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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총선청년정책네트워크’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사회적 단절과 고립, 무너진 신뢰를 넘어 정치의 역할을 요구한다”기자회견을 진행했다.
 ‘2020 총선청년정책네트워크’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사회적 단절과 고립, 무너진 신뢰를 넘어 정치의 역할을 요구한다”기자회견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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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개 청년단체로 구성된 '2020 총선청년정책네트워크'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00명이 서명한 '청년 유권자 선언'을 발표하고 시국을 비판하는 플래시몹을 진행했다.

청년광장 이정은 정책국장은 여는 발언을 통해 "우리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를 지킬 방법을 정책으로 이야기하는 게 정치인데, 불안한 일상 어디에도 정치의 자리는 없다"며 현 정치의 문제를 진단하고 비판했다.

청년정책네트워크 엄창환 대표는 위성정당 논란으로 얼룩진 정국을 비판하며, "정치가 최소한의 염치라도 남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야 청년들도 여러 정당과 다음을 함께 논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부적격 공천' 'N번방 외면' '위성정당 꼼수' '외국인 차별조장' 등 한국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검은 그림자와 이에 맞선 유권자의 모습을 표현하는 플래시몹을 통해 현재의 총선 정국을 비판했다.
 
 ‘2020 총선청년정책네트워크’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사회적 단절과 고립, 무너진 신뢰를 넘어 정치의 역할을 요구한다”기자회견을 진행했다.
 ‘2020 총선청년정책네트워크’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사회적 단절과 고립, 무너진 신뢰를 넘어 정치의 역할을 요구한다”기자회견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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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명의 청년이 서명한 '청년 유권자 선언'에는 국민들이 겪는 일상의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는 정치에 대한 비판이 담겼다.

선언자들은 정치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단절과 고립을 해결하고, 텔레그램 N번방 사건으로 드러난 우리 사회의 견고한 성착취 구조를 뿌리뽑는 데 제 역할을 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위성정당을 거부하며, 차별과 불평등에 맞설 후보와 정당에 투표할 것을 결의했다.

지난 6일, '2020 총선청년네트워크'의 청년선언문과 총선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 행사를 준비하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한 활동가 엄창환(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 조희원(청년참여연대 사무국장)씨를 만났다. 두 사람에게 청년들이 지금의 정치를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고 있는지 물었다. 

"우리는 늘 문제라고 말했어요, 정치가 외면했죠" 

- 어떤 문제의식으로 청년유권자선언을 준비하게 됐나요?
조희원(아래 조): "새삼스러운 건 아니에요. 이전부터 청년문제를 일관되게 얘기해왔는데, 여전히 못 알아듣는 사람들이 많고요. 텔레그램 N번방 사건 같은 경우도 기존에 없던 일이 아니라 언제나 있던 일이에요. 우리는 늘 문제라고 얘기했지만 정치가 외면해 왔죠. 정치는 책임을 통감하고, 문제를 방치하고 있던 상황에 대해 반성해야 해요. 사건에 분노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고요."

엄창환(이하 엄): "청년이 겪는 사회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미래 불안 요소가 핵심입니다. 다시 말해, 청년문제는 모든 사회문제가 집대성되어 있는 문제이고, 다음 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와 관련된 문제들이죠. 기성세대가 기성의 관점으로 진단하고 응답하는 건 답이 되지 못합니다. 주체의 전환이 필요해요. 다른 시간을 살아온 세대가 문제를 재진단하고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 이번 총선에서 특히 중점적으로 지적하고자 한 사항은 뭡니까?
조: "2015년경부터 '헬조선' 담론이 뜨면서 청년들이 살기 힘들다는 게 이슈로 부각되었어요. 그때는 청년문제가 세대문제라고 생각했고, 청년들의 사회경제적 문제에 집중해서 정책을 내놓았어요. 하지만 지금 청년문제는 세대문제가 아니라 시대문제예요. 우리 시대의 집약된 문제들이 청년세대에게 나타나고 있는 거고요. 기존에 갖고 있던 상식을 완전히 해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경제적 불평등뿐 아니라 젠더문제, 다양성, 환경문제로 이슈를 확장하게 된 계기입니다."

