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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원 의원.
 박지원 의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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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부는 바람을 사람이 막을 수 있나요."

지난 22일, 인터뷰 요청을 위해 통화한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전화를 받자마자 이 같이 이야기했다. 26, 27일 만나 인터뷰하는 도중 여러 차례 낙선 위로 전화를 받았을 때도, 그는 같은 이야기를 수도 없이 반복했다.

박 의원은 2003년 대북송금 특검으로 구속이 확정되자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라며 조지훈의 <낙화>를 인용했다. 2007년 특별사면 때엔 "바람에 진 꽃이 햇볕에 다시 필 것이다. 봄은 또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그는 "바람"을 이야기하며 현역 국회의원 자리에서 물러나고 있었다.

박 의원에게 '낙화'를 물었다. 그에게서 "시든 꽃도 봄이 오면 다시 핀다"는 말이 돌아왔다. 그는 "은퇴는 없다"고 말했다.

"정치를 꼭 국회의원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DJ로부터 습득한 지식, 제 경험과 경륜을 동원해 국민을 향해, 국회를 향해 이야기해야죠. 때론 청와대에 일침도 가해야 하고요. 저는 문 대통령의 성공을 통해 진보정권이 반드시 재창출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 과정에서 제 역할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혹시 알아요? 트럼프도 방송하다 대통령 됐는데(웃음)."

<오마이뉴스>는 국회의사당 인근 오피스텔에서 26, 27일 이틀에 걸쳐 박 의원을 인터뷰했다. 그의 12년 법사위 생활과 검사들과의 인연을 중심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 인터뷰 전문은 지난 기사([인터뷰-상] "나도 조작수사 경험... 한명숙 사건, 검찰이 그림 그린 것" http://omn.kr/1nrcf)에서 이어지는 것이다.

[황교안과 우병우] "난 성가시게 안 한 것 같은데"

- 2016년엔 검사 출신인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과 맞붙었습니다. "코끼리를 죽이는 법"을 거론하면서 지속적으로 공격했는데, 그만큼 우 전 수석의 위세가 대단했다고 보면 됩니까.
"검찰 곳곳에서 그의 위력이 나타났잖아요. 코끼리를 죽이려면 죽을 때까지 바늘로 찌르면 돼요. 그 코끼리 1호가 김재철 전 MBC 사장이었고, 그 다음이 김기춘·우병우였죠."

- 국민들 입장에선, 우병우를 보며 검사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을 것 같습니다.
"그렇죠. 그 횡포와 권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죠. 제 저축은행 재판의 경우 1심에서 무죄, 2심에서 유죄가 나왔잖아요. 그런데 그 즈음에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이 나왔어요. 거기에 보면 우병우가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을 찾아가 '박지원의 유죄를 대법원에서 유지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내용이 있어요.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습니까."

- 검사 출신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와도 법사위에서 많이 맞붙었습니다.
"황 전 대표가 법무부장관으로 있을 때 비교적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죠. 최근에 미래통합당 모 간부와 식사자리에서 만났는데, 황 전 대표가 '법무부장관 때 박지원이 어찌나 성가시게 했던지'라고 그랬대요. 나는 성가시게 안 한 거 같은데(웃음)."

- 황 전 대표 입장에선 성가시게 한 거 같은데요(웃음).
"아, 그 정도도 안 하는 국회의원이 어딨어요(웃음)."

- 정치인 황교안은 어떻게 평가하나요.
"실망스럽죠. 깔끔한 인상을 갖고 있는 검사 출신의 인물이 일거에 당권을 거머쥐었잖아요. 그러면 새 정치를 해야 하는데 구 정치보다 더 나쁜 구 정치를 했잖아요. 야당의 가장 강력한 투쟁장소인 국회를 버린 채 광화문에 나가 태극기 부대와 장외 투쟁만 벌였어요.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사사건건 대통령 발목만 잡으니까 (총선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온 거죠."

- 미래통합당이 지난 총선에서 너무 극우세력의 이야기에만 귀를 기울였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황 전 대표가 근본적으로 극우예요.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 때 알게 된 건데 대학 때부터 다니던 강서구의 개척교회를 지금도 다니더라고요. 사실 그건 제가 높게 평가하긴 했어요. 아무튼 불교계에서 편향된 사람이라며 황교안 자료를 많이 줬어요(웃음). 예를 들면 조그마한 교회에 기고를 했는데 '성남일화 축구팀을 응원하지 말고, 음료수 맥콜을 마시지 말자'고 그랬더라고요. 다 통일교 계열이잖아요. 종교관이 상당히 보수적이에요."
 
 박지원 의원.
 박지원 의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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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 수첩만 보면 발발발 떨었죠"

-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 때 딸 조민씨의 컬러본 동양대 표창장을 공개했습니다. 지금도 출처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건 말할 수 없습니다."

- 검찰도 갖고 있지 않은 것인데요.
"당시엔 몰랐어요. 나중에 보니까 검찰도 안 갖고 있던 것이더군요."

