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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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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부천물류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110명을 넘어섰다. 확진자가 발생하고서야 비로소 주목받은 물류센터의 노동환경은 안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공용인 방한복과 작업복 소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3교대 근무자들이 이전 근무자가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작업장에 들어갔다고 하니, 세탁을 위한 여유분도 충분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구내식당과 셔틀버스 내 거리두기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손소독제는 부족했고 여러 사람이 밀집해 일하는 환경에서 필수적인 마스크도 제공되지 않았다. 노동자가 알아서 마스크를 지참하고 출근해야 했는데, 최대한 빨리 분류, 포장, 출고업무를 하라는 지시는 있어도,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수시로 손을 씻거나 소독할 수 있는 환경은 제공되지 않았다고 한다.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대부분 일용직이거나 아르바이트다. 물류는 이전부터 급전이 필요한 노동자, 통상근무시간 외 노동을 해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일자리이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이후, 일자리가 많이 줄었다. 자영업자들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비교적 탄탄하다던 기업 중에서도 대기발령을 시작했거나 구조조정을 준비하는 곳이 적지 않다. 전국 곳곳의 건설현장도 재개와 폐쇄를 반복하고 있다.  

아파도 쉴 수 없는 노동자들이 지탱하는 K방역
  
 휴게공간이 부족한 쿠팡 물류센터의 노동자들이 복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왼쪽) 충분한 간격을 띄우지 못하고 의자가 다닥다닥 배치돼있는 구내식당 모습.(오른쪽)
 휴게공간이 부족한 쿠팡 물류센터의 노동자들이 복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왼쪽) 충분한 간격을 띄우지 못하고 의자가 다닥다닥 배치돼있는 구내식당 모습.(오른쪽)
ⓒ 제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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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며 당장의 생계를 위해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크게 늘었다. 특히 대부분 업종에서 일자리나 매출이 줄었지만, 사람을 대면하지 않고도 필요한 물건을 구하거나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물류, 운송, 배달 수요는 크게 늘었다. 우리의 일상을 지탱하는 것, 높은 인구밀도에도 거리두기를 가능케 한 것 중 하나가 인터넷쇼핑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막상 이 일상을 유지해 주는 물류·운송노동자들에게 '아프면 3일 쉬기'라는 가이드라인은 사치다.

'아프면'의 기준을 세우기부터가 쉽지 않다. 하루에 열 시간씩 일하면, 충분한 휴게시간 없이 일하면, 냉장고나 냉동고처럼 실온과 차이가 큰 환경에서 일하면, 심야조로 밤새워 일하고 아침에 퇴근하는 생활을 반복하면, 평일에도 일하고 휴일에도 일하면 누구나 병이 든다. 언제나 피곤하고 몸 여기저기가 아프기 마련이다. 일을 너무 많이 해서 아픈 것인지 새로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아픈 것인지 알 수도 없다.

계속 아파도 쉴 수는 없다. 쉬면 당장 생계가 어렵다. 생계가 어렵다는 것은 생필품을 살 돈이 없다는 말이다. 당장 화장실에 꽂을 휴지가 없어 공중화장실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요즈음은 어떻게든 휴대폰 번호를 유지해야 아르바이트든 일용직이든 자리를 구할 수 있으니, 끼니를 줄여서라도 휴대폰 요금을 낸다는 말이다. 아르바이트 사이트에서 '심야' 같은 단어를 검색해 하루 24시간에 최대한 장시간, 최대한 최저임금에 야간근로수당이나 휴일근로수당이라도 더 받을 곳을 찾는다는 말이다. 온 가족이 어머니는 물류센터에서, 아버지는 폐쇄되지 않은 현장을 찾아, 자녀는 배달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 나선다. 이렇게 일하면 안 아플 수 없고, 오래 살 수 없다. 그렇지만 이런 일자리조차도, 경쟁률이 낮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서로의 목숨에 영향을 주는 공동체

우리나라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대처하고 있다고들 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많은 사람의 일상이 유지되고 있다. 사망자 수도 치명률도 다른 나라보다 현저히 낮다. 우리는 우리가 말 그대로 서로의 '목숨'에 영향을 주는 공동체라는 점을 확인했고, 정보공개의 필요성을 실감했다. 사회적 신뢰의 가치, 공공보건의 필요성, 복지국가의 의미를 함께 배워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배움의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진 그 이면에는, '아프면 3일'을 쉴 수 없는 노동자들이 있다. 이제 우리는 아프면 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일상은 그저 정부가 잘해서, 또는 우리가 마스크 5부제를 잘 지켜서 유지된 것이 아니다. 어떤 노동자들은 더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에서 더 필사적으로 일했고, 우리는 바로 그 더 절박한 사람들의 노동에 기대어 6월을 맞이했다. 더 안전한 노동환경을 강제하고, 그 안전의 비용을 개별 노동자가 아니라 사용자와 국가가 지불해야 한다. 위험을 더 취약한 노동자들에게 전가하지 않고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정소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부위원장이자 김용균재단 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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