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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서울 종로구 에이스아메리칸화재해상보험(에이스손보) 한국지점 앞에서 열린 '구로 콜센터 원청 에이스손보 책임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7일 서울 종로구 에이스아메리칸화재해상보험(에이스손보) 한국지점 앞에서 열린 "구로 콜센터 원청 에이스손보 책임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 조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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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 콜센터 집단감염 이후에도 여전히 현장은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아프면 업무를 중단하고 병원에 갈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그림의 떡입니다."

7일 서울 종로구 에이스아메리칸화재해상보험(에이스손보) 한국지점 앞에서 열린 '구로 콜센터 원청 에이스손보 책임 촉구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이다. 이날 신희철 희망연대노조 조직국장은 "우리는 진짜 사장인 원청이 콜센터 상담사들의 안전과 생존권을 책임져야 함을 이야기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달 10일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 있는 에이스손보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에도 원청인 보험사가 이와 관련해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이다. 

근무지도 원청이 정했다

그는 "회사가 응대율, 서비스 레벨에 목숨 걸고 근로기준법상 연차휴가도, 휴게시간도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일이 이어지는 이유는 원청 때문"이라며 "원청은 하청을 쪼아대고 업체를 갈아치운다, 노동자는 개선을 요청할 수도 없다, 콜 공장의 기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신 조직국장은 "노조가 코로나19 대책에 대해 교섭을 요구해도 원청은 하청업체가 콜센터를 운영하니 본인들의 소관이 아니라고 무시할 뿐"이라며 "닭장 같은 노동환경을 개선하려면 원청이 공간을 개선하고, 한시적으로라도 실적평가를 완화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련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은 콜센터 원청과 하청 사이의 계약서 일부를 공개하면서 감염예방대책의 실질적인 주체는 원청업체라고 강조했다. 

해당 자료를 보면 A업체의 경우 원청이 상담원 운용을 위한 사무공간 및 휴게시설, 상담원 숙소 및 교육장, 전화기, 헤드셋 등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B업체 계약서에는 도급업무 수행 장소와 이와 관련한 관리 유지비는 발주처가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감염병예방법 위반 의혹도

이와 함께 노조는 에이스손보가 산업안전보건법 등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집단감염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달 6일 한 노동자가 코로나19 증상이 있다는 점을 알렸으나 회사가 조기퇴근 조치를 하지 않으면서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코로나19 자가격리 직원들의 14일 동안의 휴일 가운데 10일은 개인연차를 사용하도록 강요하면서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노조는 구로 콜센터 폐쇄 이후 중구 콜센터에도 구로 콜센터 쪽 관리자가 다녀간 것을 안 노동자들이 사업장 폐쇄를 요구했으나 사용자가 무시하면서 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최근 에이스손보가 콜센터 업체를 대상으로 감사에 나선 것이 콜센터 노동자 해고를 위한 움직임일 수 있다는 의혹도 내놨다.

정광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여성위원장은 "에이스손보는 지난주 하청 콜센터 업체의 전산감사를 실시했는데, 노동자를 해고하려는 기획형 감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고 했다. 

누구를 위한 분산근무인가

그는 "노동자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도 억울한데, 감염병을 확산하는 사람이라는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고용불안에 대한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삼중재난 상황에 처해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 콜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는 코로나19 이후 분산근무로 인해 더 큰 위험에 처하게 됐다고 호소했다. 김현주 공공운수노조 국민은행콜센터지회장은 "원청이 분산근무 명목으로 새 근무지에 200명을 채워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당초 걸어서 출근이 가능했던 직원의 경우 왕복 3시간 출근으로 코로나19에 노출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원청에 기존 센터에 복귀시켜달라고 계속해서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원래 일하던 곳은 2m 간격으로 텅텅 비워져있고, 새 근무지에서는 훨씬 가까운 간격으로 직원들이 모여 일하는 상황"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콜센터 노동자의 경우 희망자에 한해 새 근무지로 배치했다"며 "원청 노동자들도 일부 분산근무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벌 대기업, 파렴치한 쉬운 해고 요구"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쉬운 해고를 요구하는 이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특수고용노동자, 자영업자 등 한국의 취약계층이 코로나19로 인해 일자리를 잃거나 무급휴직 상황에 놓여있다"며 "그런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은 쉬운 해고를 더 쉽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재벌 대기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죽어가는 기회를 이용해 파렴치한 요구를 하는 것"이라며 "세계 그 어떤 곳도 한 적 없는 요구를 경총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감염병에 노출시키고 책임지지 않는 원청에 대해 강력한 처벌로 바로 잡아야 한다"며 "이는 감염병을 막는 가장 기본적인 대책"이라고 김 수석부위원장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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