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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은 잡힐듯 잡히지 않는다. 시도 마찬가지. 잡힐듯 잡히지 않는 시의 언어를 만나기 위해 시전문책방 구름공장이 문을 열었다.
▲ 구름공장 구름은 잡힐듯 잡히지 않는다. 시도 마찬가지. 잡힐듯 잡히지 않는 시의 언어를 만나기 위해 시전문책방 구름공장이 문을 열었다.
ⓒ 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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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라는 게 형체가 있어 보이지만 잡히지 않아요. 언어도 이와 마찬가지예요. 언어도 손에 잡히지 않고, 시어 또한 손에 잡히지 않죠. 구름과 언어가 통하는 부분이 있어요. 이 세계는 허구인 언어로 이뤄져 있으니 엄격히 눈에 보이는 모든 이름 붙여진 사물은 허구에요. 구름처럼 보이지만 만질 수 없는 실체 없는 헛꿈 같은. 구름 공장은 이런 만져지지 않는 시의 세계를 조금 더 구체화 시켜서 지역 시민과 함께 만나는 접점의 역할을 할 거예요."

화성시 보통리 저수지 한편에 시 전문책방 '구름 공장'이 문을 열었다. 지난 5월 23일 오픈한 구름 공장 책방은 기존에 있던 이덕규 시인의 작업실 '토우방'을 리모델링했다. 이덕규 시인이 운영하는 구름 공장은 시와 문화가 어우러진 복합예술 대안공간을 지향한다.

"13년전 처음 이 집을 지을 때 막연히 '언젠가는 이곳을 시를 만나는 마실방으로 만들어야겠다'란 생각을 했어요. 책방 상호는 첫 시집 '다국적 구름 공장 안을 엿보다' 제목에서 따왔어요. 내 문학의 출발 지점인 가장 순정했던 시절을 생각하며 그 처음의 자리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또 말년을 그 실체 없는 허구에 매달려 아름다운 헛꿈을 제조했던 구름 공장에서 마무리하고 싶어서이기도 합니다."

구름 공장은 시 책방과 북 스테이 공간, 그리고 앞마당으로 구성됐다. 시 책방은 시집 판매와 시 문학 강좌, 까페가 있다. 북 스테이 공간은 1박 2일 숙박이 가능하다. 앞마당에서는 향후 영화상영, 야외 강연 등의 프로그램 등이 열 예정이다.

이덕규 시인은 화성지역에서 구름 공장을 통해 시를 보급하면서 지역의 작은 문화 거점 역할을 하고 싶다는 소소한 욕심을 밝혔다.
 
이덕규 시인은 구름공장 시전문책방을 통해 시와 대중이 만나는 접점을 늘리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와 문화예술이 함께 만나는 복합문화공간도 제공하고 싶다는 계획이다.
▲ 구름공장 이덕규 공장장  이덕규 시인은 구름공장 시전문책방을 통해 시와 대중이 만나는 접점을 늘리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와 문화예술이 함께 만나는 복합문화공간도 제공하고 싶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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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보급소? 시전도자?(웃음) 제가 구름 공장이란 시 전문 책방을 운영하는 것은 아주 단순해요. 현대시를 더 많이 알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시를 함께 읽고 배우는 장을 구름 공장을 통해서 제공하고 싶은 거예요."

시인으로서 이덕규는 화성지역에서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경기 민예총 이사장이기도 한 그는 3권의 시집을 세상에 내고 굵직한 문학상을 3개나 수상한 중견 시인이자 화성 토박이다. 지역에서 시민운동과 문화예술 운동을 꾸준히 해온 그는 토목기사로 건설업에 10년 종사하고 하루아침에 일을 그만두고 시를 쓰기 시작했다.

"시를 어떻게 쓰게 됐냐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시는 환자들이나 쓰는 거라고 답해요(웃음). 시를 앓는다는 건 알 수 없는 평범하지 않은 감정에 빠지는 걸 말해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시를 쓰지 않고는 못 배긴 달까. 고등학교 2학년 때 누님이 돌아가신 후 시집을 읽으면서 내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말이 안 되는 시의 문장들에 사로잡혔어요. 언어를 뛰어넘는 언어의 매력에 빠진 거죠."
 
구름공장은 시책방과 북스테이, 그리고 너른 잔디마당으로 구성됐다. 시를 만나고 시를 경험하고 시를 알게되는 복합문화예술 대안공간을 지향한다.
▲ 복합문화예술대안공간  구름공장은 시책방과 북스테이, 그리고 너른 잔디마당으로 구성됐다. 시를 만나고 시를 경험하고 시를 알게되는 복합문화예술 대안공간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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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미친 남자가 시를 쓰고 1998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지 23년 후, 지역에서 시를 알리기 위한 거점 공간 구름 공장을 열었다. 구름 공장에서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시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보통리 저수지 한편에 아늑히 자리 잡은 구름 공장에서 진행하는 강의도 들어봄 직하다. 시 창작 강의, 현대 시 읽기, 일리와 함께 하는 하늘 학당, 프랑스 문학 읽기, '안무가 몸에 스며든 시' 등의 강좌를 마련했다. 공공에서 다루기 어려운 독보적 수준의 강의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본 강의는 서아책방과 공동으로 기획해 제공되며 9일 개강한다.

강의 문의 구름공장 031-353-2217
이메일 seoa_bookstore@naver.com

덧붙이는 글 | 화성시민이 함께 만드는 지역신문, 화성시민신문에도 함께 게재했습니다. ^^


태그:#구름공장, #이덕규, #화성시 정남면 보통리저수지 , #시전문책방 , #복합문화예술대안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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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민신문에서 일합니다. 풀뿌리지역언론운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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