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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란 거대한 공룡이 탄생하면서 환경은 한 세기 넘게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풍요로움과 편리함에 눈이 먼 탓에 병들어 가는 환경이 보내는 각종 경고를 인간은 알아채지 못했다. 혹은 알았다 하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린 결과 현재 환경재앙이라는 커다란 난관과 마주하게 됐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국가정책과 개개인의 의식이 친환경적으로 변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생각일 뿐, 현실에서의 환경파괴는 여전하다.

충남도도 환경문제가 큰 골칫거리다. 석탄화력과 제철소로 인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1위란 오명을 쓴지가 벌써 5년째. 그리고 최근에는 산폐장 문제로 동시다발적인 갈등이 발생해 업체와 지역주민, 행정기관과 지역주민, 주민과 주민이 대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억울함도 크다. 석탄화력은 수도권지역의 전기공급을, 산폐장은 포화상태인 수도권의 산업폐기물 처리를 위한 것이어서 편리함과 친환경은 다른 곳에서 가져가고, 충남도는 뒤치다꺼리만 떠안은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2일 충남환경운동연합 탈석탄특별위원회 최효진 위원장을 만나 탈석탄과 탈탄소 등의 환경정책이 왜 필요한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효진 위원장은 "재생에너지냐 아니면 석탄과 원자력이냐는 전력수급의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정책을 결정하는 정부의 의지에 있다"고 강조했다.
 최효진 위원장은 "재생에너지냐 아니면 석탄과 원자력이냐는 전력수급의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정책을 결정하는 정부의 의지에 있다"고 강조했다.
ⓒ 방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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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환경부가 공개한 '굴뚝 자동측정기기(TMS)'의 2019년 측정 결과에 따르면 충남도가 가장 많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도민들이 알기 쉽게 설명을 부탁한다.
"TMS라고 부르는 굴뚝자동측정체계는 대기오염물질을 대량으로 배출하는 전국 631개 사업장의 1738개 굴뚝에 자동측정기기를 설치해 대기오염물질 배출 현황을 24시간 상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TMS는 7개 오염물질(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염화수소, 불화수소, 암모니아, 일산화탄소)을 3개 보정항목(온도, 산소, 유량)을 통해 수치화한다. 90년대부터 일부 지역에서 시작됐고,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국 사업장을 대상으로 측정됐다. 이 수치가 일반에 공개된 것은 2015년 측정치부터다.

일반에 전국 사업장의 수치가 공개된 이후 충남의 측정치는 석탄산업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됐다. 충남은 TMS 측정치가 일반에 공개된 2015년(2016년 발표) 이후 5년 연속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1위 지역이다. 2019년도 전국 배출량의 21% 이상을 충남이 차지하고 있다. TMS 설치 사업장이 충남에는 겨우 9%만 있을 뿐인데도 그렇다.

가장 큰 원인은 석탄화력발전소와 제철소다. 석탄화력발전소는 충남 오염물질 배출량의 58%를 차지하고 있다. 제철산업 역시 30% 이상이다. 석탄을 사용하는 사업장에서 배출하는 충남의 대기오염물질이 무려 88%에 달한다는 뜻이다."

- 정부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억제와 충남도의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쇄 추진 등 대기질 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이에 대한 평가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 더 이상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짓지 않겠다고 말은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말기 황교안 체제 아래에서 진행됐던 당진 에코파워 2기만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 LNG로 전환했을 뿐이다. 기존에 진행되고 있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은 그대로다. 서천 1기, 고성하이 2기, 강릉안인 2기, 삼척 블루파워(과거 포스파워) 2기 등 7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신규로 건설되고 있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은 선진국의 탈석탄 흐름에서 빗겨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OECD 등의 선진국은 이미 탈석탄을 이루어냈거나, 2030년까지 전면 폐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적 흐름에서 한참 뒤처지고 있다.

최근 발표한 제9차 전력기본계획(9차 전기본) 워킹그룹 초안 역시 탈석탄에 미적거리고 있는 정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9차 전기본 초안은 2034년까지 30기 이상의 석탄화력발전소를 그대로 가동하겠다는 방침이고 폐쇄되는 석탄화력발전소도 24기는 LNG발전소로 전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LNG발전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적다고 하지만 역시 화석연료라 탄소 배출량이 결코 작지 않다. 탈석탄의 본질인 탈탄소의 측면에서 본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

- 일부에서는 석탄과 원자력 발전의 규모 축소에 따른 전력 수급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석탄과 원자력의 사용은 환경 악영향이 너무 크다. 석탄은 탄소배출로, 원자력은 사고와 핵폐기물로 인해 인류가 감당할 수 없는 발전원료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정치적 입장에 따라 위험한 것이 안전한 것으로 바뀔 수는 없다.

