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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공부 안 하면 공장 간다." 어릴적 부모님들께 많이 들어본 말이다. 이 말에 각인된 7080세대는 그 말을 아이들 교육에 투영했다. "머리로 하는 일을 해야지, 몸으로 하는 일을 하면 안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공장'이라는 단어에 사회적 편견이 씌워진 건 아닐까.

어느 순간부터 제조업에 종사하는 청년들을 만나기 힘들어진 듯하다. 내가 사는 안산(시화, 반월공단)의 많은 제조업체들은 저임금을 찾아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그 터전을 옮긴 지 오래됐고, 남아 있는 제조업조차도 인력을 이주노동자로 충당하고 있다. 그나마 인력이 없어 가동률이 70% 이하라는 말도 들린다.

한편, 코로나19의 여파로 여러 나라에서 해외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을 국내로 돌아오도록 장려햐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에서는 자국 제조업 기업에 세제혜택을 주며 리쇼어링을 장려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리쇼어링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추세다.

독일에서 유학 중인 아들은 요즘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다. 독일식 도제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직업학교(베루프 슐레)에서 직업에 관련된 공부와 실습을 병행하고 있다. 내년에 10학년을 맞이하는 아들은 '아우스빌둥'이라는 일·병행 학습진로를 고민 중이다.

독일의 아우스빌둥은 쌍둥이 교육이라는 뜻으로, 학교에서 이론교육과 기업현장에서의 실습교육을 병행하는 제도다. 그 직종 또한 350개 분야로 독일에 22세 이하 청년 중 75%가 이 교육을 선택하고 있다. 

우리의 전문대학과는 달리 3년간 일주일에 1~2일 정도만 학교를 가고, 나머지는 관련 직종 회사에 출근해 평균 800유로 정도의 용돈을 받으면서 대학을 다니는 제도다.

우리나라도 마이스터고나 특성화고에서 이 제도를 벤치마킹해 고3 졸업생들에게 기업과의 협력으로 일·학습 병행을 추진하고는 있으나 그 분야가 주로 자동차 분야에 많이 치중돼 있고 실습생들의 근무환경의 열악함으로 제도에 대한 한계점이 있다.

만약 우리나라도 독일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이런 제도가 있었다면 내 아이는 독일 유학이라는 선택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직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 필요
 
 만약 우리나라에서도 독일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이런 제도가 있었다면 내 아이는 독일 유학이라는 선택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만약 우리나라에서도 독일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이런 제도가 있었다면 내 아이는 독일 유학이라는 선택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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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젤라 더크워스의 <그릿>이라는 책에는 어느 벽돌공에 대한 일화가 나온다.
 
세 벽돌공에게 물었다.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첫 번째 벽돌공이 대답했다. "벽돌을 쌓고 있습니다."
두 번째 벽돌공이 대답했다. "교회를 짓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벽돌공이 이렇게 대답했다. "하느님의 성전을 짓고 있습니다."
첫 번째 벽돌공은 생업을 갖고 있다. 두 번째 벽돌공은 직업을 그리고 세 번째 벽돌공은 천직을 갖고 있다.
 
우리에게도 직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삶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무분별한 확장과 팽창이 아닌 좀 더 내실을 갖추어야 한다는 경고를 안겨주었다. 

취업이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시험에만 몰리는 사회적 분위기와 경직된 직업관이 팽배한 문화에서는 지금의 이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본다.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각 분야에서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어느 분야에서든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면 직업에서의 쏠림 현상도 없지 않을까.

제조업에 종사하는 것에 대한 선입견 없이 스스로 '마스터'라는 사명감으로 열정적으로 일하는 독일 청년들의 모습을 우리나라에서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모두 힘을 모아 제조업에 종사하는 인력들에 대한 처우개선과 직급별 정당한 임금개선, 인센티브 제도가 필요하다. 또한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에게는 세제혜택과 일자리 안정자금에 확대 정책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다시는 실습생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목숨을 잃는 일만큼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 실습생도 정직원에 준하는 대우가 필요하다. 이들은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 갈 소중한 인력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사회적 환경이 마련된다면 기업의 리쇼러링과 같이, 세계에 퍼져있는 우리의 고급인력들도 '리쇼어링'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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