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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원들이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를 촉구하고 있다.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원들이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를 촉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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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는 20일 열린 마지막 본회의에서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교원노조법의 당사자인 전교조와 교수노조는 21일 "교원의 노동기본권 보장은커녕 오히려 후퇴한 개정안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과 당사자들의 거센 반발에도 개악안을 통과시킨 20대 국회를 강력히 규탄한다"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번에 통과된 교원노조법 개정안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안으로 급하게 만들어져 제대로 된 입법 예고조차 거치지 않고 졸속으로 처리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교원노조법을 개정하게 된 근본 원인은 교수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현행 법률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2018년 8월 30일 헌법재판소 결정에 있다. 헌법재판소는 올해 3월 31일을 개정 시한으로 정했었다. 하지만 국회는 법 개정을 계속 미루다가 20대 국회 본회의 마지막 날인 5월 20일 법사위와 본회의를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국회 해당 상임위원회인 환경노동위원회는 헌법재판소가 교원노조법 개정 시한으로 밝힌 3월 31일을 훌쩍 넘길 때까지 당사자인 교사와 교수들의 의견을 제대로 듣는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 환경노동위원회는 5월 11일 이미 올라와 있던 5개의 교원노조법 개정안이 아닌 환경노동위원장 이름으로 발의된 새로운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전교조와 교수노조 등은 환경노동위에서 통과된 교원노조법 개정안이 기존 법률의 교원 노동기본권 제한과 정치기본권 금지 독소 조항은 그대로 둔 채 교섭 창구 단일화와 개별 대학 단위 노조 설립이라는 새로운 독소 조항이 더해진 개악된 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교원노조법 개정안은 상임위를 통과한 지 9일만인 20일 법사위를 통과한 데 이어 불과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본회의까지 통과했다.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 교원노조법은 여러 가지 독소 조항을 품고 있다. 핵심적인 5가지 문제만 짚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가입 대상자에 대한 노동조합의 자율성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 개정 교원노조법도 기존 법과 마찬가지로 노조 가입 대상을 현직 교원으로 한정했다. 이 조항은 박근혜 정부에서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둔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내몰 때 내세운 핵심 근거였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위반이다. "노동조합 가입이나 활동을 제한하지 않는 내용으로 개정해야 한다"라는 대통령 소속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의 2019년 입장 발표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둘째, 단체교섭 창구 단일화 규정 강화이다. 노동, 시민사회 단체에서 대표적 개악 규정으로 꼽는 부분이며, 민주당 내 일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어용노조 등으로 인해 교섭 자체가 불가능해지거나 단체교섭이 무력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미 경험이 있다. 2010년 이전에는 교원노조법에 창구 단일화 규정이 존재했으며, 사용자 측의 사실상 교섭 거부에 자주 악용됐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의식해서인지 교원노조법 개정안 최초 발의자인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 안과 정부안에 포함돼 있던 교섭 창구 단일화 규정이 같은 여권 소속 설훈 의원 안에서는 빠져 있었다.

셋째, 교원노조의 정치 활동 금지 규정이 유지·강화되었다. 초등, 중등 교원의 경우 정당법과 교원노조법에서 정치 활동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시민으로서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인 권리마저 박탈당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교원노조법 개정안은 기본 규정을 유지했다. 나아가 개정안은 정치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던 대학 교원들이 모인 노동조합에 대해서도 정치 활동 금지를 규정하였다. 시민으로서 개인적·집합권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교사와 교수들이 '행동하는 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는 어렵다.
  
넷째, 기존 교원노조법에 있던 쟁의행위 금지 규정이 그대로 살아 있다. 학교는 교육기관이며 학생들의 교육권 보호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정부 정책이나 사학 법인의 부당한 개입 등으로 인해 학생들의 교육권과 교권이 침해되는 일은 교육계에서 자주 목격되었다. 학생들의 교육권 보호를 위해서, 그리고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기본권을 온전하게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무조건적 쟁의행위 금지는 개선되어야 한다. 대학별 노조 설립 허용으로 인해 어용노조가 만들어지는 부패 비리 사학에 대해 대학 교원들이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다섯째, 교섭 대상을 여전히 임금, 근무 조건, 후생 복지 등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에 관한 것으로 제한하고 있다. 교원들이 노동조합을 만드는 주된 이유는 불합리하거나 잘못된 교육 정책, 학교 정책에 있다. 임금이나 근무 조건과 관련된 경우에도 대부분 교원 정책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대학의 경우 관리와 운영 방향은 고용 불안과 직접 맞닿아 있기도 하다. 특히 교원노조의 핵심 요구 가운데 상당수는 학생들의 교육적, 사회적 여건 향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임금과 근무 조건을 핵심으로 하는 다른 노동조합과 조금 다른 노동 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노동 존중 사회'를 만들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부의 노동 정책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교원노조법 개악은 그 뒷걸음질에 속도를 붙였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는 달라지겠다고 약속했다. 그 다짐이 세상으로 드러난 출발이 광화문과 전국을 뒤덮었던 촛불이었다. '노동 존중'과 '사람이 먼저'인 세상은 말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국제적 기준에 맞는 노동기본권 보장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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