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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옛 마산시의회가 창원 마산음악관 뜰에 세운 '일송 기증석'.
 2002년 옛 마산시의회가 창원 마산음악관 뜰에 세운 "일송 기증석".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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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마산음악관 안팎에 친일 행적이 드러난 조두남(1912~1984)과 가곡 <선구자> 관련 조형물이 거의 정비된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일송 기증석(一松 寄贈石)'도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마산음악관은 옛 마산시가 2003년 5월 '조두남 기념관'으로 문을 열었다가 그의 친일 행적이 드러나면서 2004년 7월 지금의 명칭으로 바뀌었다.

조두남은 윤해영(1909~?) 작사의 가곡 <선구자>를 작곡했다. 윤해영과 조두남은 모두 친일 행적이 뚜렷하고,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어 있다.

<선구자>는 처음에 '룡정의 노래'였고, 이 노랫말에 등장하는 '선구자'는 독립군이 아니라 실제로는 독립운동가를 잡던 간도특벌대 등을 가리킨다는 지적이 있다.

음악관은 조성 당시 <선구자> 노랫말에 나오는 '용두레 우물'과 정자인 '일송정', 소나무(일송)에 '일송 기증석'을 조성했다. 또 선구자 노랫말을 새진 돌비도 있었다.

조두남과 윤해영의 친일행적이 알려지면서 2004년 11월 옛 마산시는 돌비에 새겨져 있던 노랫말을 지웠고, 정자인 '일송정'의 현판을 없앴다.

옛 마산시는 2010년 창원시와 통합했다.

창원시는 최근 '용두레 우물'을 없앴다. 우물 형태의 조형물을 없애고 그 자리에 의자 2개를 설치해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놓았다.

우물을 덮고 있는 지붕은 그대로 두었다. 지금은 이곳이 과거 우물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없도록 되어 있다.

현재 유일하게 남아 있는 조형물은 '일송 기증석'이다. 이 기증석은 2002년 6월 옛 마산시의회 의원들이 세운 것이다.

기증석에는 "금번 조두남기념공원이 이곳에 만들어지면서 중국 용정시에 있는 일송정을 재현하게 됨에 따라 우리 의원 일동은 일송을 기증하여 독립을 갈구했던 선구자의 푸른 기상을 영원히 기리고자 한다"는 설명이 있다.

또 기증석에는 당시 마산시의회의 의장(김영성), 부의장(김오영)과 의원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 기증석 설명대로 보면, 소나무를 마산시의회가 기증한 것이고 이를 기념해 비석을 세운 것으로 되어 있다.
  
2002년 창원 마산음악관 조성 당시 뜰에 만들어 놓았던 '용두레 우물' 모형(위)이고, 지금은 우물이 없어졌으며 그 자리에 의자가 놓여 있다(아래).
 2002년 창원 마산음악관 조성 당시 뜰에 만들어 놓았던 "용두레 우물" 모형(위)이고, 지금은 우물이 없어졌으며 그 자리에 의자가 놓여 있다(아래).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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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창원시는 음악관 내부에 전시되어 있던 조두남 관련 전시물 상당수를 철거했다. 조두남 모형을 한 밀랍인형과 피아노, <선구자> 악보를 전시공간에서 없앤 것이다.

당시 창원시는 '일송 기증석' 처리에 대해 창원시의회와 협의를 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진행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송 기증석'에 이름이 적혀 있는 김종대 창원시의원은 "마산음악관에서 조두남 흔적을 지워야 한다. '일송 기증석'도 없애는 게 맞다고 본다"며 "창원시와 협의가 아직 없었는데, 이름이 새겨져 있는 의원들한테 다 연락하는 게 힘들 수도 있지만, 입장을 들어보고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마산음악관의 바른 운영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문순규 창원시의원은 "최근에 용두레 우물 조형물은 철거된 것으로 안다"며 "유일하게 남아 있는 조형물이 '일송 기증석'이라면, 없애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 현재 소유자가 누구인지 등에 대해 알아보겠다"고 했다.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고문은 "소나무는 베어낼 수 없지만 '일송 기증석'만 없애면 그 나무는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며 "현재 의원들이 알아서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고문은 "친일 조두남과 윤해영이 만든 가짜 가곡인 <선구자>가 수치스럽다면 '일송 기증석'도 없앨 것이고 그대로 둔다면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 아니겠느냐"며 "치우지 않고 그대로 둔다면 두고두고 욕을 먹을 것이다. 과거 '조두남 기념관'의 잘못된 결정이 지금까지도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2002년 옛 마산시의회가 창원 마산음악관 뜰에 세운 '일송 기증석'.
 2002년 옛 마산시의회가 창원 마산음악관 뜰에 세운 "일송 기증석".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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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마산음악관 뜰에 있는 조성되었던 '용두레 우물'로, 지금은 우물 모형이 없어지고 의자를 놓아주었다.
 창원 마산음악관 뜰에 있는 조성되었던 "용두레 우물"로, 지금은 우물 모형이 없어지고 의자를 놓아주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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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마산음악관 뜰에 있는 돌비. 처음에는 <선구자>가 새겨졌다가 조두남의 친일행적이 드러나면서 뭉개버렸다.
 창원 마산음악관 뜰에 있는 돌비. 처음에는 <선구자>가 새겨졌다가 조두남의 친일행적이 드러나면서 뭉개버렸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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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마산음악관 뜰에 있는 소나무와 '일송 기증석'.
 창원 마산음악관 뜰에 있는 소나무와 "일송 기증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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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마산음악관, #친일 조두남, #선구자, #마산시의회, #창원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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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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