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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제보 수문개방으로 상류에 생겨난 유구천 합수부 모래톱에서 사륜 오토바이들이 강변을 휘젓고 다닌다.
 백제보 수문개방으로 상류에 생겨난 유구천 합수부 모래톱에서 사륜 오토바이들이 강변을 휘젓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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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릉~부릉~부르릉~

새소리 가득한 강변에 요란한 소리가 울렸다. 불도저 같은 엔진음을 울리며 달려든 침입자는 사륜 오토바이였다. 채 마르지 않는 강모래가 오토바이 바퀴에 짓밟히면서 튀어 올랐다. 껑충껑충 뛰어다니며 먹이를 찾던 물떼새들도 혼비백산 흩어졌다.

18일 단비뉴스팀과 물떼새 촬영을 위해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충남 공주시 공주보 하류 모래톱을 찾았다. 지난달 25일부터 수문이 개방 중인 하류 백제보는 1.5m 정도 수위가 내려간 상태다. 수위 하강에 따라 상류에는 크고 작은 모래톱이 만들어졌다.

백제보 상류이자 공주보 하류인 유구천과 만나는 합수부 인근에는 축구장 2배가 넘는 모래톱이 생겨났다. 바람에도 날릴 정도로 고운 모래톱에는 새들과 야생동물의 발자국이 남겨져 있다. 강물과 만나는 지점은 채 마르지 않은 상태로 축축하게 젖어 야생동물의 발자국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
 
 백제보 수문개방으로 상류에 생겨난 유구천 합수부 모래톱에는 꼬마 물떼새가 알을 낳고 살아가고 있다.
 백제보 수문개방으로 상류에 생겨난 유구천 합수부 모래톱에는 꼬마 물떼새가 알을 낳고 살아가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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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흰목물떼새 아닌가요?"

카메라를 든 단비뉴스 오동욱 피디는 소리쳤다. 달걀만 한 몸집에 늘씬한 다리로 강변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먹이를 먹던 물떼새는 노란 금테 안경을 쓴 꼬마물떼새였다. 작은 웅덩이 같은 곳에서는 알을 품듯 온몸을 흔들었다. 꼬리를 치켜세우며 날갯짓까지 영락없이 포란 중일 때 나타나는 모습이었다.

50cm 떨어진 곳에서 카메라를 들고 숨죽이며 지켜보는 기자의 입술이 바짝바짝 말라갔다. 물떼새는 '다 찍었지'라는 표정으로 날아올랐다. 발목이 찰랑찰랑 잠기는 낮은 여울에 물결무늬로 날아서 사라졌다. 꼬마 새가 날아간 주변에는 메추리알보다 작은 알이 놓여 있다.

강변에 침입자들
 
 사륜 오토바이들이 휘젓고 지나간 유구천 합수부 모래톱에 바퀴 자국이 선명하다.
 사륜 오토바이들이 휘젓고 지나간 유구천 합수부 모래톱에 바퀴 자국이 선명하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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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특유의 엔진음이 들렸다. 4개의 거대한 바퀴가 달린 오토바이 3대가 지그재그로 달려오고 있었다. 검은 옷에 반바지 차림, 선글라스를 쓴 운전자는 스치듯 지나치고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널따랗게 펼쳐진 모래톱 중앙에 도착한 운전자들은 동그란 원을 그리듯 엔진 소리를 키우며 뱅글뱅글 돌기 시작했다.

말릴 틈도 없이 물고기 비늘처럼 아름다움 선의 모래톱은 오토바이 바퀴 자국에 난도질을 당했다. 신이 난 운전자들은 더 요란한 소리를 내며 강변을 휘젓고 다녔고, 물가에서 휴식을 취하던 왜가리와 물떼새들은 황급히 도망치기 바빴다. 다행인 것은 꼬마 물떼새알이 짓밟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의 만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금강과 유구천이 만나는 합수부 낮은 물속을 휘젓고 다니며 흙탕물을 일으켰다. 낮은 물가 모래밭에 빠진 오토바이 바퀴가 회전하면서 분수처럼 물이 솟구쳤다. 유희태 피디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한마디 했다.  

"모래톱에 도착해서 알을 봤다. 혹시나 알을 밟고 지나칠까봐 걱정이었다. 다행히 알에 피해가 가지는 않았지만, 운전자들이 아무런 생각 없이 휘젓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제보 수문개방으로 상류에 생겨난 유구천 합수부 모래톱 중앙에서 사륜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동그란 원을 그리듯 엔진 소리를 키우며 뱅글뱅글 돌았다.
 백제보 수문개방으로 상류에 생겨난 유구천 합수부 모래톱 중앙에서 사륜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동그란 원을 그리듯 엔진 소리를 키우며 뱅글뱅글 돌았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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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담당자는 "차를 타고 물가까지 들어가고 온갖 쓰레기를 버리는 통에 골칫거리다. 강변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목마다 차단기를 설치하고 구덩이를 파서 출입을 막고 있지만, 어디로 어떻게 들어온 지 모르겠다"라며 "현장을 나가서 상황을 살피고 다시 조처를 하겠다"라고 답했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금강이 4대강 사업으로 큰 시련기를 겪다가 최근 수문이 개방되면서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데, 그런 몰상식한 사람들 때문에 다시 고통을 받고 있다. 지난봄에는 낚시꾼들이 산란기 물고기를 잡겠다고 강변을 훼손하더니 이제는 사륜 오토바이까지 강변에 들어오고 있다. 자치단체가 더 철저하게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최근 금강은 백제보 상류부터 공주보, 세종보까지 수문이 개방되면서 생겨난 모래톱에는 멸종위기종 흰목물떼새와 꼬마물떼새가 찾아왔다. 물떼새는 사방이 뻥 뚫린 모래톱에 알을 낳는다. 최근 세종보 모래톱에서 막 깨어난 물떼새 새끼가 사람의 발길에 밟히는 사고가 있었다. 조류 산란기 사람들의 출입도 자유스럽지 않은 시기에 사륜 오토바이까지 강변에 침입 훼손하는 것은 강변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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