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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대면 강의를 취소하고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는 대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학생들은 자체 대학교 학습관리 시스템인 LMS, 이캠퍼스(e-campus) 등을 통해 녹화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하지만 토론이나 발표, 질의응답 등 쌍방향 소통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서울대, 광운대, 건국대 등 대부분의 대학교는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과 계약을 맺어 화상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대학은 대면시험을 금지하고 온라인 시험을 실시했다. 컨닝이나 답 공유 같은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줌'을 켜놓고 응시하도록 하는 강의도 등장했다. 이처럼 화상 강의 플랫폼 이용률이 증가하면서 줌뿐만 아니라 '블랙보드'와 '시스코 웹엑스'도 주목받고 있다.
  
2013년에 발표된 '캠퍼스 컴퓨팅 프로젝트'(Campus Computing Project)에 따르면, '블랙보드'는 미국대학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학습관리시스템으로 41% 점유율을 나타낸다. 국내 대학에서는 한양대, 고려대 등이 선택해 이용하고 있다. 학습관리 시스템 내에 화상 강의 기능인 '블랙보드 콜라보레이트(Blackboard Collaborate)'가 포함되어 있다. 학생들은 각 강의의 담당 교수가 열어주는 '코스룸'에 접속하여 실시간으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즉, 녹화 강의와 화상 강의의 시스템이 결합하고 있는 형태이다.

시스코에 따르면 '웹엑스(webex)'가 코로나19 유행 이전에 비하여 일 사용량이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또한 줌 보안 논란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수요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한다. 웹엑스는 성균관대, 가천대, 동국대, 배재대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 줌과 비슷하게 회상 회의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플랫폼이다.

화상 강의를 시작하고 두 달이 지난 시점에서 학생들 사이에서는 화상 강의 플랫폼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최근 '줌'이 보안에 취약하다는 논란이 일은 바 있다. 이에 대체 플랫폼의 필요성을 느끼는 학생들도 많아지고 있다. 화상 수업이 꼭 갖추어야 하는 다음 4가지의 기준을 설정하고, 화상 강의 플랫폼의 장단점을 비교해보고자 한다.

1. 설치 및 이용방법이 간단한가?
2. 쌍방향 소통이 잘 이루어지는가?
3. 팀 활동과 같은 다양한 수업 형태가 가능한가?
4. 수용 수강인원이 충분하고, 접속상태가 원활한가?

설치 및 이용방법이 간단한가?

처음 사용하는 학생들도 쉽게 가입하여 이용할 수 있다. 회의 URL 링크와 비밀번호 입력만 하면 접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간단하다. 하지만 LMS를 통해 바로 접속할 수 있는 블랙보드와는 달리 웹엑스와 줌은 따로 어플리케이션을 다운하여 앱 내에서 링크를 입력해야 한다.
 
블랙보드 콜라보레이트 세션에 참여하여 화상 강의 코스룸에 들어갈 수 있다.
한양대 재학 중인 학생의 양해를 구했다.
▲ 블랙보드의 구성 블랙보드 콜라보레이트 세션에 참여하여 화상 강의 코스룸에 들어갈 수 있다. 한양대 재학 중인 학생의 양해를 구했다.
ⓒ 오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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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엑스 플랫폼을 이용하는 배재대학교 공식 블로그에 올라온 웹엑스 이용방법을 살펴보았다. LMS에 접속 후 수강 강의 선택→화상강의 시작하기 선택→웹엑스 설치 및 실행→미팅 참여

줌은 40분 동안만 무료로 제공이 되고 시간을 늘리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참가자 모두가 지불하지는 않고, 호스트만 비용을 부담하면 24시간 동안 이용이 가능하다. 보통 대학교 강의에 활용되는 경우, 호스트(교수자)는 이 권한을 가지고 있어서 시간 제한을 받지 않는다.

쌍방향 소통이 잘 이루어지는가?

화상 수업 특징상, 누가 말하고 있는지 헷갈려 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때 오디오를 사용하고 있는 발표자의 화면이 표시되어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 플랫폼 모두 회의 참가자가 오디오, 비디오 끄기 기능을 이용해 소음을 막을 수 있어 발표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회의 호스트가 참가자의 오디오를 조정할 수 있어 수업에 집중하게 만들 수 있었다. 웹엑스와 블랙보드는 다수의 참가자 화면을 동시에 보기가 힘들어 반응을 살피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다.

