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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선거 관악(을) 선거구에서 당선된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21일 오전 서울 관악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중소기업에 가도 행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한다”며 “임금 격차 해소에 대한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관악(을) 선거구에서 당선된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21일 오전 서울 관악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중소기업에 가도 행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한다”며 “임금 격차 해소에 대한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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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초대 정책기획비서관, 일자리수석 등을 거쳐 이번 4.15총선에서 서울 관악을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21일 "비상 시기인 걸 고려하면 기재부의 코로나 경제 대응 정책이 다소 답답하다"라며 "좀 더 대담하고 상상력 있는 정책들이 나와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 당선자는 이날 서울 관악구 사무실에서 진행된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된 코로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두고 "어려운 사람들을 집중 지원해야 한다는 관점에선 기재부의 소득하위 70% 지급안이 적절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신속성이다, 선거를 거치면서 여야가 사실상 100% 지급에 합의한 만큼 그게 가장 빠른 길이다, 질질 끌다간 자칫 타이밍을 놓쳐 돈을 써봤자 효과를 얻지 못하는 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통합당은 선거 이후 소득하위 70%지급이 당의 입장이라고 말을 바꿨다)

정 당선자는 "국민들이 민주당에 180석을 준 건 지금의 코로나 국난이 IMF 때와 같은 경제 위기로까지 이어지는 걸 차단하라는 뜻"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총선 압승 직후 여권 일각에서 제기된 국가보안법 폐지, 윤석열 검찰총장 거취 문제 등에 대해서도 "지금 당장 시급한 건 오직 경제"라며 선을 그었다.

1990년대 중반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보좌진으로 정치에 입문해 문재인 정부 정책통으로 중용된 정 당선자는 과거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도 정책조정비서관, 기획조정비서관, 대변인 등을 지낸 인사다. 정 당선자는 "노무현 정부가 3김 시대를 끝내고 새 시대를 여는 정치적 전환점에서 권위주의 청산과 균형발전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면, 문재인 정부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데 주안점을 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라며 "청와대 출신으로서 진보 정부가 경제도 잘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2004년 열린우리당 때 오류 반복 안돼... 지금은 경제 위기 집중할 때"
 
▲ 정태호 당선자 “‘임금격차해소 특별법’ 만들겠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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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5년 재보궐선거, 2016년 총선에서 현역 오신환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연달아 패한 뒤 삼수 끝에 당선됐다. 소감은?
"일단 진보의 텃밭이라 불리던 관악을 지역구를 되찾아와 기쁘다. 이 지역을 새누리당에 뺏긴 뒤 굉장히 상실감이 컸다. 굴레에서 벗어난 기분이다. 다만 무거운 책임감을 함께 느낀다. 관악은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분들이 대부분이다. 파탄 직전의 위기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에 대해 사명감을 느낀다."

- 지난 두 번의 선거와 뭐가 달랐나.
"우선 큰 흐름이 달랐다. 문재인 정부에 힘을 몰아주자는 흐름이 있었다. 코로나 사태를 잘 대처했다는 평가가 있었던 것 같다. 반면 야당은 늘 반대만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컸다.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청와대 출신이라는 점에서 정체된 관악 발전을 좀 해결할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 같다. 무엇보다 지난번 선거 땐 국민의당이 있어 표가 갈렸다. 진보 성향 지지자들이 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에서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이번엔 지지자들이 민주당으로 결집했다."
 
- 당선이 확정되던 순간 무슨 생각이 들었나.

"사실 어느 정도 승리가 예측된 지역이라 극적인 감동 같은 건 크지 않았다. 오히려 민주당이 180석을 얻었다는 발표를 보고 놀랐다. 정말 두려웠다. 이제 야당 탓도 할 수 없다. 오로지 우리 책임이다. 앞으로 닥칠 경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청와대에서 나온 사람이라 그런지 그런 강박관념이 더 크다."

- 과거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도 정책조정비서관, 기획조정비서관, 대변인 등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에선 청와대 초대 정책기획비서관으로 인수위 없이 출범한 정부의 정책 밑바탕을 그렸고 일자리수석도 맡았다. 두 정부에서 일하며 느낀 차이점이 있나.
"노무현 대통령 땐 3김(김대중·김영삼·김종필)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정치적으로 보면 전환의 시대였다. 노 대통령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려 모든 영역에서 노력한 분이었다. 특히 권위주의 청산과 균형 발전이 핵심이었다. 반면 이번 문재인 정부는 성과를 내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는 점이 좀 다르다. 특히 경제 성과가 중요하다. 진보적인 정부가 경제를 잘 못한다는 편견이 있지만, 맡겨보니 경제도 잘 하더라는 걸 입증하고 싶었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 혁명에 의해 탄생됐다는 점도 다르다. 성과를 내면서 개혁 과제도 함께 해내야 한다는 책무가 있다. 그게 쉬운 게 아니더라."

