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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영 경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사회학자로서의 성찰을 담은 칼럼을 연재합니다.[편집자말]
중국에서 처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되었을 때는 그럴 수 있었다고 치자. 이 바이러스에 대해 잘 몰랐으니, 중국만의 문제로 그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치자. 그러나 바이러스가 아시아 전역을 강타할 때조차 미국이나 유럽은 자신들의 문제는 아닐 것으로 생각한 듯하다.

코로나19, 세계화 시대의 시간차공격

전 세계적으로 갈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 안에서는 대구가 첫 피해지가 되었는데, 초기 반응들이 '대구 어떡하냐'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이미 그때는 이 바이러스가 얼마나 전파력이 강한지 알려질 만큼은 알려졌던 것을 감안하면 살짝 의아했다. 요즘 같이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바이러스가 지역을, 또 국경을 넘지 않으랴.

당시 나는 생각했었다. 오늘은 이곳이지만, 내일은 다른 곳일 것이라고. '시간차공격'일 뿐일 것이라고. 나쁜 마음으로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말하는 이 바이러스의 감염 재생산지수(reproduction number)에 기초한 지극히 논리적인 생각이었다.
  
   미국 뉴욕주 브루클린 한 마트에서 캐셔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미국 뉴욕주 브루클린 한 마트에서 캐셔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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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시대에 나/우리만 잘 사는 방법은 없다

실제로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차례차례 휩쓸고 있다. 우리나라가 코로나19에 다행히 성공적으로 대응한다 해도 다른 나라를 돌아다니던 바이러스가 언제라도 다시 우리를 곤경에 빠뜨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오늘은 나, 내일은 너'라는 깨달음을 바이러스를 통해 얻게 되다니!

코로나 바이러스는 세계화 시대의 우리가 서로서로 생각보다 훨씬 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 오늘의 세상에서 나/우리의 문제이기만 한 것은 없다는 것, 하여 나/우리만 무탈하게 잘 사는 방법은 없다는 것을 뼈아프게 상기시킨다. 모든 것이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으므로.

이것이 세계화의 진정한 국면이다. 타인을 보호하는 일이 곧 나/우리를 보호하는 일이 되는 것. 자연을 지키는 일이 곧 인간을 지키는 일이 되는 것. 미국 대통령은 아직도 그 사실을 잘 모르는 듯하지만 말이다.

태그:#코로나19, #세계화, #코로나사회학, #타인을보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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