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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빅데이터 플랫폼 운영기업인 더존비즈온을 방문, 데이터와 AI를 접목한 혁신 서비스를 개발하는 직원들과 차담회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빅데이터 플랫폼 운영기업인 더존비즈온을 방문, 데이터와 AI를 접목한 혁신 서비스를 개발하는 직원들과 차담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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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기관의 '대통령 지지율'에는 통상 세 가지 의미가 담긴다. 첫째, 실제로 국정운영을 잘한다. 둘째, 앞으로 잘할 것 같은 기대가 있다. 셋째, 특별한 이유 없거나 다른 대통령보다 낫다. 이처럼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 대통령 지지율은 임기 초반일수록 높다. 잘할 것 같은 기대감이 담기기 때문이다. 기대는 일종의 '거품'이다. 반면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거품은 꺼지기 마련이다. 임기 말 지지율 급락은 기대가 빠져나기 때문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역대 대통령들도 모두 임기말 레임덕에 시달렸다. 임기 5년 차 외환위기를 맞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4년 차 후반 국정농단 촛불에 직면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지율이 10% 전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무난하게 임기를 마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도 임기말 10∼20%를 오갔다. 임기중반 탄핵과 열린우리당 창당 등 우여곡절을 겪은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임기 말 극심한 레임덕에 시달렸다. 

최근 대통령 지지율은 복지·코로나19 영향... 북한이슈 인한 '급락' 없을 듯 
 
19일 오후 경기도 파주 일대에서 바라본 남북경계의 북한 초소에서 초병이 근무를 서고 있다.
 19일 오후 경기도 파주 일대에서 바라본 남북경계의 북한 초소에서 초병이 근무를 서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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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4년 차 1분기를 통과하고 있다. 문 대통령 6월 3주 긍정평가는 55%를 나타내고 있다(한국갤럽 자체, 16~18일 1001명 대상,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응답률 12%, 자세한 개요는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한국갤럽 홈페이지 참조). 비슷한 시기에 40% 중반으로 최고를 기록했던 MB보다 10%p가량 높은 수준이다.

1주 전 같은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에 비하면 문 대통령 지지율은 5%p 떨어졌다. 지난 16일 북한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은 복지정책·코로나19 대응 때문이다. 5월 3주 정부 출범 3년 분야별 정책 평가에서 코로나19 대응이 85%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복지정책(69%), 외교정책(56%) 순이다. 대북정책은 40%로 가장 낮았다(한국갤럽 자체, 5월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 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 응답률 13%).

임기초반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을 거치며 문 대통령 지지율은 70∼80%를 오가기도 했다. 그 뒤 우리 정부의 각종 대화제의에도 북한은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남북·북미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진 것이다. 미국도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아 대화재개 여부도 불투명하다. 어쨌든 북한이슈로 문 대통령 지지율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총선 이후, 진보 늘고 보수 줄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국민 이념성향과 연관이 있다. 진보성향이 늘고 보수성향이 줄면 긍정평가가 늘어난다. 반대로 진보성향이 줄고 보수성향이 늘면 긍정평가가 줄어든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 국면과 21대 총선 이후 두드러진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총선 이후 71%에 달하기도 했는데 대략 진보성향-보수성향 격차가 가장 컸던 시기와 일치한다.

