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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약간 흐려서 한라산이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서쪽 하늘 구름이 닿는 곳에 희미하게 보였다. 한라산, 일출봉 등 제주의 내로라 하는 오름과 산들이 다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 백약이오름이다.
▲ 능선길에서 만나는 한라산 날씨가 약간 흐려서 한라산이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서쪽 하늘 구름이 닿는 곳에 희미하게 보였다. 한라산, 일출봉 등 제주의 내로라 하는 오름과 산들이 다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 백약이오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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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약이오름은 약초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라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백약이오름에 오르며 한라산을 비롯하여 성산 일출봉, 다랑쉬오름, 용눈이오름 등 제주의 내로라하는 오름들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오름 중의 오름이라 백약이오름을 좋아한다.

5월 17일 아부오름에 이어 백약이 오름을 올랐다. 백약이오름의 남사면 산자락에는 나의 제주 입도조 '김윤조공'의 장손자인 '김귀림' 할아버지가 묻혀 있어 더욱 정이 가는 곳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4월에 있었던 묘제에 참석했지만 일가들과 여러 조상님들의 묘를 찾은 행사라서 따로 내 혼자 떨어져 나와 '백약이오름'을 오를 수는 없었기 때문에 다음을 기약해 두고 있었던 차였다.

밀양의 배수철 선생과 나는 아부오름을 오른 다음, 걸어서 백약이오름을 찾았다. 두 오름 간의 거리는 1.5km이지만 아부오름은 행정구역상 '제주시'이고, 백약애오름은 '서귀포시'인 것이다. 아부오름에서 백약이오름으로 넘어오는 길에 북제주와 남제주의 경계가 있었던 것이다. 백약이오름은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산 1번지다.
 
백약이오름 주변에는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많은 목초지와 무, 당근 등을 재배하는 밭들을 만날 수 있다.
▲ 백약이오름에서 내려다 보이는 목초지  백약이오름 주변에는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많은 목초지와 무, 당근 등을 재배하는 밭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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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오름을 오르고 나오는 길가에서 만났던 나무, 돈나무과의 상록성 식물이다.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 자생한다. 향기가 아주 진하다.
▲ 돈나무 아부오름을 오르고 나오는 길가에서 만났던 나무, 돈나무과의 상록성 식물이다.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 자생한다. 향기가 아주 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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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방목하거나 목초를 키우는 목초지들을 넘어 쌩쌩 달리는 자동차들의 질주를 보며 '그래, 잘 달린다'는 반응을 보이며 걸어서 20여 분 만에 '백약이오름' 입구에 도착하였다. 백약이오름을 찾는 차들도 많이 세워져 있었다. 커피와 음료, 간단한 먹을거리를 파는 차량도 세워져 있어 이곳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오름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장미과의 야생 딸기의 하나이다. 전국 어디에서나 야산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다. 멍석을 깔아놓은 것과 같이 넓은 면적을 뒤덮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으로 보인다.
▲ 멍석딸기 장미과의 야생 딸기의 하나이다. 전국 어디에서나 야산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다. 멍석을 깔아놓은 것과 같이 넓은 면적을 뒤덮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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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오르는 길은 나무판 등으로 잘 정비된 계단이 널직이 잘 깔려 있었다. 해발고도가 356.9m로 아부오름보다는 50여 미터가 더 높다.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고 있었다. 오름을 오르면서 사방을 살피니 높고 낮은 오름들이 사방에 널려있다. 그리고 제주 동부의 송당 등의 지역은 예로부터 목마장으로 유명하다.

