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가트(수원 삼성), 펠리페(광주FC) 두 선수는 지난 시즌 K리그1, K리그2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들이다. 이 두 선수가 7일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쳤다. 그리고 웃은 쪽은 펠리페였다.

광주FC는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5라운드 수원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종료 직전 펠리페의 결승골에 힘 입어 수원을 1-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광주는 올 시즌 첫 승을 거두면서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최근 2경기에서 승격팀을 상대로 1무 1패를 기록한 수원은 시즌 초반부터 강등권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탄탄한 수비로 수원공격 무력화 시킨 광주

수원과 마찬가지로 3백 포메이션을 갖고 경기에 나선 광주는 전체적인 라인을 내림과 동시에 엄원상, 윌리안을 통해 스피드를 앞세운 역습으로 수원을 무너뜨리고자 했다.

라인을 내린 수비진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수원의 슈팅 기회에선 몸을 날려 막으면서 수원의 득점 기회를 무력화 시킨 공간을 촘촘하게 가져가면서 수원의 패스 길이 측면이나 뒤로 향하게 만들었다.

결정적인 실점위기에선 골대를 맞고 나오는 행운도 있었다. 전반 7분 수원 이종성이 길게 올려준 볼이 바운드 되어 김민우에게 향하자 김민우가 헤딩슛을 시도했다. 김민우의 헤딩슛은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실점 위기를 넘긴 광주는 전반 21분 염기훈의 낮게 깔아찬 왼발 슛을 이진형 골키퍼가 막아낸 데 이어 전반 26분 박상혁이 왼발로 감아찬 슛 역시 이진형 골키퍼가 막아냈다.

수원의 공격을 막아내자 전반 막판엔 광주의 역습을 이용한 공격이 인상적이었다. 전반 37분 엄원상이 스피드를 앞세워 수원의 수비진을 제쳐내고 돌파를 시도해 슈팅을 만들어낸 것을 시작으로 전반 종료 10분 동안 엄원상, 펠리페가 주도한 광주의 역습이 인상적이었던 전반전이었다.

교체싸움으로 이어진 후반전, 광주가 웃다

후반시작과 함께 수원 이임생 감독은 박상혁을 빼고 구대영을 투입하면서 4백으로 변화를 꾀했다. 이는 스피드를 앞세운 엄원상을 봉쇄하기 위한 전술적 변화로서 이 교체이후 엄원상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그러자 광주 박진섭 감독은 여봉훈을 빼고 이으뜸을 투입하면서 중원과 공격 루트에서 변화를 주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 번째 교체카드 역시 이임생 감독이 먼저 꺼내들었다. 이임생 감독은 후반 14분 임상협을 빼고 안토니스를 투입했는데 이 교체카드는 성공을 거두는듯 싶었다. 안토니스는 후반 26분 중원에서 고승범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감아찬 슛으로 득점을 노렸지만 아쉽게 골대를 맞고 나왔는데 리바운드 볼을 타가트가 재차 슈팅으로 연결시켰지만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세 번째 교체카드는 양 팀 모두 공격수를 투입했다. 이임생 감독이 타가트를 뻬고 크리피치를 투입했고 박진섭 감독은 엄원상을 빼고 마르코를 투입했다. 그리고 웃는 쪽은 수원이 되는듯 싶었다. 후반 39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볼을 잡은 김민우는 왼발 슛을 시도했다. 김민우가 시도한 슈팅을 이진형 골키퍼가 쳐내자 크르피치가 득점으로 연결시켰지만 아쉽게 오프사이드 선언되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수원의 기회가 무위로 끝나고 경기종료가 다가오는 시점 광주에게 마지막 공격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볼을 받은 마르코가 수원 노동건 골키퍼가 나온것을 보고 로빙패스를 시도했고 패스를 받은 펠리페가 빈 골대에 슈팅을 시도해 득점으로 연결시키면서 마침내 지루한 '0' 의 행진이 마침표를 찍었다. 후반전 들어 교체카드를 이용해 경기흐름에 변화를 주고자했던 양 팀의 감독들은 결국 마르코가 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박진섭 감독이 승리를 따냈다.

펠리페는 결승골... 또다시 침묵한 타가트

서두에 언급한대로 이번 경기의 관심사는 타가트와 펠리페의 맞대결이었다. 결과적으로 두 선수의 맞대결은 펠리페의 승리로 끝났다.

사실 결승골이 터지기 전까지 두 선수 모두 서로 웃지 못한 채 끝날 수 있었다. 펠리페는 엄원상, 윌리안과 함께 포진한 공격진에서 다소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임과 동시에 수원의 센터백 헨리와의 싸움에서도 밀리는 모습을 보이는 등 펠리페 스스로도 답답해하는 모습을 보일 정도로 힘겨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타가트 역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올시즌 AFC 챔피언스리그(ACL) 2경기를 비롯해 리그 개막 4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한 타가트는 결과적으로 수원의 지지부진한 공격의 원흉이 되는 등 많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광주와의 경기에서도 타가트는 공격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전반 24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볼을 받은 타가트는 한 번의 볼 트래핑 이후 슛을 시도했다. 타가트가 시도한 슈팅을 광주의 수비진이 몸을 날려 막아내면서 타가트는 첫 번째 득점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슈팅 기회를 잡는 것도 힘겨워 한 가운데 타가트는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등 전반적으로 답답한 수원의 공격진에서 변화를 주는 데 실패했다.

후반전에도 타가트는 득점 기회에서 무위에 그쳤다. 후반 26분 안토니스가 중원에서 오른발로 감아찬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문전앞에 있던 타가트에게 리바운드볼이 주어졌다. 타가트는 발만 갖다대면 빈 골대에 득점으로 연결시킬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었지만 타가트가 재차 시도한 슈팅은 골대를 넘어가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득점 기회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타가트는 수비에서 실점을 막아낸 데 만족해야 했다. 후반 30분 광주 이으뜸이 올린 코너킥이 혼전상황에서 수원의 헨리 몸에 맞고 수원 골문쪽으로 볼이 날라왔다. 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상황에서 타가트는 침착하게 볼을 클리어링 해내며 실점을 막아냈다.

그러나 수원이 타가트에게 기대한 부분은 수비에서 실점을 막아내는 것이 아닌 득점기회에서 골을 터뜨리는 것이었다.

이를 끝으로 타가트는 후반 31분 크르피치와 교체되면서 그라운드를 떠났다.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임생 감독은 마지막까지 타가트를 신뢰할 수도 있었지만 크리피치와 타가트가 공존했을 때 그 효과가 좋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시켜 봤을 때 이임생 감독은 타가트를 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었다.

타가트가 교체아웃되고 15분 뒤 그렇게 침묵하던 펠리페가 득점을 터뜨리면서 광주가 1-0으로 승리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던 펠리페와 달리 기회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타가트는 벤치에서 지난 시즌 K리그 2 득점왕의 결승골을 지켜보며 씁쓸함을 달래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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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 수원삼성 광주FC 타가트 펠리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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