- 총선이 끝난 후 민주당 지도부는 과거 2004년 과반을 차지했던 열린우리당 경험을 언급하며 반면교사를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152석을 받고도 이후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계속 지면서 당 지도부가 수 차례 바뀌었다. 5년 동안 당 대표 임기가 6개월씩 정도밖에 유지되지 않았다. 그 정도로 당의 리더십 위기가 심각했다. 다양한 목소리들이 정제되지 않은 채 분출됐고 당정청간 불협화음도 반복됐다. 국민들 지지도 떨어지고, 국정 운영 동력도 많이 떨어지면서 결국 노 대통령이 혼자서 돌파해 내야 하는 일들이 참 많았다. 이번에 당정청은 그때를 교훈 삼아 경제 위기 극복을 중심으로 일체감을 가져야 한다. 정제된 어젠다에 합의하고 공동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열린우리당의 오류를 반복할 수는 없다."

- 여권 일각에선 국가보안법 폐지나 검찰총장 거취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지금은 오로지 경제 위기 대응에 집중할 때다."

"세계 자본주의 자체 흔드는 위기... 기업 도산 막는 게 일자리 지키는 일"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관악(을) 선거구에서 당선된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관악(을) 선거구에서 당선된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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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민주당 지도부와 정부도 일제히 나서 경제 위기 대응을 화두로 던지고 있다. 위기의 구체적인 내용이 뭔가.
"코로나로 인해 세계 자본주의 자체에 큰 위기가 올 거라고 본다. 우선 세계적인 수요 위축이 일어날 것이고, 각자 도생으로 보호무역주의가 더 강화될 수 있다. 다들 적어도 2008년 금융 위기 이상의 세계적 경제 위기를 예상하는데,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겐 그 위기가 훨씬 더 증폭돼서 나타날 수 있다.

아직 그런 상황은 아니지만, 기업이 쓰러지거나 도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매출이 1/3로 떨어졌다는 기업들이 있는데 그러면 유동성의 위기가 오고 흑자 도산 가능성도 생긴다. 그건 막아야 한다. 이 상황을 정말로 위기로 느껴야 한다. 국민들이 민주당에 180석을 준 건 IMF 때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잘 관리하라는 뜻이다. 경제를 회복시키라는 명령이다. 민주당은 최우선으로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해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고, 이후엔 경제적 위기 대응에 모든 걸 걸어야 한다."

- 경제 위기의 구체적 해법은 뭔가.
"첫째, 현 시점에서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소상공인, 자영업자, 임시직, 일용직 노동자들을 지원해야 한다. 자영업자들은 임대료 낼 돈이 없고, 임금 근로자(노동자)는 일을 못하면 당장 생활이 어려워진다. 일차적으로 가장 중요한 건 빨리 이분들의 생활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다.

둘째는 한계 상황에 놓인 기업들이 쓰러지지 않도록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 다만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들에 대해 국가가 금융 지원 등을 할 땐 고용 유지를 전제로 해야 한다. 노사간 타협을 조건으로 걸어야 한다. 돈은 줬는데 직원을 자르면 안 되지 않나. 노사간 타협을 잘 해서 고용을 잘 유지하는 기업에겐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로는 이 경제 위기가 장기간 이어질 걸 대비해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장기적 그림을 같이 만들어가야 한다. 결국 제조업 경쟁력이 중요하다. 시스템반도체·미래차·바이오 등에 대해 정부가 추진하는 제조업 르네상스 정책을 좀 더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기재부 상상력이 더 필요... 좀 더 과감해야 한다"

-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을 보면 3월 취업자수가 전년 동월 대비 20만 명 가까이 감소했다. 전직 일자리수석으로서 일자리 문제 해법은?
"경제 위기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게 고용의 위축이다. 이미 통계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공공 일자리를 만드는 데엔 한계가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민간의 기존 일자리를 지켜내는 일이다. 그러려면 기업이 살아 있어야 한다. 현재 단계는 임시직과 일용직, 자영업 쪽 일자리가 줄어든 정도다. 대개 도소매업이나 음식, 숙박업, 교육 서비스업 등이다. 경기가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부문들이다. 정부의 빠른 지원책이 필요하다. 다만 이쪽은 코로나 문제가 잘 해결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소비가 숨통을 트면서 자연스럽게 풀려나갈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더 걱정스러운 건 기업들이 하나 둘 쓰러지면서 상용직 일자리가 줄어드는 경우다. 그러면 정말 위험해진다. 정부가 유동성 위기에 있는 기업들을 발 빠르게 조사해야 하는 이유다. 기업이 있어야 일자리도 있다. 상용직 고용을 유지시키지 못하면 실업이 늘고, 실업자를 위한 실업 급여나 고용 지원금 등 재정적 부담이 커진다. 기업이 망하지 않는 게 장기적으로 보면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이다. 획기적인 고용 정책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기업을 살리는 게 핵심적인 고용 정책이다.