- 과거 인사청문회 때도 그렇고 중요한 자료를 잘 입수하는 것 같습니다.
"노력을 하는 거죠. 근데 우리 어머님이 이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남의 눈에서 눈물이 나오게 하면, 네 눈에는 피눈물이 난다.' 그래서 '늘 선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그러셨는데 제가 그동안 너무 세게 한 거 아닌지 그런 생각이 듭니다(웃음). 근데 박지원을 버리면 박지원이 아니죠. 앞으로도 바른 말만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 검찰을 많이 비판했고, 검찰에 여러 차례 불려가기도 했습니다. 인연으로 봐야합니까, 악연으로 봐야합니까.
"(웃음) 국회의원으로서 일을 한 거죠. 감정 같은 거 없습니다.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검찰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한 것이지, 제가 무슨 유감이 있어 한명숙 편을 들겠어요? (수첩을 들며) 아무튼 국정감사 때 이 수첩만 보면 검사들이 발발발 떨었죠. 민주검찰, 인권검찰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심정이었지 개인감정은 없어요. 오히려 검찰 간부들과 술도 많이 먹고, 요새도 전화가 와요."

- 현직 검사요?
"그렇죠."

- 20대 국회에서 검경수사권 조정 및 공수처 신설 법안이 만들어졌습니다. 스스로 생각해볼 때 검찰 개혁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생각하나요.
"12년 전에 비해 그래도 많이 좋아졌잖아요. 앞으로도 더 개혁돼야죠. 그건 21대 국회에서 잘 하겠죠(웃음)."

[21대 국회]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차지해야"

- 21대 국회 첫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저는 민주당이 차지해야 한다고 봐요. 시대 요구도 그렇습니다. 박근혜 탄핵, 촛불혁명의 산물로 태어난 문재인 정부는 개혁을 완수해야 해요. 하지만 지난 국회에서 여당이 과반을 차지하지 못해 법과 제도에 의한 개혁이 잘 이뤄지지 못했잖아요."

- 미래통합당에선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범진보 190석, 범보수 110석인 상황에서 민주당이 야당을 잘 설득해야죠. 설득이 안 되면 국민에게 호소하는 절차를 밟아야 해요. 이 절차의 과정에서 오만하게 보이지 않도록 민주당이 잘 해야 합니다."

- 21대 국회의원 중 법사위를 원하는 의원들이 꽤 있는 것 같습니다.
"과거엔 다들 안 오려고 그랬는데, 이번엔 인기 상임위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집권 하반기이고 여러 현안이 걸려 있잖아요. 법과 제도에 의한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선 법사위가 중요해요. 그래서 언론에서도 많이 주목하고요. 국회의원은 언론에 많이 나오면 좋은 거잖아요(웃음)."

- 법사위에서 일할 후배 정치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법사위에서 상대하는 기관들이 국민들 위에 군림할 수 있는 곳이잖아요. 법무부와 검찰, 법원과 헌법재판소, 감사원 등 모두 힘이 센 권력 기관이기 때문에, 그들이 오버하지 않고 개혁할 수 있도록 잘 감시해야죠."

-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중 눈에 띄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건 말하면 안 되죠(웃음)."

- 당선인들의 면모를 볼 때, 21대 국회를 어떻게 전망하나요.
"초선이 과반이기 때문에 개혁적인 일이 많이 일어날 겁니다. 개혁 입법을 잘 해서 우리나라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었으면 합니다. 특히 초선 의원 분들은 전문 분야를 잘 키우기 바랍니다. 박지원 하면 대북문제가 떠오르듯 말입니다. 또 전화를 잘 받으세요. 국민들 사이에서 이런 말이 있어요. 국회의원과 전화통화 하려면 전날 돼지꿈을 꿔야 하고, 국회의원 한 번 만나려면 전날 용꿈을 꿔야 한다. 물론 국회의원이 매우 바쁜 자리죠. 하지만 저는 지난 12년간 금귀월래(금요일에 지역구인 목포에 갔다가 월요일에 서울로 돌아오는 일정을 표현하는 말 - 기자 주)를 빼먹지 않았고 지구 11바퀴 거리를 오갔습니다. 저를 만나려는 사람을 100% 만났고, 전화를 받지 못하면 99.99% 다시 전화를 해줬습니다."
 
 박지원 의원.
 박지원 의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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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에서의 패배 후 여러 차례 "현역에선 물러나지만 정계 은퇴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정치를 꼭 국회의원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DJ로부터 습득한 지식, 제 경험과 경륜을 동원해 국민을 향해, 국회를 향해 이야기해야죠. 때론 청와대에 일침도 가해야 하고요. 저는 문 대통령의 성공을 통해 진보정권이 반드시 재창출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 과정에서 제 역할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혹시 알아요? 트럼프도 방송하다 대통령 됐는데(웃음)."

- 2003년 대북송금 특검 때 구속되며 조지훈의 <낙화>를 인용했습니다("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이후 2007년 특별사면 때엔 "바람에 진 꽃이 햇볕에 다시 필 것"이라고 말했고요. 지금 시점에선 어떤 말을 하고 싶은가요.
"(웃음) 시든 꽃도 봄이 오면 다시 피잖아요. 늘 사람이 희망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야지 그냥 뒤에 주저앉아 있으면 계속 주저앉아 있는 사람으로 남고 맙니다. DJ도 '사람은 누구나 곤경에 처한다. 그것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으면 된다'라고 그러셨어요. 제가 요즘 방송에 많이 나가는데 이번 주엔 서른한 번 나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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