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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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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3일 회색으로 무성했던 학교에도 늦깎이 봄바람이 불어온다.

4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등교 수업 방안을 발표했다. 진로진학 지도가 급한 고3 학생부터 이달 13일('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 일주일 후)에 등교하고, 나머지 학년은 이달 20일('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 이주일 후)부터 순차적으로 등교한다는 방침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감염병의 추이를 면밀하게 살피면서 시차를 두고 단계적으로 등교하는 방식을 4월 중순부터 진지하게 검토해왔다"라고 밝히며, 검토 과정에서는 전문가의 의견뿐만 아니라 교사·학부모 설문조사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까지 반영했다고 했다.

사상 초유의 개학 연기, 온라인 개학, 원격 모의고사 사태를 지나 우리나라 교육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나는 이 지난한 풍파를 겪은 고3 학생으로서, 등교 수업 소식이 한편으론 반갑기도, 또 한편으론 걱정스럽기도 하다. 지루한 가정의 둘레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 같이 공부한다니 무척이나 신나지만, 과연 우리 교육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특히 이러한 의구심은 교육부가 자초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학생들과 불통하는 교육부, 정책 효과 기대하기 어려워 
 

학교 방역의 핵심은 누가 뭐래도 '교육 구성원(교사·학부모·학생)의 방역 수칙 준수'다. 그 중에서도 감염 우려가 큰 학생들의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껏 교육부가 보인 태도는 이 점을 망각한 듯하다. 교육부는 개학을 연기할 때도, 온라인 개학을 할 때도, 원격 모의고사를 치를 때도, 심지어 등교 수업 일정을 정할 때마저도 학생들의 의견을 수합한 바 없다. 표면적으로나마 계속해서 소통을 이어갔던 선생님, 학부모와는 확실히 다른 처사다. 학생들의 의견을 듣지도 않으면서, 그들이 정부 수칙대로 방역 협조에 잘 따라주리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대형 수험생 커뮤니티 사이트 중 하나인 네이버 '수만휘' 카페에 '개학'을 검색한 결과
 대형 수험생 커뮤니티 사이트 중 하나인 네이버 "수만휘" 카페에 "개학"을 검색한 결과
ⓒ 박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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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사실상 기숙사 운영이 불가능한 가운데 등교를 해야 하는 학생들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다가오는 수시, 정시 일정에 매일매일 바쁜 수험생활을 보내고 있는 학생들은 쾌적하지 않은 공부환경의 학교가 걱정스럽다.

"학교가 멀어서 기숙사 생활하는 애들은 어떻게 하라고..."
"마스크를 7교시 동안 끼고, 에어컨 못 틀고... 차라리 독서실이 쾌적하겠다"
"그냥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하네"


유명 수험생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부터 유튜브 댓글창까지 학생들의 등교 수업에 관한 근심으로 왁자지껄 했다. 교육부는 이러한 학생들의 근심을 덜어줄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또, 그러기 위해서 학생들과 직접적·지속적으로 소통에 나서야 한다.

선생님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의 형태부터 독자적인 플랫폼을 개발해 자유로운 토론을 이끌어내는 형태까지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분명한 점은 "학부모님들의 의견과 선생님들의 의견에 일정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었을 것으로" 생각하고 이 불통의 상황을 어영부영 넘어가려고 하는 것은, 교육 3주체 중 하나인 학생을 무시하는 행태라는 것.

교육부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경청하라

나아가 학생들과의 소통을 교육 정책 전반으로까지 확대해야 한다. 정시와 수시의 비율, 학생부종합전형 개선, 자사고·외고 폐지 문제와 관련해 학생들도 응당 발언 기회를 가져야 한다.

이제 그들은 식민지 시대 명령에 복종했던 '황국 신민'이 아니다. 자유로이 생각의 나래를 펼치고, 행동을 조직하며, 정치에도 활발히 참여하는 '현재의 민주시민'이다. '우리 어른들(교육부·선생님·학부모)이 알아서 할 테니 너희(학생)는 잘 따르기나 해' 식의 교육정책을 넘어설 때, 비로소 교육 당국과 현장의 괴리를 개선하고 모두가 행복한 교육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같은 내용의 글이 제 개인 블로그에도 업로드되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befree0718/22194537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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