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서 두 번째 선수생활을 시작한 홍상삼

KIA에서 두 번째 선수생활을 시작한 홍상삼 ⓒ 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에서 기회를 얻은 홍상삼은 부활할 수 있을까.
 
지난 2일 광주 KIA챔피언스 필드에서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4차전이 펼쳐졌다. 양 팀은 기분 좋게 6윌을 시작하기 위해서 KIA는 토종 선발 임기영을, 롯데는 안경 에이스 박세웅을 내세웠다. 양 팀의 선발투수는 5회까지 서로에게 1점밖에 내주지 않으며 호투했다. 하지만 이 균형은 6회에 깨졌다.
 
6회초 선두타자로 들어선 롯데 이대호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치며 역전에 성공했지만, 6회말 유민상이 역전 스리런포를 날리면서 KIA가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임기영도 이날 6이닝 동안 92개의 공을 던지며 5K 2실점으로 호투했다. 임무를 다한 임기영은 불펜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내려갔다. KIA의 불펜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는데, 이중 눈에 띄는 선수는 KIA 이적생 홍상삼이었다.
 
9회초 팀이 5점차로 앞선 상황에 마운드에는 마무리 문경찬이 아닌 홍상삼이 올라왔다. 이날 홍상삼의 공은 굉장히 위력적이었다. 선두타자 안치홍을 상대로 빠른 공과 변화구를 솎아내며 삼진을 잡아냈다. 이후 한동희와 김준태도 범타로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자신 있는 투구로 롯데 타자들을 침묵시켰고,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이로써 팀은 올 시즌 롯데전 전승을 기록하며 6월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KIA를 흐뭇하게 한 것은 홍상삼의 호투였다.
 
프로데뷔 12년차에 접어든 홍상삼은 언제나 팀의 아픈 손가락과 같은 존재였다. 잘할 땐 잘하지만, 부진할 땐 한없이 추락했기 때문. 
 
2008년 2차 3라운드 전체 20번으로 두산에 지명된 홍상삼은 2009시즌 30경기에 등판해 9승 6패 3세이브 5.2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신인치고는 준수한 성적을 냈다. 빠른 볼과 위력적인 구위를 앞세워 팀의 마운드를 이끌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신인왕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2010시즌부터 구속과 구위가 떨어지면서 점차 흔들렸고 한동안 거의 볼 수 없었다. 다행히 2012시즌 부활(53경기 5승 2패 1세이브 22홀드 1.93의 평균자책점)에 성공하며 팀의 필승조로 활약했다. 이듬해에도 55경기에 등판해 5승 4패 5세이브 9홀드 2.5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이렇게 홍상삼은 팀의 '믿을맨'으로 자리를 잡는가 했지만 2014시즌부터 멘탈 등의 문제로 다시 부진하기 시작했다. 군 제대 후에도 전혀 자리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결국 2019시즌이 끝나고 두산에서 방출됐다. 필승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시즌도 있었기 때문에 홍상삼의 방출은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렇게 선수생활이 끝나나 싶었지만 기적적으로 KIA의 선택을 받아 타이거즈에서 두  번째 선수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스프링캠프에도 참여했고 연습경기에도 등판하며 올 시즌을 철저히 준비했다. 임기영과의 선발경쟁에서 패배해 개막 엔트리엔 포함되지 못했지만, 최근 2군 등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달 29일 서산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홍상삼은 6이닝 동안 3K 6피안타 1볼넷 3실점을 기록하며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이러한 홍상삼은 1군에 올라오자마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군에서는 거의 1년 만에 등판(2019년 6월 21일 SK전)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위력적인 공을 앞세워 팀의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갔다. 홍상삼에 대한 팀과 팬들의 우려의 시선을 깨끗하게 씻어내는 투구였다. 
 
KIA의 윌리엄스 감독은 홍상삼을 롱릴리프나 중간으로 기용하거나 선발투수들의 휴식이 필요할 때 선발로 기용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물론 구위와 제구가 예전 같지 않아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임기준과 하준영이 없는 KIA의 불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홍상삼은 KIA에서 부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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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권혁중 (gur145145@naver.com)
KIA 타이거즈 홍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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