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는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인 폴란드 U-20 FIFA월드컵'에서 남자 축구 역사상 첫 준우승을 차지하는 신화를 썼다. 이 같은 놀라운 업적을 거두는 데에는 18세의 나이로 7경기에서 2골 4도움을 기록한 '골든보이' 이강인(19)의 활약이 컸다. 

결국 이강인은 이 같은 발군의 활약으로 이례적으로 준우승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FIFA 주관 대회에서 영광스러운 골든볼(MVP)을 수상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사실 2000년대 이후 U-20 FIFA월드컵 골든볼 수상자는 곧 '슈퍼스타'라는 등식과 비례한다.

따라서 2005년 골든볼 수상자인 아르헨티나 출신 리오넬 메시(33. FC 바르셀로나)를 비롯하여, 2007년 세르지오 아구에로(32.맨체스터 시티)는 물론 2013년 잉글랜드 폴 포그바(27.맨체스터 Udt) 등이 세계적인 '슈퍼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이에 2019년 수상자인 이강인 역시 차세대 유망주로 주목받으며, 2년 연속 세계 최고 유망주 상 후보에 이름을 올려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이강인은 골든볼 수상 이후 허벅지와 발목 등에 잇달아 부상을 입으며 소속팀 발렌시아에서 경기 출전에 어려움을 겪음과 동시에 입지도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런 이강인이 지난 19일 약 4개월 만에 2019~2020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9라운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스페인 마드리드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경기장)로 후반 31분 교체 출전했으나, 13분 만에 퇴장을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이강인의 퇴장은 실로 아쉬움이 크다. 이는 쉽게 찾아오지 않던 경기 출전 기회를 스스로 외면한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이강인에게 필요한 건 경기 출전으로 폴란드 U-20 FIFA월드컵에서와 같은 발군의 기량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록 교체 출전이었지만, 이강인이 세계 최고 클럽팀 중 하나인 레알 마드리드 전에 나섰다는 것은 의미가 컸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주특기인 패스와 드리블 슈팅 등을 앞세운 경기력을 펼쳐 보이기도 전에 오히려 퇴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경기장을 떠나는데 그쳤다. 이는 이강인에게는 오점이 아닐 수 없다. 이는 향후 이강인의 행보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경기출전 기회를 다시 얻을 수 있을지부터 의문이다.    

이강인이 새겨야할 교훈

이강인과 같은 영건은 경기에 꾸준히 출전해야만 성장할 수 있다. 만약 경기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면 경기력 저하로 인한 성장에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강인은 이 점을 직시하고 이번 퇴장건에 대한 각성과 더불어 심리적으로도 평정심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그렇지 않고 퇴장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며 경기 출전에 대한 간절함과 심적인 조급함 속에 의욕만 앞세우면, 더 큰 시련을 겪게될 수도 있다. 이강인은 그동안 프리메라리가 정규리그에서 12번 출전했다. 이는 U-20 FIFA월드컵 골든볼 수상자로서 결코 만족스럽지 않은 횟수다. 

이는 부상을 논하기 전에 단적으로 팀내 경쟁에서 우월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강인은 이번 퇴장건을 큰 충격으로만 받아들이기보단 또 다른 기회이며 정신적으로도 성숙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성이 있다. 

분명 백전노장 세르히오 라모스(34.스페인)에게 가한 태클 반칙은 의심의 여지없이 퇴장이 당연한 반칙이었다. 과도한 행동으로 추가 징계까지 예상됐지만 천만다행으로 이강인은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는데 그쳤다. 이는 이강인에게 또 다른 기회 부여가 아닐 수 없다. 다만 이강인이 이를 성장의 계기로 받아들이려며, 우선 겸손해질 필요성이 있다.

이강인은 U-20 FIFA월드컵 골든볼 수상자이긴 하지만, 큰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춘 레벨의 선수급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배운다는 자세의 마음 가짐이 중요하다. 그 예로 백전노장 세르히오 라모스가 펼친 플레이는 이강인에게 '타산지석'이 아닐 수 없다.

선수는 간절함과 의욕만 가지고는 경기를 뛸 수 없다. 경험에 의한 노련함도 갖춰야만 한다. 지금 이강인에게 무엇보다 요구되는 것은 겸손함 속에 배운다는 자세와 더불어 어떠한 플레이 상황에서도 이를 단호하게 마무리 할 수 있는 준비와 집중이다. 그래야만 이강인은 지속적인 경기 출장에 의한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고 퇴장으로 인한 가치 퇴색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강인은 아직 만 19세의 나이로 미래가 촉망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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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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