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연패를 막지 못한 핀토(좌)와 킹엄(우)

SK의 연패를 막지 못한 핀토(좌)와 킹엄(우) ⓒ SK 와이번스

 
2020 KBO리그 개막을 앞두고 SK 와이번스를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 NC 다이노스 등과 함께 상위권 후보로 꼽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비록,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에 3연패를 당하며 속절없이 물러서긴 했지만, 통합 우승팀이었던 두산과 정확히 같은 승률(0.615)을 기록한 팀이 SK였다. 시즌 막판까지 1위를 지키기도 했을 만큼 탄탄한 전력을 갖춘 SK였기에 올 시즌도 상위권을 다툴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에게 패한 개막전이야 완봉승을 거둔 상대 선발 서폴드의 구위가 워낙 좋았으니 SK로서도 손쓸 도리가 없는 부분이었다.

이후 펼쳐진 2번째 경기에서 2선발로 출격한 핀토가 전날 서폴드처럼 노히트 행진을 이어나가는 위력적 구위를 보여주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개막전에 의외의 일격을 당했지만, 이날 승리를 기점으로 SK는 지난 시즌처럼 강호의 면모를 되찾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후 6경기에서 SK는 단 한 번의 승리도 기록하지 못하고 거짓말처럼 6연패에 빠졌다. 지난 주말 우천으로 2경기만 치러진 롯데와의 대결에서는 개막전 이후 신바람 롯데의 기세에 밀렸다. 더 큰 문제는 잠실로 무대를 옮겨 LG와 가진 주중 3연전 전패다.

 ▲ 2020시즌 팀별 실점 순위
 
 2020시즌 SK 투수진의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20시즌 SK 투수진의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SK는 연패 탈출을 위해 올시즌 1,2선발을 맡고 있는 외국인 원투펀치 닉 킹엄과 리카르도 핀토를 모두 투입했다. 상대 팀인 LG의 경우, 자가격리로 인해 컨디션이 늦게 올라온 외국인 투수 윌슨과 켈리가 1-2차전에 출장하지 않기 때문에 선발 매치업상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킹엄과 핀토는 거짓말처럼 무너졌다. 12일 경기에 투입됐던 킹엄은 3.2이닝을 소화하며 8실점(5자책)을 허용하며 마운드를 떠났다. 선발이 무너진 SK는 9-5로 LG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SK는 이어진 13일 경기에서 시즌 첫 등판에서 노히트 행진을 이어나갔던 핀토에게 연패 탈출의 특명을 내렸으나 핀토 역시 응답하지 못했다.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한 핀토 역시 경기 초반인 2회에만 8실점, 4.2이닝동안 10실점(3자책)을 허용하며, 5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핀토가 무너진 SK는 이날 14-2로 대패하며 일찌감치 위닝시리즈를 내주고 말았다. 14일 경기에서도 팽팽한 승부 끝에 2-3으로 끝내기 패를 당하고 말았다.

가장 큰 문제는 선발 원투펀치인 킹엄과 핀토가 맥없이 무너진 모습을 보였다는 부분이다. 물론 12일에는 유격수 김성현, 13일에는 2루수 김창평이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며 투수를 돕지 못했지만, 이를 배제하더라도 두 외국인 선발의 투구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었다.

영입 당시 에이스 역할을 기대한 킹엄의 경우, 구위가 상대 타선을 버티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2경기 10.2이닝을 소화한 킹엄의 올시즌 피안타율은 0.340이다. 개막전 선발로 나선 에이스임을 감안하면 매우 부진한 수치다. 150km를 넘는 속구를 구사하는 핀토의 문제는 제구력이다. 13일 경기에서 핀토는 5개의 사사구를 허용하며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김광현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 SK

김광현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 SK ⓒ SK 와이번스

 
지난해 SK는 강력한 투수력을 바탕으로 정상을 다퉜다. 김광현-산체스-소사-박종훈-문승원으로 구성된 선발진이 좋은 활약을 보이며 우승 경쟁팀 두산, 키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타력으로도 시즌 막판까지 선두 경쟁을 펼칠 수 있었다.

리그 정상급 에이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산체스와 소사가 각각 일본과 대만으로 떠났지만, 킹엄과 핀토가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국내 선발진이 튼튼한 SK는 지난해 못지 않은 선발진의 위력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외인 원투펀치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SK의 반등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전세계로 퍼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부진한 외국인 선수 교체가 사실상 어렵다는 점에 있다. 당장 외국인 선수가 개인적 사정으로 고국에만 다녀와도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물색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시즌 초반 6연패로 최하위로 추락한 염경엽 감독

시즌 초반 6연패로 최하위로 추락한 염경엽 감독 ⓒ SK 와이번스

 
지난 시즌 정규시즌 우승을 눈앞에 두고 무너진 SK와 감독으로 아직 우승 경험이 없는 염경엽 감독은 올시즌 다시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지난겨울 많은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즌 초반 6연패를 당하며 날개 없이 추락한 SK와 염경엽 감독이 강팀의 면모를 되찾기 위해서 향후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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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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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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