지금 현재도 석탄화력발전 설비용량보다 더 큰 용량의 가스발전 설비가 있다. 문제는 값싼 전기요금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연료비가 저렴한 순위로 전기공급 결정을 한다. 이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연료비가 낮은 석탄과 원자력이 항상 공급 우선순위로 기저발전을 담당하고 가스발전은 연간 가동율이 40% 수준에 불과하다.

더러운 에너지인 석탄화력과 위험한 에너지인 원자력이 공급우선순위로 결정되는 이유는 석탄의 환경피해비용, 온실가스배출비용과 원자력의 핵폐기물 처리비용, 안전비용 등이 발전원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건설되어 있는 가스발전을 최대한 활용하고 석탄과 원자력을 단계적으로 폐쇄하면서 재생에너지를 확충할 경우 전력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원전과 석탄은 입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대규모 발전설비로 계획단계부터 완공까지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 반면 재생에너지는 입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단기간에 공급설비를 대폭 확대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냐 아니면 석탄과 원자력이냐는 전력수급의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정책을 결정하는 정부의 의지에 있다."
 
 충청남도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달부터 서산·당진 등 도내 서북부 지역의 대형 사업장을 대상으로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대기오염물질에 대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충남도의 노력에도 불구, 도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과 불안감은 여전하다.
 충청남도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달부터 서산·당진 등 도내 서북부 지역의 대형 사업장을 대상으로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대기오염물질에 대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충남도의 노력에도 불구, 도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과 불안감은 여전하다.
ⓒ 충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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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도는 열악한 대기질 등 전반적으로 환경 상황이 좋지 않은 편이다. 이에 따라 환경운동연합의 어깨도 무거울 것으로 생각된다. 그동안 충남환경운동연합이 벌여온 사업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앞으로 해나갈 사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충남의 경우 석탄화력 밀집지역이라는 특성상 중앙과 광역단위를 포함한 지역 조직이 힘을 모아 환경사안에 대응해 왔다. 충남환경운동연합의 탈석탄특위는 지난 2018년 12월 시작됐으나 실질적으로는 2019년에 본격적으로 활동했다. 2019년 가장 큰 사업은 석탄화력 수명연장 백지화와 노후석탄화력 조기폐쇄 운동이었다. 충남도내 5개 시·군 순회 토론회와 캠페인, 국회토론회 등을 조직했고, 보령화력 1,2호기의 폐쇄를 확정지었다. 충남도와 도민 그리고 중앙까지 공동의 노력으로 설비개선을 통해 수명연장을 시도하려고 했던 발전사들의 시도를 막았다.

석탄화력 수명 30년 주장도 그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지난해 석탄화력 관련 투쟁 이전만 해도 발전사와 정부의 입장은 30년은 설비 수명일 뿐이며 설비를 교체해서 얼마든지 더 가동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노후 석탄화력 수명연장 반대 운동이 일어나면서 석탄화력의 30년 수명은 당연한 것이 됐다.

이제 양승조 지사의 공약이기도 했던 석탄화력 수명 25년으로 단축 그리고 그보다 더 한발 더 나아간 2030년 석탄화력 모두 폐쇄를 위해 노력해야한다."

- 도민과 기업, 행정기관 등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서 언급한대로 석탄화력의 수명은 30년이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환경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2030년 석탄화력 폐쇄 2050년 탄소제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심각한 기후위기 때문이다. 유엔기후변화 국가협의체(IPCC)는 2018년 송도에서 향후 10년 안에 온실가스를 2010년 기준 45%수준으로 감축을 하지 않는다면 기후재앙을 경고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지구 온난화가 금융 붕괴만큼 경제안정에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며 기후위기가 경제 안정에 가장 큰 위험요소라고 지적했다. 기후위기의 척도는 탄소(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는 일이다.

국가와 기업의 지속가능성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어렵지만 반드시 가야할 길이 바로 탈탄소, 탈석탄이라는 것을 널리 알려주고 실천해 주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청뉴스라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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