또 대형 SOC사업(도로·항만·공항·철도, 전기·통신, 상하수도, 댐, 공업단지 등 사회간접자본 사업)들이나 기업들의 대형 프로젝트들이 계획보다 빠르게 시작될 수 있도록 정부가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IMF 때처럼 단기적인 공공근로(IMF 이후 대량으로 발생한 저소득 실업자들에게 정부·지방자치단체 등이 공공 분야 일자리를 한시적으로 제공하는 것) 같은 정책도 고민해볼 때라고 본다. 그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 그런 면에서 지금까지 기재부의 대처는 어떻게 평가하나.
"통상적으로 경제가 어려울수록 금융기관이 돈을 더 쉽게, 더 많이 대출해주길 기업과 정부는 바라지만, 보통 금융기관들은 반대로 기업을 더 쪼는 쪽으로 간다. 과거에도 그랬다. 하지만 기업을 살리는 것이 결국 일자리를 살리고 장기적으로는 더 사회 비용을 줄이는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아무래도 관료들은 안정성과 합리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 면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비상시기다. 비상시기란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란 것 아닌가. 그러면 기존 사고에서 좀 벗어나야 한다. 상상력이 더 필요하다. 좀 더 과감해야 한다. 사람들이 보기엔 좀 답답하고 보수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물론 기재부의 그런 역할도 이해한다. 그러면서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니까."

-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소득하위 70%로 하냐, 100%로 하냐를 두고도 논쟁이 있다. 기재부는 70%를 고수하고 있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금액을 주자는 의견도 타당하다. 실제 소득이 낮은 쪽일수록 소득이 곧바로 소비로 연결되는 경향이 있고 경제적 효과도 더 높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기재부의 70%안이 적절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더 중요한 건 신속성이다. 신속성의 판단 기준은 어느 선에서 국민적 합의가 빠르냐는 것이다. 이미 정치권에선 여야가 선거를 치르며 100% 지급을 사실상 합의했다. 빨리 집행해야 효과도 나온다. 재정적으로 부담이 있다 해도 경제 효과를 생각하면 타이밍을 놓쳐선 안 된다."

"중소기업에 가도 행복할 수 있다는 희망 줘야... '임금격차해소 특별법' 만들 것"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관악(을) 선거구에서 당선된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21일 오전 서울 관악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국민들이 민주당에 180석을 준 건 지금의 코로나 국난이 IMF때와 같은 경제 위기로까지 이어지는 걸 차단하라는 뜻이다”고 강조했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관악(을) 선거구에서 당선된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21일 오전 서울 관악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국민들이 민주당에 180석을 준 건 지금의 코로나 국난이 IMF때와 같은 경제 위기로까지 이어지는 걸 차단하라는 뜻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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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활동의 중점은 어디에 둘 계획인가.
"개인적으로 임금 격차 해소에 관심이 많다. 일자리수석을 하면서 느낀 게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임금 격차, 남여 임금 격차, 산업별 임금 격차가 우리 사회를 왜곡시키는 상당히 큰 요인이라는 거였다. 임금 격차가 벌어지니 학생들은 대기업에 가거나 공무원이 되기 위해 온 젊음을 다 바친다. 중소기업에 가도 행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사회가 주지 못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봐도 고용의 측면에서도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점점 더 떨어지고 사회적 격차만 심화된다. 이대로는 지속적인 성장도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집중해서 연구하고 싶다."

- 1호 법안 계획은 있나.
"첫 번째로 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임금 격차를 줄이는 데 필요한 법안을 생각하고 있다. 임금 격차 해소에 대한 특별법 또는 기본법이다. 임금 격차를 줄인다고 지불 능력이 없는 중소 기업의 임금을 무작정 올릴 순 없겠지만,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시기다. 예컨대 노사민정의 사회적 대타협 등을 제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겠다. 금융노조의 경우 연대기금을 만들어 자신들 임금을 갹출해 어려운 사업장에 지원하는 노력이 있다. 그렇게 할 경우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는 등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방안들을 찾고 있다. 보통 이런 얘길 하면 국회 상임위로 환경노동위원회를 많이 얘기하지만, 제도가 작동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당에도 상임위로 기획재정위원회를 신청했다."

태그:#정태호, #관악을, #4.15총선, #일자리,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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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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