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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노블 <조지 오웰> 표지.
 그래픽 노블 <조지 오웰> 표지.
ⓒ ?마농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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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아서 블레어, '조지 오웰'의 본명이다. 무명 작가였던 그는 유명 출판사에 소설을 투고했으나 번번이 퇴짜를 당하고는, 필명을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유명 소설가를 넘어, 본질을 꿰뚫어 보는 '견자'의 위치에 다달아 영원히 추앙받는 조지 오웰에게도 힘든 시절이 있었다는 걸 믿기 힘들다. 아마도, 조지 오웰의 사상과 작품은 알고 있지만 정작 그의 삶은 모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나름 소설을 많이 봐왔다고 자부하는데, 누군가 '가장 좋아하는 또는 존경하는 작가가 누구냐'라고 물어보면 단연코 '조지 오웰'이라고 말한다. 언젠가 조지 오웰이 제대로 된 소설가라고 할 수 있느냐라는 말을 들었는데, 충격적이기도 했지만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라고도 생각했다. 그는, 소설가 이전에 저널리스트이고 소설가 이후에 사상가이다. 

그의 대표 작품들, 이를 테면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카탈루냐 전기> <동물농장> <1984>를 섭렵했으니 그를 웬만큼 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보다시피 그를 이루는 자장은 얇기는커녕 굵거니와 매우 다단계적이고 또한 사방으로 퍼져 있다. 그러니,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작품만으로는 그를 알기 힘든 것이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그의 전기를 들여다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도 싶다. 

조지 오웰의 삶과 사상과 작품의 핵심

2020년은 조지 오웰 사후 70년이 되는 해이다. 저작권이 사라지는 해이기도 하기에, 그야말로 조지 오웰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앞으로 더욱더 많이 쏟아져 나올 게 분명하다. 와중에, 조지 오웰 70주기 기념 그래픽 전기 <조지 오웰>(마농지)이 찾아왔다.

엄청나게 큰 판형임에도 150여 쪽의 짧은 분량이기에 조지 오웰의 삶을 오롯이 담기엔 역부족일 테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조지 오웰의 삶을 가볍게 들여다볼 수 있고 추후에 있을지 모를 훨씬 깊게 들여다보는 시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조지 오웰의 삶과 사상과 작품의 핵심으로 함께 들어가보자. 

조지 오웰은 1903년 인도에서 대영제국 아편국 하급 관리 아버지와 프랑스계 영국인 어머니의 아들로 태어나 1년도 되지 않아 영국으로 돌아왔다. 시프리언스 사립예비학교에 반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지만 부잣집 도련님들만 챙기는 분위기로 지옥같은 생활을 했다.

그럼에도 성적이 출중하여 이튼 칼리지에 진학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제국주의자' 양성이 최우선이었던 분위기에 맞추지 못하고 학업을 뒤로 한 채 독서에만 열중했다. 자연스레 성적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대학에 갈 마음이 없었기로서니,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인도 제국 경찰이 된다. 

인도의 영국 경찰로 5년간 성실히 근무하였지만, 역시 제국주의만 내세우는 위선에 깊은 혐오를 느끼고 나오게 된다. 이때의 경험으로 훗날 <버마 시절>을 집필하였다. 이후 그는 이모가 사는 프랑스 파리로 갔지만, 처참한 밑바닥 생활만 하고 돌아왔다. 이때의 경험으로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을 집필하였다.

1936년엔 결혼 6개월 만에 스페인 내전 소식을 듣고 바르셀로나로 달려가 반정부군 소속으로 전쟁에 참가하였다. 희망도 얻었지만, 충격도 얻었다. 목에 관통상을 입고도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왔다. 이때의 경험으로 <카탈루냐 전기>를 집필하였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였고 조지 오웰은 어떤 식으로든 참전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사상 면으로 건강 면으로 반려되고 말았다. 극구 입대를 하지만 그곳에서도 팽배한 제국주의적 시각에 환멸을 느끼고 나온다. 이후에도 끊임없이 글을 쓴 그는, 1945년 <동물농장>을 출간해 스탈린식 소련 체제를 신랄하게 비판해 명성을 드높인다.

