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1961년 8월 31일 서울 중앙정보부 남산청사를 방문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과 대화를 나누는 김종필 중앙정보부장(오른쪽).
 1961년 8월 31일 서울 중앙정보부 남산청사를 방문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과 대화를 나누는 김종필 중앙정보부장(오른쪽).
ⓒ 국가기록원

관련사진보기

 
박정희가 유신정권을 유지하면서 가장 두려워 한 것은 미국이었다. 학생들과 재야의 저항은 긴급조치와 용공사건 조작으로 그때마다 미봉할 수 있었으나 미국의 경우는 달랐다.

그동안은 미국의 아킬레스건과 같은 한국군의 베트남 파병을 통해 일정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었지만 남베트남의 패망 후에는 그런 카드도 없어졌다. 그래서 택한 것이 재미실업가(KCIA 공작원) 박동선 등을 통해 미의회의 반한 의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도록 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해왔던 공작정치의 일환이었다.

거액의 비자금은 재벌들로부터 거둔 이른바 '통치자금'과 중앙정보부의 공작금이었다. 연간 50만 달러 내지 100만 달러 상당의 뇌물로 수십 명의 미의원 및 공직자를 매수했다고 『워싱턴 포스트』(1976년 10월 24일)가 폭로했다.

이 신문은 FBI와 연방 대심원이 워싱턴에 거주하고 있는 수수께끼의 한국인 박동선이라는 40세 된 실업가와 한국계 공작원이 미의회 의원 20명 이상에게 거액의 금품을 제공한 사실을 조사중이라고 보도했다.

1면 톱기사로 "한국정부, 미국 관리들에게 수백만 달러를 뇌물로 제공"이라는 전단 제목 아래 기사를 실었다. 이른바 코리아게이트사건의 시발이다. 이 신문은 연 3일 동안 톱기사로 박정희정부의 매수사건을 보도하고, 다른 언론들도 추악한 코리아게이트사건을 잇따라 실었다. 사설로까지 취급하였다.

한국이 수년 동안에 걸쳐 연간 백만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사용하여, 미 의회 의원과 정부 고관들의 호의를 사려고 했던 공작 계획은 한국의 대통령 자신이 참석한 회의에서 마련되었다고 한다. 그 자금은 "평화를 위한 식량"을 한국에 공급하는 미국의 쌀 판매업자들로부터 거둬들인 커미션으로 충당되었던 것 같다. 외교ㆍ정치적인 충격파는 이제 막 번져가기 시작한 단계이다.

60년대 말에 미국이 베트남이라고 하는 아시아 대륙의 전선 기지로부터 철수하려는 움직임을 보고 한국이 같은 아시아의 전선 기지인 한국으로부터도 미국이 철수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했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다. 한국이 뇌물이나 그밖에 은혜를 베풀어서 미국에 어떤 '보험'을 걸려고 했던 일은 상상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수법은 결코 용인될 수 없다.

이러한 수법 자체가 두 나라 우호 관계의 참된 기초가 되는 이상과 자존심을 부패시키는 것이다. 자기 나라의 국민을 억압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의 공직자마저 매수하려고 하는 나라를 우리는 왜 지원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고 미국 국민들은 반문할 것이다. (주석 3)


미국 언론이 온통 박정희 정부의 비리를 폭로하는 등 난리법석을 치는데도 국내는 캄캄무소식이었다. 정부가 언론을 통제했기 때문이다. 『볼티모어 선』도 사설을 썼다.

외국 정부가 룰에 따라 미국 내에서 로비활동을 하는 것은 물론 적법한 일이다. 하지만 미국인의 피와 돈을 희생으로 하여 지켜진 한국 때문에 지금 이 룰이 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정치적 입장에 관계 없이 모든 미국인을 괴롭히고 있다.

중앙정보부와 워싱턴을 발판으로 한 실업가 박동선 씨 및 통일교회의 문선명 씨 간에 얽혀 있는 비밀스러운 연관 관계는 밝혀져야 한다.

북한의 외교관들이 마약 밀수와 면세품인 술ㆍ담배를 밀매하여 스칸디나비아 4국으로부터 추방되었다고 전해진다. 두 개의 한국 어느 쪽을 지지하건 서구 국민들은 자기 나라 안에 부패가 반입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들 두 정부가 한민족의 문화와 민중을 대표하는 것으로 혼동하지는 않고 있다. (주석 4)


주석
3> 『워싱턴 포스트』, 1976년 10월 27일치, 사설.
4> 『볼티모어 선』, 1976년 10월 27일치, 사설.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박정희를 쏘다, 김재규장군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