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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가 외국인 어선원의 인권보호와 처우개선을 위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민단체는 "새롭지 않은 개선방안의 재탕으로 유감"이라고 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9일 '외국인 어선원 인권보호 및 관리체계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외국인 어선원의 임금을 인상하고 과도한 노동시간, 열악한 주거와 음식 등을 개선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해수부, 외국인 어선원 처우 개선에 팔 걷었다–선원도입 공공성 강화, 인권보호, 근로환경‧관리체계 개선"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이에 대해 10일 선원이주노동자 인권네트워크, 시민환경연구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재단은 여러 상담사례를 소개하며 "해양수산부의 기존 약속에서도 한참 퇴보한 내용을 담고 있는 데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해양수산부 개선방안에 대해, 이들은 "개선방안이 기존에 꾸준히 요구해 온 공공부문의 역할 강화에서 더욱 멀어졌고, 핵심적인 착취와 인신매매 수단인 제한 없는 노동시간, 여권 등 신분증 압수와 긴 항해기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고 했다.

또 이들은 "공공기관을 통한 인력도입 시스템에 대한 주요 내용이 완전히 빠져 있다"며 "대신 송출비리와 인권침해를 더욱 악화시킨 기존 방안을 마치 새로운 방안인 것처럼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

해양수산부는 수협이 이주어선원 도입과 사후관리 전체를 통합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한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2014년 수협이 송입업무를 직접 담당하는 방안을 추진했고, 2016년 송입업체인 수협 자회사가 설립되기도 했다.

시민단체는 그동안 해양수산부가 20톤 이상 연근해 이주어선원의 도입과 관리 업무를 수협에 위탁해 왔고, 수협은 이를 다시 영리 목적의 민간업체인 현지 송출업체와 국내 송입업체(관리업체)에 위탁해 왔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이주어선원들은 입국 전 1000만 원 이상의 송출비용과 각종 담보 등 심각한 송출비리를 겪고, 입국 후에도 불법적 관리비 징수 등 중간착취를 당해 왔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민간 영리업체를 배제하고, 이주어선원 도입과 관리를 공공기관이 직접 담당할 것"을 주장해 왔다.
  
 선원이주노동자 인권네트워크, 시민환경연구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재단.
 선원이주노동자 인권네트워크, 시민환경연구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재단.
ⓒ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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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

시민단체는 한 상담사례를 소개했다. 한 송입업체가 관리한 이주어선원들은 여권과 외국인등록증, 통장을 압수당한 채 일했다는 것이다.

이주어선원들의 임금은 특이하게 선주에게서 국내 송입업체로, 다시 현지 송출업체를 거쳐 현지 가족통장으로 송금되었으며, 가족들에게 도착한 임금은 첫 3개월 매월 100만원씩 총 300만원이 모자랐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는 "모자란 임금은 어느 단계에서 누가 챙긴 것인지 알 수 없었다"며 "다만 보증금 명목으로 송입업체나 송출업체가 공제한 것이리라 짐작할 뿐이었다"고 했다.

이어 "송출업체는 이주어선원들에게 입국 전 동의서에 서명을 하게 함으로써 임금의 직접불 지급원칙 위배, 부당 수수료 징수에 대한 국내 법망을 피해가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는 "수협은 이미 사실상 이주어선원 도입 총괄관리를 해 왔다. 송입업체 관리‧감독 권한, 이주어선원 쿼터 배정 권한도 수협이 가지고 있었다"며 "2016년부터는 송입업체를 직접 운영할 권한까지 가지게 되었다. 자신이 운영하는 송입업체를 자신이 평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다"고 했다.

이들은 "이것이 어떻게 공공성을 강화하고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될 수 있는가? 그것은 둘째 치고 마치 이제야 새롭게 실시하는 방안인 것처럼 제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따졌다.

또 시민단체들은 해양수산부에 대해 "송출업체를 통제할 수 있는 송입업체 지정권과 퇴출권은 수협에 위임해 버리고, '해외 법인인 송출업체를 국내에서 통제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송출국 정부에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하겠다며 송출업체 감독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했다.

근로감독과 관련해, 이들은 "이주어선원 관리와 함께 사업장 변경 권한을 송입업체가 가지고 있으며, 현재 해양수산청의 부족한 근로감독 인원으로는 근로감독 강화에 한계가 뚜렷하다"며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해양수산부가 최저임금 차별 근절 대책으로 '원양어선 이주어선원의 임금을 노-사-정 T/F를 구성하여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이들은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 왔던 것"이라고 했다.

선원이주노동자 인권네트워크 등 단체들은 "해양수산부는 2012년 9월, '외국인 선원 근로여건 및 인권 개선 방안', 2013년 4월, 국가인권위원회의 '연근해 선원 이주노동자 인권개선을 위한 정책권고'에 대한 수용 답변, 같은 해 7월 '연근해어선 승선 외국인 선원 근로여건 개선 대책, 2014년 2월 '인도네시아 선원 폭행사망 사건 재발방지 및 외국인 선원 인권보호 강화 대책에 대해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드리는 인권단체들의 질의'에 대한 회신 등을 통하여 이주어선원 인권 개선을 반복해서 약속해왔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2020년 현재까지도 그 주요내용은 실현되지 않고 있고, 2020년 개선방안은 오히려 기존 약속에서 한층 후퇴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주어선원의 송출비리와 중간착취 근절, 인권실태 개선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해양수산부 장관과 면담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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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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