면, 굳이 먼저 요구하지 않아도 옆자리에 앉고 눈을 마주치고 대화하려 할 겁니다. (5쪽)

아이가 어릴 때에는 그저 세심하게 아이의 행동과 표정을 관찰하는 것으로도 충분하지만, 아이가 초등학생 이상이 되면 대화를 통한 소통이 꼭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아이와의 대화가 거부감 없이 순조롭게 이루어져야지만 아이가 '뭘 원하는지,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고, 바로 거기서부터 아이의 '미래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첫걸음'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더 잘 하도록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부모가 '확고한 교육관'을 세우고 일관성 있게 앞으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야 아이도 부모를 믿을 수 있고, 부모도 이런저런 유혹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이 노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생각이 많아진다. 나의 생활 반경이 넓지 않은 탓에 아이의 세상이 딱 나의 생활 반경에 한정되어 있는 건 아닐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아이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 주고 싶고, 많은 가능성들을 말해주고 싶은데, 나의 세계가 편협하여 아이의 시야를 넓혀주지 못할까 봐 걱정이 앞선다.

'부모는 목적지를 정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지도를 그려주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부모에게도 독서가 꼭 필요한 이유다. 아이에게만 책을 읽으라고 할 게 아니라 부모도 책을 읽어야 한다.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세계는 한정되어 있으므로 독서를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다양한 관점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내 아이에게 다양한 길이 그려져 있는 지도를 만들어 줄 수 있을 테니까.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자녀 교육의 큰 틀은 이미 우리도 알고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우리가 진짜 알고 싶은 것은 '디테일'이다. 예를 들어 '공립초'와 '사립초'의 선택 기준이라든지, 연령별, 수준별 국/영/수 추천 교재 같은 것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5~6세 또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실용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간섭'과 '방임' 사이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부모들이 한 번쯤 읽어봐도 좋을 책이다.

아이와 나는 한 팀이었다 - 성적의 가속도를 올리는 엄마 아이 팀워크

최성현 (지은이), 위즈덤하우스(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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