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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섹슈얼리티를 이야기하는 것을 가로막는 장벽과 이에 대한 21대 국회의 과제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최유경과 신민주.
 청소년 섹슈얼리티를 이야기하는 것을 가로막는 장벽과 이에 대한 21대 국회의 과제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최유경과 신민주.
ⓒ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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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걸 없다고 한들 그게 없어지냐?"라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보호주의로 가려진 청소년 섹슈얼리티를 거부하는 청소년 활동가와 총선 출마 정치인이 만났다.

'미성숙한' 청소년을 성으로부터 분리해 '보호'하는 것을 넘어 청소년을 성적 주체로 인정해 권리를 기반으로 한 진정한 보호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21대 국회의 과제로 담고자 한다.

지난 3월 5일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공동대표 최유경(아래 유경)과 기본소득당 신민주 서울 은평구을 후보(아래 민주)가 만났다. 지난 겨울, 포르노적 문법을 기반으로 한 섹슈얼리티를 여성청소년의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시도했던 <콘돔전시회>에 다녀온 최 활동가와 신 후보는 "청소년의 섹스가 어떻게 폭력과 맞닿아 있는지 고민할 수 있었고 여성의 몸을 재현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했던" 콘돔전시회에 대한 소감을 나누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무엇이 그들의 섹슈얼리티를 '숨겨야 할 것'으로 만드는지를 고민한 둘의 대화는 현행 성교육에 대한 비판과 청소년을 무성적인 존재로 여기며 그들의 성적 욕망을 소거하려고 할 때 왜곡되는 n번방에 대한 시선 논의로 이어졌다.
 


페미니즘 시각을 기반으로 한 여성주의 성교육

민주는 먼저 성교육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안 돼요, 그만 해요, 하지 마세요'를 복창하는 성폭력 예방 교육에 초점이 맞춰진 교육을 떠올리며 운을 뗐다. 유경 역시 스쿨미투 운동의 요구안 중 하나였던 '예비 교원에 대한 페미니즘 교육'이 성폭력 예방 교육으로 축소 시행되고 있는 현실을 설명하며 비판적 논의를 이어갔다. "성교육이 단지 성적인 폭력을 휘두르지 않는 것에 그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청소년을 무성적인 존재로 여기는 문화에 대한 논의도 오랜 시간 이어졌다. 우리 사회의 문화 속에서는 "청소년의 성이 없는 것처럼 이야기되지만 사실 존재한다"라고 주장하는 민주와 "청소년의 섹스는 분명히 있는데 없다고 하고, 그것들을 계속 외면만 하면서 버텨 나가는 방식"으로 성교육이 이뤄지고 있음을 비판하는 유경은 이런 시각이 낳는 문제 또한 논의했다.

청소년을 성과 분리하고자 하는 문화에 의해 청소년은 섹스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 야동, 근거 없는 정보들, 성인 남성들이 과시하듯 떠벌리는 성공담"을 통해 접하게 된다는 것이다. 유경은 특히 숨어서 섹스할 수밖에 없게 되는 청소년들이 처한 위험을 언급했다. "청소년들의 섹스를 외면하는 동안 사각지대 안의 청소년은 어떻게 하지?" 유경의 질문은 잘못된 성교육이 얼마나 청소년들을 위험한 상황에 몰아넣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렇다면 이들이 제안하는 성교육은 어떤 방식의 성교육일까? 유경은 '여자는 무드에 약하고 남자는 누드에 약하다'와 같은 시대착오적인 문장이 다수 포함돼 있는 2015년 개정된 성교육 표준안을 비판하며 "페미니즘 시각을 기반으로 하는 여성주의적 성교육"을 제안했다.

