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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유니온이 주최하는 '플랫폼, 노동의 배신' 연속강연 제3강에서 이승윤 교수(중앙대 사회복지학과)가 '사회보험은 액화노동을 담아낼 수 있을까'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라이더유니온이 주최하는 "플랫폼, 노동의 배신" 연속강연 제3강에서 이승윤 교수(중앙대 사회복지학과)가 "사회보험은 액화노동을 담아낼 수 있을까"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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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유니온과 알바연대, 플랫폼유니온(준)이 함께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 확대 방안에 대해 모색하는 '플랫폼, 노동의 배신' 연속강연 3강이 열렸다.

1강 "플랫폼 노동, 자발적 자기착취... 기업은 책임 벗어나려 해"
2강 "배달앱, 지자체가 공공방식으로 운영해야"

22일 진행된 제3강은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승윤 교수가 '사회보험은 액화노동을 담아낼 수 있을까'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승윤 교수는 "복지국가는 가진 자와 안가진 자와의 투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실직자를 인터뷰 하려고 했는데 구하기가 어렵다더라"면서 "실직의 여부가 어려움이 아닐 정도로 불안정한 사회"라고 말했다. 또 "4차 산업혁명이 불안정 노동을 양산할 것"이라면서 "착취 구조가 가속화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승윤 교수는 "플랫폼경제는 노동시장에서는 개인들이 서약 정도의 형태로 독립계약을 맺으며 단기성의 일을 하고, 순식간에 '고용과 해고'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라면서 "이러한 교환을 중개하는 플랫폼기업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엄청나게 그 수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본주의가 산업자본주의에서 금융자본주의를 거쳐 디지털자본주의로 변화해왔다"면서 "예전에는 노동력이 가치를 창출했다면, 지금은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이 그것을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여기에서 복지국가의 역할이 무엇이냐? 자본주의가 변하면서, 복지국가도 진화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승윤 교수는 "디지털자본주의(Digital Capitalism)시대에 와서 전통적 생산요소인 노동, 토지, 자본이 액화노동(Melting-labour), 가상토지(Virtual land), 데이터 자본(Data capital)으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가상토지'는 플랫폼으로써 플랫폼 소유주의 독점화의 가능성이 높고, '데이터자본'이라는 것은 데이터가 곧 자본이라는 것을 뜻한다. '액화노동'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승윤 교수는 "훈련비용 등 이전에는 기업들이 부담하던 고정비용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만으로 이렇게 기업들이 많은 이윤을 얻어도 되는가? 나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공공영역에서도 그렇고 하청노동시장이 빠르게 발전했다"면서 "우리나라는 하청기업이 더 저렴한 곳으로 계속 교체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원청기업과 하청기업의 관계가 비교적 긴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윤 교수는 "플랫폼 배달노동자 같은 경우, 근로자성과 종속성이 상당히 높았다"면서 "왜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고용보험의 한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돈을 떼인 노동자분들, 노동운동활동가분들과 술을 먹다가 반드시 싸우자고 이야기 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다음날 6시 노동자 1명, 활동가 1명, 그리고 나 이렇게 3명이 나왔더라"면서 "40명이 돈을 떼였는데 그랬다. 다른데로 일을 나간 것이다. 그렇게 돈을 받으려고 싸우는 시간에 다른 일을 나가는 게 나았던 것이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노동자의 협상력이 매우 낮은 반면, 시장소득의 한계효용은 매우 크기 때문"이라면서 "보다 안좋은 일자리로 다시 진입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윤 교수가 '유럽인들의 70%이상이 기본소득제에 찬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 그래프를 발표하고 있다.
 이승윤 교수가 "유럽인들의 70%이상이 기본소득제에 찬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 그래프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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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교수는 "기존의 사회보장제도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면서 "코로나를 겪으면서 '뭔가 더 해야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러피안의 70% 이상이 기본소득에 동의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기본소득제 도입 찬반이 찬성 48.6%, 반대 42.8%로 팽팽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사회보험이 액화노동을 담아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해결책으로 '참여소득보장제'를 들었다.

이승윤 교수에 따르면 '참여소득보장제'는 근로연령대의 모든 개인에게 참여소득수준을 보장하는 기본적 소득보장(basic income guarantee)이면서 동시에 노동시장에서 근로활동을 하는 임금노동자에서부터 일감을 찾는 구직자, 플랫폼노동자, 자영업자, 그리고 가격이 매겨지지 않는 돌봄노동자 등, 인간의 모든 다중활동을 인정하고 이들의 소득이 무조건적으로 참여소득선 이하가 되지 않도록 보장하고, 또한 다양한 일을 '일'로 인정하는 것과 동시에 정부가 일자리보장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또 '참여소득보장세'가 소득세 방식으로 부과되어 시장소득의 격차를 완화시키면서도 근로유인에 대한 영향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승윤 교수가 주장한 참여소득보장제의 하나의 예시
 이승윤 교수가 주장한 참여소득보장제의 하나의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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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하나의 예시를 들었는데, 공제기준선을 연간소득 2100만 원으로 했다. '월 200만 원만 벌어도 참여소득세로 인해 소득이 줄어드는 것'과 관련해서 이 교수는 "여러 곳에서 발표를 했는데, 학자분들 한테는 경직, 정부에서는 반응이 좋았다"면서 "아빠가 저만큼 받지만, 전업주부인 아내와 자녀가 각각 360만 원씩 받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똑같거나 오히려 더 많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승윤 교수는 "기존의 사회적 보호시스템 및 유럽복지국가에 대한 신화화에서 벗어나, 한국의 노동시장의 실정에 맞는 새로운 복지체제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플랫폼노동자나 액화노동자의 경우 어떻게 연대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묻는 질문에는 "개개의 노동자들이 얼마나 주권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그간 쓸모없는 일이라고 여겨지던 가사노동 같은 일들이 지나치게 저평가 되어 있어서 이에 대한 담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확대 방안에 대해 모색하는 연속강연 '플랫폼, 노동의 배신'은 다음주 마지막 강연을 남겨두고 있다. 마지막 시간은 노동운동과 관련한 강연에 열릴 예정이다.
 
라이더유니온이 주최하는 플랫폼, 노동의 배신 연속강연 포스터
 라이더유니온이 주최하는 플랫폼, 노동의 배신 연속강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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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청정뉴스>에도 송고합니다.


태그:#라이더유니온, #플랫폼노동, #알바연대, #플랫폼유니온, #플랫폼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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