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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2020.5.18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2020.5.18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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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열린 40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는 특별하게도 양승동 KBS 사장과 박성제 MBC 사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1960년대생' 두 공중파 사장은 기념식 참석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5.18 민주묘지(제1묘역)를 방문해 분향했다. 

KBS와 MBC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왜곡보도'로 비판을 받았고, 왜곡보도에 분노한 광주시민들에 의해 광주KBS·MBC 사옥이 불탔다는 점에서 두 사장의 기념식 참석과 묘지 참배는 각별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19일 오후 "주요 방송사라서 온 게 아니라 5.18 단체들이 초청한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5.18 단체들이 왜 이분들을 초청했냐 하면, 5월 18일부터 27일까지의 기간에 광주 MBC·KBS가 불탔고 (시민군 대변인이었던) 윤상원 열사가 왜 5월 26일 내신이 아니고 외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했겠나?"라며 "당시 상황이 그랬는데 5.18 단체들이 MBC·KBS 사장을 초청한 것은 용서와 화해의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방송을 보니 KBS 같은 경우는 당시 상황을 방송하면서 왜곡보도를 사과했다"라며 "진실고백과 화해의 수순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진실 고백-용서-화해' 프로세스는 남아공 진실화해위가 모델

또한 '진실 고백-용서-화해'의 프로세스가 담긴 문 대통령의 기념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진실화해위원회를 모델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기념식에서 밝힌 '진실고백-용서-화해'라는 프로세스가 남아공 진실화해위원회 모델을 고려한 것이라고 문 대통령이 설명했다"라고 전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지난 1995년 2월부터 1998년 7월까지 활동한 남아공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1960년부터 자행된 아파르헤이트(인종차별)와 국가범죄, 인권침해를 조사한 기구로 7000명 이상을 조사해서 상당수가 처벌받았고, 849명이 사면받았다.

강 대변인은 "이는 진실고백과 용서, 화해에 부합하는 결과인데, 다만 (남아공은) 공소시효를 배제했다"라며 "(한국의 경우) 5.18 진상조사가 이뤄질 텐데 공소시효 문제를 어떻게 풀지는 국회의 몫으로 남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가해자가 진실을 고백할 자세가 돼 있는지 의문"

'가해자가 진실을 고백한다면 사면 가능성도 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앞서 언급한 청와대 관계자는 "그것에 답하기는 너무 이른 것 같다"라며 "그것에 대한 입장을 들은 바 없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가해자가 보이고 있는 태도를 볼 때 진실을 고백할 자세가 돼 있는지 의문이기 때문에 진실고백이 있은 다음에 답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의 민정기 전 비서관이 '뭘 사과할지 모르겠다'고 했고, 지만원씨는 여전히 5.18이 폭도들에 의한 폭동'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계속했다"라고 지적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발포 책임자나 법적 책임자와 관련, 전날 전두환 전 대통령쪽의 민정기 전 비서관은 <연합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할 얘기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다"라며 "사실이 아닌데 어떻게 사죄하란 것인가?"라고 진실고백이나 사과를 거부했다.

이 관계자는 "국회가 5.18 역사왜곡자에 대한 법률검토에 들어갔고 논의할 것으로 보지만 (가해자 쪽은) 진실을 고백할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역사왜곡과 음해가 일부에서 지속되는 상황이다"라며 "(가해자의 진실고백 후 사면 가능성은) 5.18 역사왜곡 법률을 제정한 후에 같이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입술 부르튼 문 대통령... 청와대 "건강하시다"

한편 문 대통령이 입술이 하얗게 부르튼 채 기념사를 한 것과 관련, 문 대통령은 "피곤하지 않았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부르튼 입술과 관련해 일부 기자들이 건강을 걱정하기도 하고 '피곤해서 입술이 부르튼 거냐'는 질문이 많아서 (문 대통령에게) 따로 여쭤봤는데 '피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왜 부르텄는지와 관련해 문 대통령조차 '잘 모르겠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코로나19 비상대응 시기가 길어져서 지친 거 아니냐고 걱정하는 댓글이나 반응이 많았는데 불철주야 국난극복에 매진하는 것은 맞지만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건강히 계시다"라고강조했다.  

전날(18일) 40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는 과정에서 하얗게 부르튼 입술이 TV생중계 화면에 생생하게 잡혔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 업무에 지친 것 아니냐?'는 등의 지적이 나왔다.

태그:#40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양승동, #박성제, #남아공 진실화해위원회, #문재인 대통령의 부르튼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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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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