이런 여성 혐오적인 시각에 기반을 둔 문장은 "무드만 만들면 성관계가 무조건 잘 이뤄지는 줄 아는" 문화를 만들어내고 이 문화는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성관계들을 생산해내는 방식의 교육"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불어 유경은 섹슈얼리티가 곧 섹스는 아님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민주가 그리는 "페미니즘 관점으로 된 성교육"의 의미와 맞닿아 있다. 민주는 "자기의 경험이 폭력적인지 폭력적이지 않은지 구분하기 어려운 세상에서 내가 어떤 것을 선택할 수 있고, 어떤 것을 선택했을 때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한편으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점점 늘어나는 식의 성교육"을 제안하며 동시에 여러 가지 사회적 제약이 없어지는 게 동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본인의 역할을 밝혔다.
 
n번방 사건을 통해 본 청소년의 섹슈얼리티

n번방 사건에 대한 일반적인 반응은 다음과 같다: '중학생 남짓한 나이로 보이는 어린 여자애들에게 어떻게 저런 끔찍한 짓을 할 수 있느냐.' '내 딸이 저런 짓을 당했다고 생각하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그러나 이러한 발언은 이 사건의 심각성을 청소년 피해자들에 대한 잔인한 행위라는 맥락 속에서 찾고자 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런 사회의 흐름에 대해 유경과 민주는 청소년이 피해자로만 드러나는 것이 어떤 함의를 가질지 고민하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청소년들에게는 경제권이 없기 때문에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현실에 처해있고 이는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하는 점"이라는 관점에 매우 동의하지만 "청소년을 피해자의 위치로만 바라본다면 구조적인 문제로 다루는 시각을 가로막을 우려가 존재한다"라고 민주가 먼저 비판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는 스쿨미투 운동에서 비판하고자 하는 관점에도 맞닿아 있다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어떻게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하고, 저런 어린, 학생들에게 파렴치한 짓을"이라고 말한다면 학생과 교사의 위계를 질문하는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소수의 예외적인 "나쁜 악마적인 선생님과 불쌍한 청소년"만이 남는다는 것이다.

유경은 이어서 n번방을 운영했던 가해자 중에는 고등학생도 다수 존재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청소년이 전혀 성적인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관점에 비청소년의 경악의 지점이 연결되어 있음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경은 '일탈계정'을 운영하는 사람 중 높은 비율이 청소년인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하며 이는 "청소년이 가지고 있는 욕망들이 있는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청소년은 섹스 자체를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회적 시선에서 기반을 두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이미 존재하는 성적 욕망과 호기심의 존재를 부정하고 만약 드러낸다면 '까진 애'로 치부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사회는 허락하지 않지만 나는 이미 개인으로서 가지고 있는 것들을 인터넷의 익명성을 빌려 드러내는 과정 중에서 많은 범죄가 일어난다"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유경은 청소년의 성에 대한 이런 억압은 여성이 경험하는 억압의 구조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제시했다. 민주도 여성들이 성적 욕망을 이야기할 때 드러나는 시선에 공감하며 음란물 규정, 불법 촬영과 성매매, 성착취에 대한 근본적인 법안도 필요하지만 더불어 n번방 사건을 통해 "청소년의 성적 욕망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서 청소년의 성적 담론이 양지의 문화로 나와 건강한 방식으로 사회 안에서 인정돼야 할 필요성"을 다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렇다면 21대 국회의 과제는?
 
인터뷰를 마무리하고 기념 사진을 찍는 <안녕, 국회> 팀원들과 신민주 후보.
 인터뷰를 마무리하고 기념 사진을 찍는 <안녕, 국회> 팀원들과 신민주 후보.
ⓒ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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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주의로 인해 통제되는 청소년도, 성폭력의 통념으로 소비되는 청소년도 아닌, 새로운 청소년의 섹슈얼리티를 실현하기 위해 21대 국회가 타파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쾌락통제법'과 '보호주의'를 꼽은 유경: "저는 청소년들을 통제하는 방식이 아닌 그들의 권리와 의사를 존중하는 방식의 보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금의 섹슈얼리티 담론에서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방식은? 너희 안 돼. 왜냐면 어리고 미성숙하니까. '음란함과 이런 시선 중에서 무엇이 유해한가?'라고 했을 때 우리가 어떤 대답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쾌락통제법'과 같은 법들이 국회 안에 있고, 이것들이 청소년에게 청소년이 돌기형 콘돔을 살 때 신분증 검사해야 하는 문화를 만들잖아요. 콘돔과 청소년을 떨어트려 놓고 보는 문화. 그럼 청소년들에겐 피임할 권리조차 없나? 하지만 계속 말했다시피 청소년은 이미 섹스하고 있는데, 그들이 안전하게 섹스할 권리까지 박탈하는 것 같아요.
 