말들을 방목하는 곳도 눈에 들어오고, 목초지에는 초록의 목초들이 싱그러움을 더해주고 있었다. '백약이오름'은 말 그대로 백가지의 약초가 자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정말로 백가지 약초가 자라는지는 의문의 여지가 많다. 왜냐하면 백약이오름에서 만나는 식물들이나 아부오름에서 만나는 식물들이나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석죽과 식물이다. 백약이오름을  가기 위하여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 근처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우리나라의 중부지방에서는 귀화식물인 유럽점나도나물이 여름이면 지천에 널려있지만 '점나도나물'은 보기 힘들다.
▲ 점나도나물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석죽과 식물이다. 백약이오름을 가기 위하여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 근처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우리나라의 중부지방에서는 귀화식물인 유럽점나도나물이 여름이면 지천에 널려있지만 "점나도나물"은 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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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중부와 남부지방의 야산에서 자생하는 인동과의 목본 식물이다. 백약이오름 정상 부근의 나무 숲에서 만날 수 있었다. 5월이라 한창 꽃을 피우고 있었다. 가을에 빨간 열매가 산형으로 달려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 가말살나무 우리나라의 중부와 남부지방의 야산에서 자생하는 인동과의 목본 식물이다. 백약이오름 정상 부근의 나무 숲에서 만날 수 있었다. 5월이라 한창 꽃을 피우고 있었다. 가을에 빨간 열매가 산형으로 달려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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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제주에 살았던 선조들은 오름의 이름을 붙이면서 그 오름의 특징을 살려 이름을 지었을 것이다. 제주 오름들의 이름이 대부분 제주 고유의 토속어를 사용하여 정감 어리게 지어진 것이다. 물이 산 쪽을 향하여 거꾸로 흐른다고 하여 지어진 '거슨세미오름'이나 굼부리에 물이 차 있다고 하여 붙여진 '물찻오름', '물영아리오름' 등이 대표적이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독초가 아인 식물은 다 약초라고 본 것 같다. '봄을 제일 먼저 알리는 냉이가 약초인가?' 그러나 인터넷 등을 검색해 보면 냉이는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뚫고 나와 온갖 약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이 되어있다. 그 설명을 굳이 부정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들인 민들레며. 질경이, 제비꽃 등 약초 아닌 식물들이 없다.

산삼은 수십 년을 산속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하여 온갖 병해충과 싸우는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저항물질인 플라보노이드'를 축적했는데, 인간들은 그 저항물질을 약재로 이용한 것이다.
 
5월 제주를 여행하다보면 도처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장미과 식물이다. 이번 아부오름과 백약이오름을 오르면서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내 어릴 때 많이 따 먹었던 야생 딸기다. 약간 세콤하지만 맛이 아주 좋다. 복분자딸기를 한방에서는 강장제로 많이 사용하는데, 야생 딸기들을 통칭하여 한방에서는 '복분자딸기'라는 이름으로 사용한다. 주변에 널려있는 덩굴성 목분식물이 '용가시덩굴'이다.
▲ 장딸기 5월 제주를 여행하다보면 도처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장미과 식물이다. 이번 아부오름과 백약이오름을 오르면서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내 어릴 때 많이 따 먹었던 야생 딸기다. 약간 세콤하지만 맛이 아주 좋다. 복분자딸기를 한방에서는 강장제로 많이 사용하는데, 야생 딸기들을 통칭하여 한방에서는 "복분자딸기"라는 이름으로 사용한다. 주변에 널려있는 덩굴성 목분식물이 "용가시덩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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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검색을 해 보아도 백약이오름이 특별한 약재가 있다는 기록은 없다. 보통 제주의 산과 북한 지역에서만 자란다는 피뿌리풀이 듬성듬성 자생하고 있다는 기록은 있다.

그 외에 약용으로 쓰인다는 복분자딸기와 층층이꽃, 향유, 쑥, 방아풀, 꿀풀, 쇠무릎, 초피나무, 인동덩굴 등은 여느 산에서도 볼 수 있기에 '백약이오름'만이 특별히 약초의 본고장처럼 이야기 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오히려 그 전에 불렸던 이름인 '개역이오름'이 더 정감이 간다.
 