코로나19와 총선을 거치면서 '진보사회'가 가속화하고 있다. 이념성향 '보수'는 위축되고 있는 반면 '진보'는 30% 전후를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이전 2월 2주에는 보수, 진보가 각각 27.2%, 27.3%를 나타내 균형을 이뤘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3월 2주부터 6월 2주까지 보수는 24.6%에서 21.8%로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진보는 30% 전후를 꾸준하게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이 크게 승리한 것도 진보화를 부추기는 원인으로 풀이된다. 2016년 촛불 이전에는 보수가 35% 내외로 '기본적으로 보수사회'였던 것에 비하면 이제 우리 사회는 '기본적으로 진보사회'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국민 이념성향 변화 추이.
 국민 이념성향 변화 추이.
ⓒ 한국갤럽 자료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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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진보화는 '세대효과' 때문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세대는 나이가 들어도 변하지 않는 속성을 지닌다고 한다. 과거 386세대가 20년이 지난 지금 586그룹이 돼도 진보적 색채가 유지되는 이치와 같다. 나이가 들면서 일부 변하는 세대 단위도 있다. 대다수는 크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보세대가 대거 사회 중추로 편입되면서 국민 이념성향에서 보수가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연대와 협력이 부쩍 강조되고 있다. 긴 시간 자가격리와 자발적 방역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연대와 협력은 진보 가치와 맞닿아 있다. 긴급재난지원금 등 복지확대 정책도 진보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긴급재난지원금과 같은 보편적 복지제도는 10∼20년 전이라면 반대가 훨씬 많았을 사안이다. 지금은 찬성 여론이 상당히 높게 형성돼 있을 뿐만 아니라 기본소득 논의로 활성화되고 있다.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도 진보성향이 유지되고 있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6월 3주 진보는 29.7%로 전주와 비슷하다. 다만 보수는 전주(21.8%)에 비해 다소 오른 25.2%를 나타냈다(한국갤럽 자체, 16~18일 1001명 대상). 중도에서 빠진 만큼 보수가 오른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진보성향이 보수를 상당히 앞서고 있다. 이는 앞으로도 문 대통령 지지율이 유지될 수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60대 지지율, 부정보다 많은 '긍정'... 일시적 추세일까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광주 MBC와 인터뷰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5.18 40주년 인터뷰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광주 MBC와 인터뷰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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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이상의 긍정평가 선회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고공행진의 한 원인이다. 총선 전에만 해도 60대 이상에선 부정평가가 더 많았다. 총선 이후엔 긍정평가가 부정을 앞섰다. 60대 이상 문 대통령 지지율은 한때 20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6월 3주 60대 이상 문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47%를 기록해 부정평가(41%)를 앞질렀다(한국갤럽 자체, 16~18일 1001명 대상).

60대 이상은 보수정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분류돼 왔다. 특히 75세 이상은 한국전쟁과 극심한 가난, 박정희 대통령, 산업화를 경험했다. 보수정당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다. 60세∼75세 전후는 압축적 산업화세대로 세분화되기도 한다. 일부는 기득권으로, 일부는 가난한 노인으로 다수가 보수정당을 지지해왔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노인들의 보수정당 지지는 심리적 현상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소득이 적은 사람들이 공화당에 투표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더불어민주당은 미래통합당보다 복지확대, 빈곤층 구제, 노인일자리에서 훨씬 전향적이다. 60대의 문 대통령 지지 선회가 추세인지, 일시적인지 아직은 분명하지 않다. 다만 60대의 변화요인도 있다. 상대적으로 젊고 진보적인 50대가 60대로 유입되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어느 정도 약화시켰을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 레임덕 수준에 대해선 여러 주장이 엇갈린다. 50%에서 대통령 득표율, 25%∼35%로 추정되는 양 진영 콘크리트 지지율 등 다양한 기준이 제시된다. 2017년 문 대통령 득표율은 41%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레임덕 없이 40% 최소 내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기대' 또는 '거품'이 빠질 시기에도 유지되는 높은 지지율, 대북정책에 대한 평가가 지지율에 끼치는 영향이 낮다는 점, 우리 사회의 진보화, 60대의 변화 등이 그 이유로 꼽힌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엄경영씨는 시대정신연구소장입니다.


태그:#문재인,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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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연구소 소장 또바기뉴스 발행인 자유기고가 시사평론가 국회, 청와대, 여론조사기관 등에서 활동 북한대학원대학교 박사과정 수료 연대 행정대학원 북한·동아시아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중문학과 졸업 전북 전주고등학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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