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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
ⓒ 교육희망 김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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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야. 온라인 수업은 잘 보고 있어? 집에만 있느라고 힘들지?... 전교조가 우리 교육을 응원합니다. 삶을 위한 교육,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최근 라디오에 하고 있는 광고 내용이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개학 연기와 온라인 개학, 그리고 등교개학 논란. 이런 와중에서 전교조 성명서 등을 보면 방역당국이나 교육당국에 대한 비판이 거의 없다. 대신 '함께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다짐이 많다.

"교육부 공개 비판할 게 왜 없겠느냐, 하지만..."

다음과 같은 보도자료 제목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교사들이 한마음으로 나서겠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함께 뛰겠습니다.", "전교조는 50만 교사와 함께 코로나19 극복과 안전한 교육 활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비판과 규탄을 생명처럼 잡고 살아온 전교조답지 않다. 전교조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교조 31주년 창립 기념일을 딱 한 달 남긴 지난 4월 28일,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55)은 <오마이뉴스>와 만나 "교사를 대상화한 교육부의 대응방식을 보면서 왜 공개 비판을 할 것이 없었겠느냐"면서도 "국가 재난을 넘은 범지구적 재난 앞에서 국민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할 때 우리도 힘을 모으는 것이 참교육 정신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이 위기 속에 고통 받는 우리 학생들과 학부모들, 교직원들이 있지 않느냐"고도 했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전교조는 규탄선언 대신 '위기 극복을 위한 교원단체 공동선언'에 참여했고, 천막농성 대신 교육부와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간담회를 여러 차례 열었다. 다른 4개 교원단체와 함께 교육부와 손을 잡은 것이다. 교육 위기극복을 위해서다.

인터뷰 당일인 28일에도 전교조는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와 함께 '코로나로 미리 온 미래교육과 학교의 역할'이란 공동포럼을 열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활동하고 있는 전교조는 지금 법외노조 상태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10월 24일 고용노동부가 전교조에 보낸 '노조 아님 통보' 팩스 내용이 아직도 유효하기 때문이다. 전교조가 해직교사 9명의 조합원 자격을 박탈하지 않은 것에 대해 "교원의 근로조건 향상을 위해 활동해야 하는 교원노조의 자주성을 해할 우려가 있다"고 본 것이다. (2015년 5월 헌재 결정문, 관련기사 <'해직교사 노조 가입금지'가 자주성 강화라고?> http://omn.kr/dvot)

당시 교육계에서는 이 법외노조 통보에 대해 "쇠뿔(자주성)을 바로잡는다는 핑계를 대며 소(전교조)를 죽이려는 교각살우 음모"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7년째 최종 판결이 나지 않은 이 사건은 올해 안에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오는 5월 20일 전교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소송 상고심 사건'의 공개변론을 벌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례에 따르면 대법원은 공개변론 뒤 6개월 안에 결정을 내놨다.

권 위원장은 대법원 결정 내용에 대해 "노동관계법에서도 위임하지 않은 노조 해산을 악법 시행령 조항을 핑계 삼아 통보한 것은 우리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라면서 "노조의 자주적인 결사와 활동을 보장한 ILO(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을 비준하려는 현 정부와 촛불 항쟁 뒤 올해 총선으로 이어진 민의를 볼 때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취소는 역사적 흐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위원장과 인터뷰는 지난 28일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전교조 본부 사무실에서 1시간가량 진행했다.

"법외노조 통보 취소는 역사적 흐름"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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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라디오 광고를 들으니, 선생님이 나와서 "민주야, 온라인 개학 고생이 많지?" 하고 말하더라.
"학생들도 고생이지만 선생님들도 고생이 많다. 온라인 개학은 사실 속된 말로 '맨땅에 헤딩하고 있는 것'이다. 한두 달 전만 해도 학교에선 쌍방향 동영상 강의 웹이나 상용 메일, 무선 와이파이까지 다 막혀 있는 상태였다. 이런 과정을 딛고 교사들이 강의 내용을 만들려고 열정을 다 쏟아 붓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원노조 대표로서 정말 선생님들께 고맙다. 앞으로도 이 위기 국면에서 전교조가 31년 동안 쌓아온 교육실천사례들을 공유하고 제공하려고 한다."

-요새 보도자료 등을 보니 전교조가 코로나 국면에서 교육부 비판하는 내용이 거의 없다.
"코로나 국면에서 교사들 불만이 많았다. 학교가 언론보도를 보고서야 정보를 알게 되는 상황에서 보듯 교사 대상화 문제는 심각하다. 하지만 국가 재난을 넘어선 범지구적 재난 앞에서 국민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할 때 아닌가. 우리들도 사상초유의 위기 앞에서 힘을 모으는 것이 참교육 정신이라고 봤다. 이 위기 속에 우리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이 있지 않는가. 교육당국에 대한 공개 비판은 자제했지만, 간담회 등을 통해 해결해야할 문제들을 수없이 제기했다."

