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는 한때 1990년대 인기 가요 프로그램을 재방영한 '온라인 탑골공원'이 큰 인기를 끌었다. 요즘 시대와는 또 다른 복고 감성과 추억에 젖을 수 있는 콘텐츠에 팬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 19 사태로 전세계 스포츠가 중단되며 수개월째 갈증에 시달리고 있는 스포츠 팬들도 과거의 추억에서 위안을 얻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추억의 스포츠 전설들, 역대 명승부들을 다시보기로 재조명하는 '스포츠 탑골공원' 트렌드가 최근 인기몰이 중이다. 그 시대를 지켜본 이들에게는 과거의 추억과 향수를, 미처 그 시대를 체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박지성, 차범근, 박찬호, 김연아 등의 공통점은 한국 스포츠의 국제적 위상이 그리 높지않던 시절 세계무대에서 당당히 그 경쟁력은 인정받으며 역사를 바꾼 '슈퍼코리안 1세대'들이라는 점이다. 이들의 활약이 없었다면 한국스포츠의 역사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특히 '해버지'(해외축구의 아버지)로는 불리우는 박지성은 최근 가장 많이 주목받고있는 추억의 스타중 한 명이다. 박지성은 2002 한일월드컵 4강신화 당시 국가대표로서의 모습이나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활약을 통해 한국축구가 배출해낸 최고의 전설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은퇴한 지 오래된 다른 스타들과 달리, 박지성은 미디어와 중계기술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시대에 활약해 유튜브 등을 통한 팬들의 접근성이 높은 편이다. 팬들은 박지성의 인생 경기로 불리우는 한일월드컵 포르투갈전, 맨유-울버햄튼전, PSV-밀란전, 한일전 산책 세리머니 등을 소환하며 추억에 젖고 있다.

한국스포츠 역사에 손꼽히는 명승부들도 빼놓을 수 없다. 안정환의 골든골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던 2002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전(16강전), 한국농구가 중국을 연장전 끝에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농구 결승전, 한국야구 최초의 올림픽 전승우승을 달성한 2008 베이징올림픽 일본(준결승)-쿠바전(결승),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사이영상급 활약을 펼쳤던 2000년 메이저리그 시즌 경기들, 김연아는 금메달을 차지했던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경기 등은 스포츠 탑골 시대에 다시 주목받는 전설의 경기들이다. 

이러한 스포츠 복고 열풍은 비단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메이저리그와 NBA 등이 모두 중단된 미국에서는 최근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전성기를 다룬 스포츠 다큐 <더 라스트 댄스>가 폭발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포츠 채널 ESPN이 제작하고 넷플릭스 등에서 동시 방영중인 <라스트 댄스>는 조던의 시카고 불스에서 마지막으로 우승에 도전하던 1997-98시즌을 배경으로 조던과 NBA의 뒷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0부작으로 제작된 <라스트 댄스>는 현재 미국에서 2회까지 방송된 가운데 역대 미국 제작 다큐멘터리 최고 기록인 610만 명의 시청자를 돌파하며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은퇴한 지 20년이 다 되어가고 있음에도 '마이클 조던'이라는 브랜드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라스트 댄스>는 국내에서도 현재 자막작업을 완료하고 넷플릭스 등을 통해 방영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던은 NBA 역사상 최고의 농구선수이자 한 시대를 풍미한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까지 꼽힌다. NBA가 오늘날 농구 이상의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조던의 스타성과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는 평가다. 조던은 압도적인 농구실력은 물론, 강한 승부욕과 제왕적 카리스마로 대표되는 확실한 캐릭터, 여기에 슈퍼스타 특유의 흡인력 높은 스토리텔링까지 대중이 요구하는 '이상적인 스포츠 영웅'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프로입단 이후 약체팀이던 시카고 불스를 수많은 도전과 역경을 딛고 NBA 최강의 왕조로 끌어올린 성장기, 최전성기에 부친의 사망과 은퇴, 야구전업으로 인한 공백기를 딛고 또 한번의 3연패(쓰리핏)을 일궈낸 영화같은 무용담, 유타 재즈와의 2연속 파이널에서 벌어진 플루게임(1997년 파이널 5차전)-라스트샷(1998년 파이널 6차전), 찰스 바클리-매직 존슨같은 라이벌들과의 일화 등은 조던이라는 인물을 '전설이자 신화'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오늘날까지 많은 스포츠팬들이 조던을 '농구황제'로 기억하며 열광하는 이유다.

오늘날의 스포츠는 단순히 웃고 즐기는 오락을 넘어 우리 일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삶의 일부'로 자리매김했다. 위대한 선수들이 만들어내는 땀과 열정, 최선을 다한 과정이 만들어내는 스포츠의 감동은 우리의 삶에도 좋은 자극제가 된다. 스포츠가 사라져서 그 소중함이 더 간절하게 느껴지는 시대, 추억의 스포츠 영웅과 명승부들이 다시 조명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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