엄: "맞아요. 최근 '텔레그램 N번방' 등 젠더 문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모 후보가 '돼지발정제' 운운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죠.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사람들 가치관도 변합니다. 그런 가치관의 변화에 조응하는 정책이 필요해요.

청년기본법 운동을 할 때 슬로건이 "청년에겐 기회를, 부모에겐 자유를, 국가에는 책임을"이었어요. 국가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부모의 영향력이 최대로 발휘되는 사회가 돼 버렸어요. 이런 상황에서 취약계층은 매우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지요. 청년정책은 단순한 일자리정책이 아니라 종합적인 국가대책으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총선을 앞두고 정당마다 '청년정치'를 하겠다고 했는데, 공천 비율을 보니 20~30대는 6%도 안됐어요.
엄: "'청년정치' 한다고 맨날 난리를 떨었지요. (웃음) 청년 이슈의 비중은 역대 최강으로 높아졌지만, 청년 당선자는 19대 국회에서 20대 국회로 가면서 오히려 줄었고요. 21대는 지켜봐야겠지만 20대 국회에 비해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아요. 이슈가 커지는 것과는 반대죠. 청년을 정치의 주체로 세우기 위한 전략이나 자원 분배 방식은 보이지 않아요. 정당의 포장재로 쓰고 있는 것 같아요. 민간에서 끌어올린 청년 의제를 점점 더 크게 갖다 쓰고 있을 뿐, 문제해결에는 관심이 없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 "저는 이번 총선이 청년 얘기가 가장 안 나온 선거라고 보는데요. 청년뿐만 아니라 수많은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사라져 버린 총선이어서 이번 국회에 큰 기대감이 안 들어요."
 
 왼쪽부터 조희원, 엄창환, 김한샘(재단법인 와글 매니저)
 왼쪽부터 조희원, 엄창환, 김한샘(재단법인 와글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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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유권자 선언'에서 위성정당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는데요.
엄: "개인적으로 저는 비례정당 논의가 나왔을 때부터 미래한국당과 정치개혁연합이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는 입장이었어요. 위성정당과 비례전용정당을 갈라서 구분하기가 애매하다고 봤죠. 원칙적으로, 둘 다 반대하든가, 찬성하든가,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생각해봐도, 처음부터 과정과 경로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요."

조: "저는 이런 행태 자체가 정치개혁에 반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더 많은 소수정당이 들어가야 더 많은 의제가 제도 안으로 들어가는 건데. 사실 그런 정치 개혁을 하려고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만든 건데, 그 안에서 '저 당을 끌어내리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라고 하는 게 말이 안 되죠."

- 위성정당에 대한 입장이 세대별로 온도 차가 있는 것 같은데요.
엄: "386세대는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 독재정권에 대한 분노 때문에 검찰개혁과 정권 수호를 더 중요한 이슈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조: "그분들은 정치개혁 그 자체보다 '정권이 안 바뀌도록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검찰개혁을 왜 해야 하냐'고 물으면 '이 정권 지켜내야 하니까'라는 논리예요. 왜 개혁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논의에서 실종된 것 같아요."

- 하지만 청년들의 그런 인식이 '절박한 현실에 비해 관념적이고 순진하다'라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조: "우리에겐 불평등이 문제입니다. 윗세대는 그걸 따지는 건 소모적인 논쟁이고 일단 정권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하죠."

엄: "조국 문제로 청년세대가 느끼는 박탈감을 얘기하면 '공수처 반대하는 나쁜 놈' 취급을 해요.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죠. (웃음) 불평등문제, '부모세대의 학력과 자산이 자식세대에 미치는 영향'을 건드리는 게 핵심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요. 저는 공정이라는 표현을 안 쓰려고 합니다. 공정을 얘기하면 룰을 공정하게 지키냐의 문제로 빠지게 되더라고요. 룰 자체가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지 않는 상태에서 룰을 지키는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봅니다."

