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12일 오후 서울 구로역에서 한국철도공사 소속 환경미화원들이 코로나19 예방 조치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12일 오후 서울 구로역에서 한국철도공사 소속 환경미화원들이 코로나19 예방 조치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코로나19는 일상이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간밤에 불어나 있는 확진자 수와 동선을 확인한다. 재택근무를 하거나 자차를 이용해 출근을 한다. 불가피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잡이 등을 최대한 잡지 않는다.

악수는 목례로 대신한다. 건물 입구마다 손소독제가 배치되어 있다. 동료와 최대한 떨어져 생활하고 식사 때는 칸막이로 자리를 구분한다. 퇴근하고 운동이라도 하고 싶지만 헬스장도 문을 열지 않는다. 주말이라고 해도 재택근무를 하는 평일과 다름이 없으니 무료하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서로가 서로를 걱정하기도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거나 질타하기도 한다. 분명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 더 많지만 그것이 불러온 마음의 병은 더 큰 전염성을 가지고 우리의 생활을 물들이고 있다.

생활은 언제나 균형이다. 적당한 스트레스와 적당한 휴식, 혼자 보내는 시간과 함께 보내는 시간, 익숙한 것과 새로운 것. 그것들의 조화가 있을 때 우리의 일상은 기분 좋은 긴장감과 안정감으로 충만해진다. 지금 우리가 느끼는 불안감이나 무기력함 역시 우리 생활을 지탱해오던 수많은 요소들의 불균형에서 왔다. 지금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이 부귀영화가 아닌 평범한 일상이듯이 말이다.

요즘 SNS에 여행 인증 사진을 올렸다가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는 경우가 더러 있다. 잠깐 바람이나 쐬고 싶었다는 변명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가 아니냐는 반박도 모두 이해가 간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우리의 마음도 조금씩 지치고 또 굳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마스크가 비말의 전파 뿐 아니라 표정, 의도, 생각 그리고 감정의 교류까지 막아내고 있다는 느낌이다.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를 나누고 손을 마주잡던 때에 비하면 모두 조금씩은 마음을 걸어 잠근 것 같다. 불필요한 신경전과 감정 소모가 반복되는 것도 이런 이유이지 않을까.

코로나19는 이미 장기전에 돌입했다. 이 지긋지긋한 전염병의 공포는 이미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끝은 아무도 알 수 없다. 단지 나 스스로를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몸의 전염을 예방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마음의 병을 얻지 않는 것이다.

비록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를 두고 있지만 우리 모두 힘을 모으고 있다는 믿음과 반드시 이 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당장은 무기력하고 불안하겠지만 작은 생활 수칙들을 지키며 극복할 수 있다는 기대를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마음의 방이 한 칸 씩은 더 줄어들었겠지만 그래도 서로 멀리서나마 온기를 나누고 안부를 물으며 우리가 '함께'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코로나19는 개인의 싸움이 아니다. 전국민, 전인류의 과제이다. 공동체의 가치가 퇴색된 현대 사회이지만 이때만큼은 모든 경계를 지우고 인간이라는 교집합 하나를 붙들고 힘을 모아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우리는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