백약이오름의 분화구를 둘러싸고 았는 능선길 중 제일 높은 곳이다. 서양금혼초 꽃이 온 능선길을 뒤덮고 있었다.
▲ 백약이오름 정상 백약이오름의 분화구를 둘러싸고 았는 능선길 중 제일 높은 곳이다. 서양금혼초 꽃이 온 능선길을 뒤덮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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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 길가 등  어디에서나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벼과의 귀화식물이다. 백약이오름 능선길을 뒤덮고 있었다.
▲ 왕포아풀 전의 길가 등 어디에서나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벼과의 귀화식물이다. 백약이오름 능선길을 뒤덮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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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약이 오름 동쪽에 자리잡고 있는 '동거믄이오름'이 손에 잡힐 듯이 들어온다. 옆에는 '좌보미오름' 등 백약이오름 주변에는 숱한 오름들이 자리잡고 있다.
▲ 동거믄이오름 백약이 오름 동쪽에 자리잡고 있는 "동거믄이오름"이 손에 잡힐 듯이 들어온다. 옆에는 "좌보미오름" 등 백약이오름 주변에는 숱한 오름들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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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약이오름'은 이 일대 오름의 제왕이다. 제주 오름의 맏형이라고나 할까? 백약이오름에 오르면 제주의 모든 오름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르기도 그리 힘들지 않다. 물론 아부오름보다야 힘들지만 주차장에서 오름 정상까지 오르는데 30분 정도이면 가능하고 계단이 잘 놓여져 있어 뒷산 오르는 기분으로 오르면 된다. 오름 주변 능선길을 걸어 내려와도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오르는 길에 등심붓꽃, 점나도나물, 찔레, 청미레덩굴 등 제주 어디에서나 흔히게 볼 수 있는 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전국의 야산 풀밭에서 많이 만날 수 있는 마디풀과의 식물이다. 잎이나 즐기 등이 수영보다 작아서 '애기수영'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다. 백약이오름 능선길 흔하게 자라고 있었다.
▲ 애기수영 전국의 야산 풀밭에서 많이 만날 수 있는 마디풀과의 식물이다. 잎이나 즐기 등이 수영보다 작아서 "애기수영"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다. 백약이오름 능선길 흔하게 자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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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초로 들여와 전국에 펒진 귀화식물, 특히 제주도에는 목초지들이 많은데, 오리새와 같은 벼과식물들이 많이 심어져 가꿔지고 있는데, 지금은 사방으로 퍼져 자생하고 있다.
▲ 오리새 목초로 들여와 전국에 펒진 귀화식물, 특히 제주도에는 목초지들이 많은데, 오리새와 같은 벼과식물들이 많이 심어져 가꿔지고 있는데, 지금은 사방으로 퍼져 자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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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내려오는 길에 봄에는 여느 산에서와 마찬가지로 삐리, 서양금혼초 꿩의 밥, 보리장나무, 사스레피나무, 상산나무, 용가시덩굴, 가막살나무, 엉겅퀴 등 많은 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백약이오름이나 아부오름이나 곰솔이 산 정상부와 굼부리(분화구)를 뒤덮고 있고, 굼부리 주변의 능선길을 걷다보면 서양금혼초, 오리새와 왕포와풀, 토까풀 등 귀회식물들이 다 뒤덮고 있디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오름의 정상부에는 아직 지지 않은 철쭉꽃들이 남아 있어 지나는 길손들을 반기고 있었다. 저 멀리 제주 정의현 읍성지인 성읍리의 영주산과 성읍지 못이 탐방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백약이오름도 여느 오름들과 마찬가지로 넓은 분화구(굼부리)를 품고 있었다. 분화구 가운데에는 새들이 자라고 주변에 곰솔들이 씩씩하게 자라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 백약이오름 분화구 백약이오름도 여느 오름들과 마찬가지로 넓은 분화구(굼부리)를 품고 있었다. 분화구 가운데에는 새들이 자라고 주변에 곰솔들이 씩씩하게 자라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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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순을 지나고 있어 아직 지지않은 철쭉꽃들이 남아있어 백약이오름을 찾은 탐방객들의 아쉬움을 그나마 달래주고 있었다.
▲ 철쭉 5월 중순을 지나고 있어 아직 지지않은 철쭉꽃들이 남아있어 백약이오름을 찾은 탐방객들의 아쉬움을 그나마 달래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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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약이오름에선 제주 오름이 다 보인다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 날이 맑았으면 한라산 정상도 잘 보였을 텐데 날이 흐려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다. 탐방객들 중에는 오름에 오르지 않고 입구에서 사진 몇 컷 찍고 잠시 들렀다 가는 사람들도 있다.

4~5월 유채꽃이 만발한 시기에 백약이오름을 올라보라. 좌보미오름, 민오름, 동거믄이오름, 개오름 등 수많은 오름들, 제주의 검은 현무암 돌무더기들, 노란 유채꽃과 철쭉꽃, 한라산과 일출봉 너머 우도까지 푸른 바다가 드리운 제주의 멋을 이곳 백약이오름은 다 품고 있다.

태그:#백약이오름, #오름의 제왕, #철쭉, #귀화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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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초등위원장,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장을 거쳐 현재 초록교육연대 공돋대표를 9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교사, 어린이, 학부모 초록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초록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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