줌과 웹엑스는 화면공유 기능이 있어서 학습자료를 함께 시청할 수 있다. ppt나 파일 자료를 열어 놓고 발표를 해야 하는 경우 매우 유용했다. 특히 웹엑스는 공유 콘텐츠가 동영상인 경우에도 '동작 및 비디오에 대해 최적화' 기능이 있어 편리하다. 또한, 필기나 수정 사항을 실시간 시청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줌과 블랙보드는 따로 LMS에 강의 자료를 공유하고 다운해야 하지만, 웹엑스는 회의 호스트가 자료를 화상 강의 중에 배포할 수 있다. 학생들은 파일 전송창을 통해 파일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팀활동과 같은 다양한 수업 형태가 가능한가?

소모임 기능이 있어 팀 활동이 가능하고, 메인 수업 화면과 팀 활동 화면의 이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줌은 메인 수업에서 팀끼리 모여야 할 경우, 각 소모임 방에 학생들을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 메인 방에서 여러 개의 소모임 방이 추가로 생기는 것이다. 화면이동이 가능해서 교수님은 각 소모임 방에 들어가 활동을 지켜볼 수 있다. 블랙보드는 '온라인 세션(Online sessions)'과 '디스커션 그룹(Discussion groups)'기능을 활용하여 그룹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웹엑스는 화상강의 내에서 온라인 그룹활동 기능이나 방법이 따로 존재하지 않았다.

수용가능한 수강인원과 접속상태가 원활한가?

대학강의는 보통 30~100명 사이의 인원이 참여한다. 많은 인원이 접속해도 원활하게 작동하는지가 중요하다. 세 플랫폼 모두 100명까지는 무료로 수용이 가능했다. 줌과 웹엑스는 수용 가능한 수강인원이 많고, 접속량이 많아도 렉이 잘 걸리지 않았다. 필자가 듣는 줌 수업의 경우 55명이 비슷한 시간에 접속하였는데도 2시간씩 이루어지는 4번의 강의 동안 접속상태에 이상이 있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에 반해 블랙보드는 실시간 강의 때 소리 끊김, 로딩 지연 등 접속상태가 원활하지 않아 사용하지 않은 강의가 많다고 한다.

화상 강의 플랫폼, 보완점은?

첫째, 출석이나 자료 제출의 번거로움 해결이다. 학생이 수업 자료를 제출하려면 LMS에 따로 접속해야 한다. 또한 화상으로 많은 수강인원의 출석을 체크 하는 것은 무리가 있기 있다. 출석 기능이 없어 기존의 LMS 전자 출결 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 정해진 수강 시간 내에서 시간을 지체하지 않기 위해서는 화상 강의 플랫폼 내에서 빠르게 출석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

둘째, 다수의 화상 화면을 관리하기 어렵다. 모든 수강 학생의 화면이 보이기 때문에, 교수님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보는 수업이 다소 어지러울 수 있다. 회의 참가자를 가나다순으로 배열하거나 팀 멤버끼리 묶을 수 있는 설정 기능이 필요하다.

셋째, 화면공유 시 화질 저하 및 로딩 지연, 화면 멈춤이 잦다. 공유자의 자료가 화면에 바로 보이지 않아 혼란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다. 녹화 대신 실시간 수업을 택하는 강의는 더욱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화상 수업이 실제 대면 수업과 같은 학습효과를 얻기에 어려움이 많다. 아무래도 기존의 화상회의 플랫폼을 강의목적으로 사용하다 보니 수업에 효과적인 기능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 19가 장기화 되는 만큼, 대학교에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들은 화상 '수업'에 적합한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학교는 화상 강의에서 발생하는 문제점과 학생들의 불만 사항에 귀 기울여 양질의 수업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화상 회의 플랫폼 시장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해외에서 개발한 플랫폼은 한글 패치가 부족하거나 보안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국내의 학습문화나 수업 시스템에 맞는 플랫폼 개발이 필요하다.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국내 기업의 적극적인 홍보와 투자 및 개발이 필요하다.

태그:#화상 강의 플랫폼, #코로나 19, #대학교, #화상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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