결핵으로 고생하던 와중에도, 1949년 <1984>를 내놓아 명성에 정점을 찍는다. 이 작품 역시 스탈린식 소련 체제를 비판한 것이지만, 본질은 '전체주의' 비판에 있다. 그의 삶, 사상, 작품 중심에는 언제나 '전체주의' 비판이 있었다.

바뀌지 않은 본질에의 신념

개인적으로 조지 오웰을 가장 좋아하고 또 존경하는 작가로 생각하고 그의 작품들을 최고의 소설로 생각해 왔지만, 정작 그의 삶과 사상을 몰랐었다는 게 부끄럽다.

와중에 이 작품 <조지 오웰>로나마 한 발자국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막상 일별해 보니, 이전까지 어렴풋이 생각했던 바와는 다른 결이 보였다. 

나는 그의 사상이 계속 바뀌어 왔다고 생각했다. 보수주의자, 무정부주의자, 사회주의자, 회의주의자, 휴머니스트... 틀린 말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본질은 거기에 있지 않았다. 그의 본질은 '반(反) 전체주의' 그리고 '친(親) 사회민주주의'에 있었다. 그 평생 바뀌지 않은 본질에의 신념을 중심에 두고, 참으로 여러 가지 일을 하고 글을 쓴 것이다. 

이 짧지만 굵은 그래픽 전기 곳곳에 나와 있다. 조지 오웰의 삶과 사상과 작품의 중심과 본질이 어디에 있고 또 무엇이었는지 말이다. 이 책을 보고 돌이켜 생각해 보니, 나는 조지 오웰의 작품이나 사상이 아닌 삶 그 자체에 매력을 느끼고 그와 같이 살고 싶은 게 아니었나 싶다.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는 대략적인 삶의 단면을 엿보고도 말이다. 비록 그의 삶이, 일반적인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보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노동하며 실천하고 글쓰기로 내보이는 삶

나도 어렸을 땐 공부를 괜찮게 했다. 조지 오웰만큼은 아니었을 테지만, 상위권에서 내려와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난 학업보다 책 읽기가 좋았다. 고3 수능을 앞둔 자율학습시간 때도 소설 책을 보다가 압수당한 기억도 있다.

성적에 걸맞는 대학을 가진 못했고, 적응을 하기 힘들어 꽤 오랫동안 휴학을 한 채 '밑바닥' 알바를 전전하며 돈을 벌기도 했다. 지금에 와선 전부 훌륭하고도 훌륭한 경험으로 남아 있다. 

그런가 하면, 난 정치색이 뚜렷하진 않지만 항상 민주 계열에 가까웠고 의심이 많아 나조차 잘 믿지 못하며 글로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려는 열망이 높다. 문학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꽤 오래 일했지만, 정통 순수예술 문학계와는 거리가 있는 조지 오웰을 항상 가까이 했다. 현실 참여에 이은 현실 기반의 작품이 아닌, 머리에서 또는 자료에서 또는 타인의 현실과 경험에서 기반한 작품은 인정하기 어려운 것이다. 

조지 오웰의 삶을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고 살아가려 하는 게 아닌가, 감히 생각해 본다. 그렇다면, 그처럼 살아갈 용기가 있는가 하는 질문이 남는다. 그처럼 평생 노동하며 실천하고 글쓰기로 내보이는 삶을 살아갈 거라고 장담할 수 있다. 하지만, 그처럼 유명해질 수도 그처럼 위대한 사람이 되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다만, 그처럼 나도 나의 삶과 사상과 작품으로 나의 생각을 내보이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조지 오웰>, (피에르 크리스탱 지음, 세바스티앵 베르디에 그림, 최정수 옮김, 마농지 펴냄)


조지 오웰

피에르 크리스탱 (지은이), 세바스티앵 베르디에 (그림), 최정수 (옮긴이), 마농지(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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