'음란함의 기준'과 '보호의 대상을 규정하는 잣대'를 제시한 민주: "사실 음란물 규정이라고 하는 것은 페미니즘적 관점으로 규정된 것도 아니고, 피해자의 관점을 중시한 것도 아니고 그냥 사회 통념상 이것이 음란하다는 국가가 정해 놓은 가부장적 관념 하에서 이것이 음란한지 아닌지를 판별해서 처벌하는 규정이에요. 그리고 그 이유가 아동·청소년에게 해롭기 때문에 라는 말이에요. 근데 사실 음란함이라는 규정은 다를 수 있거든요.

또 가출한 청소년이 조건만남을 한 후에 결국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의 경험을 피해로써 설명할 때만 보호의 잣대에 기준이 되더라고요. 사실은 우리가 디지털 성폭력 문제에서 나아가서 고민해야 하는 것은 동의와 거부의 문제를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의 문제 같거든요. 항상 피해자가 되었을 때만 보호할 수 있는 문화가 진짜 받아야 할 보호를 받을 수 없게 하고, 이런 문화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적인 문제'를 넘어 '정치적인 문제'로

[안녕, 국회: 세상을 바꾼 우리들, 국회를 바꿀 사람들] 프로젝트의 총 기획자이기도 했던 유경은 섹슈얼리티 주제를 기획하는 것이 어려웠던 이유가 '사적인 문제'로 치부되는 섹슈얼리티의 문제를 어떻게 국회 안의 문제로 가져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섹슈얼리티를 침묵시키는 결과를 낳는 이런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유경은 청소년들에게 섹스가 "멀고 어둡고 음습한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아주 가까이 있고 우리의 생활 안에 있는 것"이라고 느껴지게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본인의 과제가 "섹스에 대해 재밌고 유쾌하고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는 자리들을 더욱더 많이 만들어가는 것"이라면 국회의 과제는 "당사자들이 진짜 원하는 보호에 귀 기울이는" 비청소년과 정치인들의 태도와 청소년들의 일상을 직접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정치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유경은 강조하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한편 정치인 민주는 결국 섹슈얼리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소년이 "자신을 표현하는 존재로서 이 사회에 드러날 수 있도록 청소년의 법적 권리를 확장"하고 권리에 관해서 얘기가 많이 나오는 시기로 청소년기를 재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나아가 민주는 정치권 내부에서 청소년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말할 수 없는 분위기를 지적하며, 그 이유는 "항상 더 중요한 문제가 있고 덜 중요한 문제가 있기 때문"이고 이때 덜 중요한 문제는 여성과 청소년과 소수자의 문제임을 꼬집는다. 그렇기에 민주는 "우리의 정치에는 이제는 '나중에'가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을 끊임없이 주장하는 것이 나의 과제"라고 강조하며 이야기를 마쳤다.

수많은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내고 있지만, 섹슈얼리티의 문제는 이제껏 '정치적인 문제'로 이야기되기 어렵다고 느껴졌다. 이제는 덮어두지 말고 모두가 섹슈얼리티를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론장을 만들자는 이들이 이끌어갈 변화가 기대된다. 청소년을 성적 욕망을 가진 주체로 인정하고 그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통제가 아닌 권리에 기반을 둔 보호를 마련하는 21대 국회를 그려본다.

[이전 기사]
"너무 신기해요, 이제 '만18세 선거권' 외치지 않는 게" http://omn.kr/1n3t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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