-이렇게 전교조 등 교원5단체와 교육부가 네트워크를 형성한 건 거의 처음인 것 같다.
"그렇다. 교원단체와 교육부 실무자 간담회는 수시로 갖고 있고, 교원단체 대표와 장관 간담회도 두 차례 있었다. 교육부와 단체들 사이의 소통방 활동도 긴밀하고 활발하다. 교육부와 교원단체가 이렇게 긴밀하게 네트워크를 만들어 의견을 제시하고 제시된 의견을 받아서 반영하고 있다. 이를 일상적으로 만들어가는 게 우리나라 교육혁신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소통을 통해 전교조가 주장한 것을 말해 달라.
"우리만 주장했다기보다 교원단체가 거의 한 목소리를 낸 문제들이 여러 가지가 있다.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교사들이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요구했다. 기존에 해오던 긴급돌봄 활동 등에서 벗어나도록 한 것이다. 원격수업 집중을 위한 '공문서 줄이기 지침'도 교원단체들이 요구해 관철한 것이다."

-전교조가 31주년을 맞는다. 자체 평가를 한다면?
"89년 전교조 발족하고 31주년 맞이하는데 지금 대한민국 교육 역사를 놓고 보면 전교조 빼놓고 생각할 수는 없다고 본다. 전교조가 초기부터 상상한 내용들이 지금 현실이 되고 있다. 무상교육 무상급식 혁신학교 현실화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교사만 주체로 서려고 한 게 아니라 학생, 학부모, 교원 등 교육 3주체가 주체가 되려고 했다. 학교운영위라는 참여 통로가 열린 것이나 최근엔 학생 참여제도가 정책화된 것, 이런 정책 뒤에 전교조의 요구가 있었다. 전교조는 31년 동안 한 마디로 교육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2010년 들어 학생들의 만족도와 행복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전교조가 요구해온 혁신학교 모델이 일반화되면서 학교 풍토가 바뀌고 있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전교조는 대국민 호감도가 높은 것 같지 않다. 이유를 생각해보았나?
"호감도는 국민적으로 엇갈리는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신뢰하고 지지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양쪽이 크게 대비되고 있다. 이렇게 된 것은 보수언론과 기득권세력이 끊임없이 전교조 이미지를 왜곡해온 결과라고 본다."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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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탄핵됐지만, 그의 유산인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는 살아 있다.
"현 정부는 박근혜 탄핵에 대한 촛불시민 혁명으로 탄생됐다. 국정농단 교육농단 적폐를 바로 잡는 것 중에 하나가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 해결이었다. 현 정부가 이를 사법적 판단에 맡기기보다 정치적 판단의 문제로 해결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법외노조를 통보한 것은 박근혜 정부지만 방치한 것은 문재인 정부다. 모법에 근거하지 않는 '법외노조 통보' 조항인 노동조합법 시행령 9조 2항이란 악법을 국무회의에서 아직도 고치지 않고 있다."

-전교조가 대국민 호감도가 좀 더 높았다면 상황은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럴 것 같다. 이 정부가 국민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기득권 세력이 엄존하는 속에서 정부가 쉽게 나서기는 어려웠을 것이라 생각은 한다. 하지만 법외노조 통보라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거의 없는 기본권 침탈 문제를 바로 잡는 것은 타협할 문제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현 정부가 대국민 여론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겠지만..."

-오는 5월 20일 대법원에서 할 공개변론을 미리 해줄 수 있나?
"대법원이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소송을 공개변론사건으로 지정했다는 것은 그 만큼 중요한 재판이라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쟁점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전교조 법외노조의 근거가 된 노조법 시행령 9조 2항의 위법성 여부다. 87년 6월 항쟁으로 노조해산권이 삭제된 상태에서 노조법에 위임 근거 없이 시행령에 규정된 '노조 아님 통보'가 법률의 위임 없는 위법행위라는 것이다. 두 번째 쟁점은 당시 고용노동부가 근거로 제시한 9명 해고자의 존재가 실제로 전교조의 자주적 운영을 방해하는가 여부다. 세 번째 쟁점은 이미 10년 이상 법적지위를 가지고 있는 노동조합의 법적지위를 박탈하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재량권 범위 내에 있는가 문제이다."

-기존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 관련 사법농단 정황도 드러나지 않았나.
"그렇다. 박근혜 정부 당시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거래 대상 가운데 하나가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인 것도 이미 백일하에 드러났다. 이제 과거 정권의 국정농단과 사법거래의 잘못을 대법원이 바로 잡았으면 한다. 대법원은 대법원 정문 앞 표지석 글귀대로만 행동해줬으면 한다. 그 글귀는 '대법원은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최고법원'이라는 것이다."

-대법원 판결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나?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정부, 현 정부의 ILO 핵심협약 국회 비준 노력, 총선 민의 등을 볼 때 대법원이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를 취소하리라고 본다. 이것은 역사적 흐름이다. 만약 역사를 역행하는 결정을 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표지석대로 국민의 기본권을 지켜주는 판결을 내리리라 희망하고 확신한다."

-전교조 조합원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법외노조 기간을 거치면서 전교조가 절반 이상의 노력을 이 문제 해결에 쏟고 있다. 법외노조 관련 정부가 해고한 교사만 34명이다. 박근혜 정부가 법외노조란 족쇄를 채워놓은 것이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전교조가 진짜 해야 될 교육현장의 변화를 위한 노력에 온힘을 기울이지 못한 점이 있었다."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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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은?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는 정말로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 통보가 족쇄가 되어 전교조가 교육혁신 활동에 제대로 나서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 문제를 장기 방치해온 문재인 정부는 빨리 교원노조법과 시행령을 개정했으면 한다. 전교조가 새롭게 교육을 바꾸는 데 나설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전교조는 '삶을 위한 교육'을 통해 교육을 더 행복하게 바꿀 마음도, 준비도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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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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