"'청년의 우경화'? 꼭 화염병을 던져야 하나요"

- '청년들이 우경화되었다'라는 우려나 비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조: "제도를 뒤집어야 한다는 게 기성세대 논리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제도 안에서 바꾸려고 하는 거죠. 왜 전복하려고 하지 않느냐고 하시는데…"

엄: "그럼 뭘 해야 해? 꼭 화염병을 집어 던져야 하나? (웃음)"

조: "그러게요. 저희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이뤄지고 난 이후에 태어난 세대예요. 절차적 민주주의조차 확립되지 못했을 때 민주화 투쟁을 한 분들에겐 '갈아엎는' 방식이 유일했을지 모르지만, 저희는 절차적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결핍은 없는 세대죠. 자기들이 만든 세상의 계단에 앉혀놓고 불만을 토로하면 '너네는 왜 이렇게 우경화되었냐?' 이런 식으로 비난해요. 진보를 자처하는 기성세대는 체제를 전복해야 한다는 논리로 말하는데, 이미 체제는 공고화되어 있고 이걸 전복하기는 너무 어렵다고 생각해요. 좀 더 치밀하고 다각화된 방식으로 변화를 도모하는 게 청년 활동에선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엄: "행정과의 유착도 윗세대가 더 많이 하잖아요. 무슨 위원회니 자문이니 해서 다 하고 있으면서, 오히려 우리는 거기서도 배제되어 있죠."

조: "얽혀있는 뿌리가 없어서 우리가 더 자유로운지도 몰라요. 그분들은 우리더러 뿌리가 없다고 '쟤네는 어느 쪽이야?' 하시지만… (웃음)"

- 총선청년네트워크에서 내놓은 '9대 정책 요구안'에 보면, '세습 불평등, 소득 격차의 구조를 해체하는 불평등세를 도입하라'는 요구가 있어요. 너무 급진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을 수 있는데, 실효성이 있을까요?
엄: "'불평등세'는 보유세나 소득세 등 세율을 높이자는 것인데요. 청년수당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도 당시에는 아무도 안 된다고 했어요. 기본소득도 처음에 얘기했을 때는 마찬가지 반응이었고요. 하지만 지금 코로나19 사태로 재난기본소득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아무도 놀라지 않잖아요? 그리고 기본소득을 하려면 증세를 하는 게 당연하고요. 지금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표심만 관리하고 있으니 우리라도 이야기를 시작하자고 생각했어요. 관점에 따라 급진적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이후에 사회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30~40년 전과 지금 청년들의 요구는 달라요"

- 각 정당 및 후보자와 정책협약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할 계획이죠?
엄: "정당에 질의서를 보냈고, 후보자들한테는 공개적으로 정책협약을 하자고 할 거예요. 9대 정책 요구안에 의제별로 세부정책들이 있어요. 총 60% 이상 수용하는 사람, 부동의가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책협약에 대한 욕구가 있으면 진행할 거고요.

정책협약과는 별도 사업으로 정당별로 청년 후보 한명씩 인터뷰를 진행하려고 해요. 질문이 크게는 3가지로 짜여 있는데, 9대 요구안 중에 수용할 수 있는 걸 3가지 정도 얘기하는 거, 그 외에 자기가 공약으로 낸 것 중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용을 공통질문으로 하고요. 마지막으로는 정당별로 후보자들이 난감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걸로 적고요. 지금 담당자가 컨택을 하고 있어요."

조: "사실 총선 한번으로 끝날 일이 아니고 정당은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책임이 있습니다. 정치의 역할을 요구하는 거죠."

- 정치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조: "30~40년 전이랑 지금을 사는 청년들의 요구가 달라요. 저희의 요구는 '안전하게 이 시대를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거예요. 안정된 생활을 요구하고 있어요. 일터에서 안전하게 일하고, 내가 안정적으로 누울 수 있는 주거공간을 마련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거죠. 저는 이런 생활의 요구를 정책 언어로 바꾸는 게 정치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엄: "청년은 단일한 주체가 아닙니다. 저희도 다양한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어떻게 참여플랫폼을 만들 것인가가 고민이죠. 다양한 청년들 모두가 주체니까요. 마찬가지로, 정치인은 대변자여야 하는데, 그들 자신이 주체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인 것 같아요. 정치의 역할은 사람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100명 중의 한 명 소수자라도 그 사람의 요구를 대변하는 게 정치인의 역할인데... 국회의원소환제를 비롯해서 개혁이 필요해요. 상설적인 국회의원 소환제가 있으면 좋겠어요."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김한샘씨는 재단법인 와글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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