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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예비당원으로 정의당에 입당했다. 대통령 선거와 탄핵국면으로 만 18세 선거권을 중심으로 한 청소년 참정권은 다시 한 번 수면위로 올라왔고, 당시 17살이였던 나는 심상정 당시 대통령 청년선대본 선거위원으로 처음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났다. 정의당은 많이 바뀌었을까?

미래라고 치켜세우지만 셋방살이를 전전하는 청소년 당원
  
허들 총회 마지막에 찍은 단체사진이다.
▲ 허들 총회 단체사진 허들 총회 마지막에 찍은 단체사진이다.
ⓒ 문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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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법적으로 입당 자격이 안 되지만 입당을 원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예비당원제'를 운영해왔다.

그 누구도 챙겨주지 않던 예비당원들은 당내에서 생존을 위해서 협의체를 꾸렸다. 그게 허들이었고, 필자가 2년 동안 운영했었다.

그때 확인된 내용은 예비당원제가 없어지지 않는 한 우리 당의 청소년들은 셋방살이를 전전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선거법개정과 함께 만 18세에게도 투표권이 주어졌고, 지금은 청소년 특별위원회도 생겼다.

올해 1월 7일 정의당에 입당한 만 18세 청소년들을 축하해주는 입당식이 있었다.정의당 예비당원 120여명 가운데 54명이 이번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정식 당원이 될 법적 자격을 얻게 됐다. 그리고 80여명은 예비당원들은 법적 지지자로 남았다.미완의 완성, 정의당이 청소년을 대하는 태도를 그대로 보여준 행사였다.

만 16세 선거권 보장한다는 정의당, 그들을 받아들일 준비 돼 있나
 
만 18세 청소년 정의당 입당식 투표 퍼포먼스를 하는 사진이다.
▲ 20200107_만18세 청소년 정의당 입당식 만 18세 청소년 정의당 입당식 투표 퍼포먼스를 하는 사진이다.
ⓒ 정의당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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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은 만 18세 청소년에게 15.6%의 지지를 받았다. 더불어시민당 38.2%, 미래한국당 17.2%에게 밀린 3등이다. 그 어떤 세대들보다 청소년들은 정의당에 표를 몰아줬다. 그러나 이 만큼의 지지율을 정의당이 감당할 수 있는가를 되묻고 싶다.

정식부문 위원회 아닌 특별위원회 그리고 기존의 청소년 당원들을 위한 시스템 조차 마련되지 못한 상황에서 만16세 선거권이 보장되어 200명의 당원들을 가진다고 한다면 그것 또한 더 큰 문제이다. 신입당원들의 교육과 활동가 양성, 이건 청소년 뿐만 청년과 기성세대까지도 연결되는 당의 재생산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정의당에 청소년의 자리가 있을까
 
노회찬 의원을 비롯한 당내 지도부, 각 지역청년(학생)위원회 그리고 청소년 위원들이 함께 발대식을 진행하고 있다.
▲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 청년선대본 발대식 단체 사진 노회찬 의원을 비롯한 당내 지도부, 각 지역청년(학생)위원회 그리고 청소년 위원들이 함께 발대식을 진행하고 있다.
ⓒ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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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을 리모델링해야 한다" 혹은 "재창당 해야한다"는 등 많은 의견이 있다. 리모델링을 하든, 재건축을 통해 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새로 만든다고 한다면 청소년 당원들이 활동할 수 있는 방 한켠은 보장되어야만 한다.

2세대 진보정치인, 40대 기수론, 청년정당 정의당 같은 명확한 목표도 없는 흐릿한 구호만 외친다고 청년 활동가들이 양성될 수 없다는 것을 우리 정치권은 눈으로 봐왔다.

이제는 셋방살이를 끝내야 한다

이번 8월에 혁신위원회에서 만든 당대회안이 상정될 것이다. 정의당을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번 당대회는 정말 혁신당대회가 되어야 한다.

지금 있는 청소년 특별위원회도 특별위원회다. 전세도, 월세도 아닌 단기계약이다. 집주인겪인 대표가 바뀌면 없어질지도 모르는 처지이다. 또한 우리가 명확하게 알아야 할 것은 차기 리더로 성장 하는데 물리적인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100명의 청소년 당원들을 정치인으로 양성한다고해서 100명의 정치인이 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우리가 아는 독일의 안나 뤼어만 같은 청소년 정치인들도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며 논의하는 문화에서 만들어진 사람이다. 한명의 정치인을 만들기 위해서 300명의 당원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인맥풀이 작은 정의당은 15.6%지지를 받는 '최고의 세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불안정한 환경은 당내에서 성장한 진보정치인이 만들어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혁신해야한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통합진보당에서도 보장되었던 청소년 당권이 보장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동안 법안의 진보정당이라는 스스로 묶어왔던 편견을 깨부셔야 한다.

 100일이라는 시간이 진보정당의 100년을 논의하는 건 어려울 수도 있다. 그렇다면 눈 앞에 있는 문제부터 해결해나가야 한다.

이번 당대회에 청소년 당권에 대해 논의해야만 하는 이유다. 청소년 당원 문제만 해결된다면 최소한 진보정당의 100년을 책임질 사람들을 양성할 수 있는 토대가 생긴다. 내 집 마련이 힘들고, 전세와 월세를 전전하는 현재 대한민국의 청년들의 삶은 제도권 정치를 전전하는 청소년들의 삶은 다르지 않다. 이번 당대회가 진짜 혁신당대회가 되어야 한다. 그 중심에는 청소년이 있어야 한다.

태그:#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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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며 살고 싶습니다. 공존을 꿈꾸며 행정학을 공부하는 기후정의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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