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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부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기억의터(위패관) 개관식이 열린 가운데,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들이 현장을 돌아보고 있다.
 19일 부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기억의터(위패관) 개관식이 열린 가운데,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들이 현장을 돌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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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근대 산업화 시대의 성과를 자화자찬하는 '산업유산정보센터' 건립을 통해 "조선인 강제징용은 없었다"며 또 다시 과거사를 왜곡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9일 부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기억의 터'에서 만난 815위의 강제동원 피해자(희생자) 위패는 일제가 벌인 만행의 생생한 증거였습니다. 피해자 위패를 보며 눈시울을 붉힌 유가족들은 "역사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호소합니다.

과거 지우려는 일본에 맞서 진실을 기억하는 곳

일본 큐슈의 나가사키항 앞 하시마(일명 군함도) 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일본 정부가 지원하는 일반재단법인 산업유산국민회의는 최근 도쿄에 산업유산정보센터라는 전시관을 완공했습니다. 지난 2015년 7월 세계유산위원회 결정에 따른 것이었죠.

당시 위원회는 일본이 벌인 강제징용과 노역 등의 어두운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사토 쿠니 전 주 유네스코 일본 대사도 이를 수용했습니다.

"1940년대 일부 시설에서 수많은 조선인이 동원돼 가혹한 조건 하에서 강제로 노역하는 등 이런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조치할 준비가 일본은 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15일 일반 개관에 들어간 전시관은 또 다른 역사왜곡의 현장이 됐습니다. 입구 등 아주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내용이 강제동원 사실을 부정하는 증언과 전시물로 채워졌습니다. "하시마섬에서 조선인이 학대를 받았다는 이야긴 듣지 못했다" "강제동원이 아니었다" 등의 식입니다. 당연히 희생자를 기리는 일본 정부의 추모는 없었습니다.
 
 19일 부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위패관 '기억의터' 개관식이 열렸다.
 19일 부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위패관 "기억의터" 개관식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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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부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기억의터(위패관) 개관식이 열린 가운데,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들이 현장을 돌아보고 있다.
 19일 부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기억의터(위패관) 개관식이 열린 가운데,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들이 현장을 돌아보고 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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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일본의 국가총동원법으로 강제동원 당했던 희생자의 위패가 19일 부산에 모셔졌습니다. 이들은 일본 본토는 물론 사할린, 중국, 필리핀, 동아시아 곳곳으로 끌려가 석탄을 캐고 전쟁물자를 생산하는 데 동원됐지만, 해방 이후에도 돌아오지 못한 조선인들입니다.

이들의 숫자는 무려 782만여 명. 1942년 기준 조선총독부 통계연보는 당시 조선의 인구가 2600여만 명이라고 기록하고 있으니, 약 4명 당 1명꼴로 강제동원된 셈입니다. 이들 대다수는 고된 노동으로 목숨을 잃거나 비밀유지를 위해 집단 학살을 당하기도 했고, 아니면 뱃삯을 구하지 못해 일본에 남아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유골조차 없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우리가 전쟁범죄의 증거다'

최근 들어서야 추모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들은 그동안 잊힌 존재였습니다. 이제야 조성한 위패관에서 눈물을 흘리는 유가족의 모습을 보며 '강제징용' 역사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이유를 깨닫습니다.

치매에 걸린 광주의 한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 모습은 더 가슴 아픈 현실입니다. 아버지를 보냈던 4살의 아들은 이제 80살 백발의 할아버지가 되어 점점 과거의 기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그 기억은 남은 우리가 반드시 잊지말고 되새겨야 합니다. 우리 정부와 재단이 위패관의 이름을 '기억의 터'라고 지은 이유입니다. 

강제동원 조선인들의 한 맺힌 넋이 담긴 이 위패가 도쿄에 만들어진 일본의 '가짜역사 전시관'을 향해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로 너희가 벌인 전쟁범죄의 증거다.'

이날 모인 위패는 815위. 아직 빈 자리가 많습니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과 행정안전부는 앞으로 더 많은 위패를 모실 계획입니다. 행사에 참여한 김용덕 재단 이사장과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도 이 공간을 피해자를 위로하고 역사를 돌아보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782만여 명. 19일 부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대일항쟁기 시기 끌려간 강제동원 조선인의 숫자가 표기되어 있다.
 782만여 명. 19일 부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대일항쟁기 시기 끌려간 강제동원 조선인의 숫자가 표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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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부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왼쪽), 송기인 부마항쟁기념재단 이사장(가운데), 김용덕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오른쪽 두번째) 이사장 등이 '기억의터' 개관 행사를 하고 있다. 현장에는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과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박수영 미래통합당 의원,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 더불어민주당 박재범 부산 남구청장, 최형욱 부산 동구청장 등도 참여했다.
 9일 부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왼쪽), 송기인 부마항쟁기념재단 이사장(가운데), 김용덕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오른쪽 두번째) 이사장 등이 "기억의 터" 개관 행사를 하고 있다. 현장에는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과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박수영 미래통합당 의원,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 더불어민주당 박재범 부산 남구청장, 최형욱 부산 동구청장 등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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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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